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내 자아] 모순과 일관성에 관하여
모순 속에 살아간다. 말은 번지르르 하면서 실천은 늘 엉망이다. 하지만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으리라. 때로는 현실에 타협해야만 했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으리라.
반미를 외치면서 군대는 카투사, 학위는 미국에서 취득한 사람
정부의 맹목적인 퍼주기에는 반대하면서 창업 명분으로 국가지원을 받는 사람
블록체인은 사랑하지만 탈중앙화의 아버지 개념인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사람
본인의 자유는 침해받지 않길 바라면서 타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는 관대한 사람
조금 더 무겁게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쟁과 같은 폭력에는 반대하면서 규제나 세금징수와 같은 자유 침해 행위를 지지하는 좌파
사유재산권 보장과 자유시장체제는 찬양하면서 단지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타인에게 전혀 피해가 가지 않는 행위나 사업의 불법화를 지지하는 우파
왜일까. 충분한 사색이 없었던 탓일까.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혹은 인간은 본래 불완적 존재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나 또한 100%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오늘도 난 크고 작은 모순 속에 살아간다. 최대한 일관되지길 기도하면서.
역시 글감은 샤워할 때 가장 많이 떠오른다. 폴킴, 닐로, 김동률, 정준일, 어반자카파, 멜로브리즈, 스탠딩 에그, 에피톤 프로젝트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