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도데체 말만하고 언제 할래?"

"아 나도 악기 배우고싶다."

무심코 던진 나의 한마디에 친구가 나에게 말을 툭 내던졌다.

"너 그 말만 도데체 1년이 다 되어간다. 너 도데체 말만하고 언제 할래?"

친구의 무심한 한 마디에 나는 순간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언제나 항상 하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실천을 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친구를 통해 알아서일까.
기분이 상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말이 나올정도라면 나는 어디까지나 그저 말만 되풀이하였던 것은 아닐까.

언제나 항상 시작하기전에 아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네... 아 지금은 돈이 부족하네... 항상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어가며 미루고 미룬 것이 어언 1년이 지나가 있었다.

생각해보았다.

과연 나는 이렇게 미루고 미룬 것이 또 어떤게 있을까...

글쓰기였다.

어려서부터 막연한 작가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작가는 돈이 되지 않는다. 나는 글에 재능이 없다. 이런 저런 핑계를 생각하며 언젠가 그래도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만을 갖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만 가진지 10년이 지난 것 같다.

항상 '아 이번에는 꼭 글을 쓰고말꺼야' 라는 다짐을 하였지만 하루 이틀 지나가보면 어느 순간
그저 다른 무의미한 행동을 하며 시간만 버리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물론 내 인생을 쭈욱 보면 모든 일을 다 이렇게 한 것은 아니다.
나름 내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아마 운동이지 싶다.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느순간 습관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생각해보았다. 왜 다른 것들은 곧 포기를 하였는데 운동은 그러지 않았을까.
아마도 운동을 하면서 점점 다듬어지는 내 몸에 대한 성취감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이것도 이유라면 이유라고 할 수 있는것 같다.

또 다른 이유라면 아마도 그 당시에 나는 엄청난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취업도 되었고 단지 학교 졸업만을 남겨둔 체 빈둥빈둥 거리다 이 주체못할 시간을 무엇을 할까 하고 시작한게 운동이었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그때 당시의 여유가 나에게 이런 변화를 준것이 아닌가 싶다.

집 밖으로 나가기 싫어했던 내가. 그 당시에 우연히 시간이 너무 남아돌아 갔다 왔던
여행으로 인하여 어느순간 시간만 나면 해외로 여행을 가고싶어하는 내가 되어 있었고
마찬가지로 운동도 계속적으로 하게 되는 내가 있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도 내가 계속적으로 해온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아마 책 읽기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내가 읽었던 책들은 거의 90%이상이 소설에 한정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대여책방에서 빌려보던 소설들 때문에 작가에 대한 꿈을 갖게되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서점을 들락날락하며 책을 사며 책들을 읽고 있었으니 말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아무리 착각이라도 지금 이런 단순한 나의 생각을 적는 글 조차도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이 착각 속에 더 머물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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