[kr-travel] 라오스에서 백다이빙한 이야기

최근 바쁜 일이 좀 몰려서,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1일1포스팅을 하시는 분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오늘은 가볍게 여행갔던 이야기를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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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여행차 두달 가량 머문 적이 있다. 2014년 가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주변 나라들을 돌아보려 라오스로 건너가게 되었다.
라오스 방비엥에 가면 그 유명한 블루라군이라는 곳이 있다.

사진의 가운데 윗쪽을 보면 굵은 나무에서 뻗어나온, 아주 굵은 가지가 있는데, 올라가서 보면 높이가 꽤 높다. 주로 외국인들이 다이빙 하고 있었고, 심지어는 외국인 여자들이 가끔 다이빙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높이가 좀 있다보니 다들 무리한 공중제비 같은건 하지 않더라.

당시 TV 방송 때문인지 그곳에 한국인들이 꽤 많이 보였었는데, 내가 인지하게 된 것 한 가지는 한국인들 아무도 저기에 올라가서 다이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국인 남자가 올라가길레 반가운 마음이들었는데, 이내 고소공포증으로 다시 내려오더라. 그 부분에서 내가 속이 상했던 것 같다. 한국인 저력을 한번 뽐내줘야 하건만, 본인도 창피한지 얼굴이 붉어져서는..

군대 다녀온 이후로는 민방위 4년차였던 당시에 이르기까지 가급적 튀는 행동을 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저 20대 청년의 행동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저곳에 올라가고 있었다. 아래에서는 별로 안높아 보이고, 떨어지는 것도 금방 떨어지니 별거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이건 차원이 달랐다.

괜히 올라왔다는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나 이미 수 많은 눈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도저히 뛰어 내릴 엄두가 나질 않았으나.. 없던 용기를 쥐어 짜내어서 그냥 뛰어내리기로 했다. 뭐 죽기보다 더하겠는가.

이왕 죽을지도 모르는것, 멋있게 죽는게 낫겠다 싶어 뒤로 한바퀴 공중제비를 돌며 뛰어내렸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다 돌기도 전에 아래로 빠르게 떨어졌는데.. 한바퀴 회전 후 반바퀴를 더 돌아야 되는 그 순간, 물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가슴팍이 물과 부딪히면서 "뻐-억" 소리를 내고는 나는 그렇게 물 속으로 들어갔다.

깊이, 그리고 오랫동안 물 속으로 내려갔다.
물밖에서는 1초 쯤 걸렸겠지만, 나에겐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익사할 것 같았다.

그렇게 외로운 싸움을 끝내고 물 밖으로 나오고 나니,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갈비뼈가 부러진 듯 가슴팍에서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내 다이빙이 멋있어서 박수를 쳐준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아닌 것 같고, 내가 다이빙을 희안하게 해서 재밌었다는 의미로 박수를 쳐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