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고전을 읽고 싶더라니, 김훈종작가, 논어, 태백편, 맹자, 언제까지 구직활동을 해야 하나, 정년퇴직, 최화정의 파워타임, 새옹지마, 학이편, 제자백가, 명심보감

in #kr5 years ago

어쩐지 고전을 읽고 싶더라니, 김훈종작가, 논어, 태백편, 맹자, 언제까지 구직활동을 해야 하나, 정년퇴직, 최화정의 파워타임, 새옹지마, 학이편, 제자백가, 명심보감

책 제목이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입니다. 제목에 담긴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살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삶이 무너지는 처절한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 입시, 취업, 연애, 건강 뭐가 되었든지 간에 혹독한 실패를 겪게 되면, 견뎌내야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회남자』 에서 읽은 ‘새옹지마’ 고사성어를 떠올리며 작은 위안을 얻습니다. 또 ‘나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왜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 거지’란 생각에, 억울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역시나 그럴 때면, 『논어』 「학이」 편을 펼쳐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신이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라는 구절을 중얼중얼 되뇌어봅니다. 큰 위로는 아닐지라도 소소한 공감이라도 느끼면서, ‘고전을 읽어두길 망정이지’란 생각을 하게 되지요.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중얼거리다가, 문득 이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저자 소개에 '어릴 적부터 먹을 갈아 화선지에 붓으로 써가며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외웠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작가님 또래에서 흔치 않은 경험 같아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이덕무 선생만큼은 아니지만, 저 역시 어린 시절 ‘간서치(看書癡)’였어요. 동네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사와 봐야, 두어 시간이면 요절이 났습니다. 아버지의 월급봉투는 너무도 얇았고, 지금처럼 공공도서관이 잘 갖춰져 있지 않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집에 나뒹구는 신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신문은 국한문 혼용이었다는 점입니다. 한자를 모르면서 신문을 읽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 초등학교 시절, 유일한 사교육인 서예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천지현황(天地玄璜). 이렇게 보통 하루에 네 글자를 예쁘게 연습해 써서는, 선생님께 검사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박봉에 어렵사리 보내주신 학원이라 그런지, 어린 나이였지만 ‘본전 생각’이 나더라고요. (웃음) 뜻과 음은 물론이요, 한자를 완전히 쓸 수 있을 때까지 달달 외우고 나서야, 학원 문을 나섰습니다. 그렇게 3년을 보내고 나니, 한자에 눈이 뜨이더라고요. 그게 결국 대학 전공까지 이어졌죠.

한 번쯤 고전(古典)을 읽어야지 했다가,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 저는 쓰러져가는 ‘골목식당’을 살리려는 백종원의 마음으로, 설탕을 많이 뿌렸습니다. 아주 많이. (웃음) 동양 고전이라고 하면 겁부터 내는 독자들을 위해, 제 인생 에피소드, 비교적 낯익은 서양 철학 개념, 영화, 소설, 드라마 등 맛을 낼 수 있는 재료는 모두 쏟아부었다고 할 수 있죠. 『논어』 , 『맹자』 ,『사기』를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독자들께 감히 권해드릴 수 있을 만큼 재밌고 쉽습니다.

출간 전 온라인 연재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재 당시나 최근 독자 서평 중에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을까요?

예스24 리뷰란에 ‘그동안 거부감이 들었던 『논어』 , 이제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란 서평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단 한 분의 독자라도 제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논어』 를 사러 서점으로 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계속 생각했거든요. 또 어떤 분은 ‘책상에 두고 자주 읽어 보겠다’는 평을 남기셨습니다. 저 역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해마다 한 번씩 읽는 저만의 경전들이 몇 권 있습니다. 그래서 ‘책상에 올려두고 자주 읽어 보겠다’는 평은, 황송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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