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내 자아]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노예제도에 대하여
최근에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을 애청하고 있다.
이병헌의 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흔한 조선시대 배경의 드라마가 그렇듯 일본의 만행과 의병들의 외로운 애국에 대해 다루고 있다. 미국인 이병헌과 조선인 김태리의 사랑이야기는 재미를 가미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그 누구도 노예제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농공상이라는 단어가 있듯 조선시대는 상업을 천시했다. 상업을 억압하지 않으면 고정된 사회체제와 신분질서가 유지되기 힘들었기 때문일 거다. 실제로 측우기, 직지심체요절은 서양의 것보다 훨씬 앞서 발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우수한 발명은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못했다. 새로운 기술은 소수의 관리들이 독점하여 국권 강화 도구로 쓰였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대중의 삶의 질과는 무관했다. 현재 전산업에 걸친 정부의 규제와 다른 게 없다.
어쨌든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보면, 양반인 김판서는 유진(이병헌)의 친모를 다른 가문에 팔아 넘기려던 계획이 실패하자 가족을 모함에 빠뜨려 몰살시키려 했다. 양반댁 노비들과의 실랑이 끝에 유진(이병헌)은 살리고 본인은 죽었다.
구동매(유영석)의 모친은 평민에게 조차 매질 당하며, 백정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갖은 설움을 당했다. 이어 다른 사내에게 겁탈을 당했다. 남편은 알고도 모르는 척 했다.
이렇듯 조선의 주권은 왕과 양반에게 있었다.
백성에게 주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백성은 모든 자유와 권리를 박탈 당한 존재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더 심했다.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삶의 제약이 많았다.
요리, 바느질, 허드렛일과 같은 집안일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제 다시 생각해보자.
일제가 조선을 수탈하는 것은 악하고
왕과 양반이 백성을 수탈하는 것은 과연 정의로운가.
왜 이것에 대해서 우리는 침묵하는가.
과연 조선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따뜻하고 정의로운 나라였는가.
그 시절의 조선,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
시간을 흘렀지만 우리는 그대로 멈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