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소울> 스토리: 세계관의 시작
프롬소프트의 게임인 <다크소울> 시리즈의 스토리를 연재할 생각입니다. 프롬소프트 게임들-<데몬즈 소울>, <다크소울>, <블러드본>, <아머드 코어>등은 게이머에게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게이머들은 아이템에 쓰여진 설명이나 NPC와의 대화나 게임 내에 구현된 공간 등을 통해서 스토리를 추측하죠. 이 추측의 과정을 "프롬뇌를 쓴다"라고들 표현합니다.
앞서 언급한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에는 제작자가 "이게 오피셜이다!"라고 정해주는 스토리는 없습니다. 가령 <스타워즈>의 "Chosen One 선택받은 자"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알려져있는데 이건 조지 루카스가 그렇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논쟁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스토리의 창조주가 말뚝을 박아버린거죠.
앞서 언급한 게임들의 스토리를 만들고 게임을 감독한 미야자키 히데타카의 방식은 조지 루카스와 다릅니다. 퍼즐들을 던져주지만 그 퍼즐들을 어떻게 조합할 지는 게임을 즐기는 자들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은 퍼즐들을 두고 추측을 하고 서로 논쟁을 벌이고 합의를 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오피셜은 아니지만 오피셜에 준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합의된 스토리도 더 그럴듯한 이론에 의해 언제든지 붕괴될 수는 있습니다. 그게 오피셜이 없는 스토리의 매력이죠. 이런 스토리텔링에 대해선 아래 글에서 풀기도 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스토리텔링
https://brunch.co.kr/@funder2000/367
그럼에도 연재에선 대부분 합의가 완료된 이야기들을 다룰 생각입니다. 합의가 되지 않은 스토리에 대해선 제가 추측을 가미할 겁니다. 의심하면서 읽어내려가셔도 될 듯 합니다. 그게 프롬의 스토리를 즐기는 한 방법이니까. #프롬뇌
*고유명사나 인물의 이름은 가급적 볼드 처리를 할 생각입니다. 워낙 등장하는 이름들이 많고 이 글은 프롬 게임을 즐기지 않는 분들도 타겟으로 하고 작성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다크소울>의 모든 스토리를 이곳저곳에 심어놓을 것이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시다면 이 연재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래는 <다크소울> ost입니다. 틀어놓고 글을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다크소울> 세계관의 시작
(사진1)
<다크소울>의 스토리를 다루는 첫 글인만큼, 시리즈의 세계관을 설명해야할 것 같습니다. 태초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생명과 죽음도 없었고, 빛과 어둠도 없었고 불꽃과 냉기도 없었습니다. 무의 세계였죠. 무의 세계엔 잿빛 바위와 거목과 태초의 존재인 고룡(사진1)만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를 고룡의 시대라 일컫기도 합니다. 고룡의 시대가 얼마나 길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최초의 불꽃이 등장하면서 모든 게 바뀝니다. 최초의 불꽃이 등장한 이후 열과 냉기가 생겨나고, 삶과 죽음이 생겨나고, 빛과 어둠이 생겨나죠.
태양왕 그윈(사진2)
이자리스의 마녀(사진3)
니토(사진4)
최초의 불꽃 안에는 꽤나 강력한 힘이 잠재되어있었는데 이를 왕의 소울이라 칭합니다. 왕의 소울을 얻은 태양빛의 왕 그윈(사진2), 이자리스의 마녀(사진3), 최초의 사자 니토(사진4) 등은 그 힘을 바탕으로 고룡에게 대항합니다. 태양왕 그윈은 태양창(=뇌창)으로 고룡들을 찢어놓았고, 불을 능숙하게 다뤘던 이자리스의 마녀와 혼돈의 딸들은 불꽃을 이용해 고룡들을 불꽃으로 삼켜버립니다. 그리고 니토는 고룡에게 태초의 세계에는 없던 죽음을 선사하죠. 거기에 더해 고룡들을 죽지 않게 유지해주었던 불사의 근원인 비늘 없는 고룡 백룡 시스의 동족 배신으로 인해 고룡들은 완전히 패배합니다. 그렇게 고룡의 시대는 끝이 나고 불꽃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불의 본질은 타고 없어지는 것. 영원할 것 같았던 최초의 불꽃은 점점 힘이 약해집니다. 그리고 인간들에겐 다크링이란 불사의 저주가 내립니다. 인간들은 죽지 않게 되고, 정신력이 바닥난 이들은 좀비처럼 육체만을 이끌고 세상을 배회하게 됩니다. 이렇게 육체만 살아있는 존재를 <다크소울>에선 망자라 칭합니다.
이에 태양왕 그윈은 대안을 강구합니다. 그는 왕의 소울을 한 곳에 모아 그것을 장작으로 삼아 태워야한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왕의 소울을 가지고 있던 이자리스의 마녀나 니토는 그윈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자리스의 마녀들은 태초의 불꽃을 만들려했으나 실험이 실패해 혼돈의 불꽃이 만들어졌고, 그들은 혼돈의 불꽃에 먹혀버렸습니다. 니토는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바르게 하려 했습니다. 다크링으로 죽지 못하는 자들이 생겨나니 그들에게 죽음을 주어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바르게 하려한 것이죠. 하지만 니토 역시 실패하고 최초의 불꽃은 점점 생명력을 잃어갑니다.
왕의 소울을 가지고 있던 이자리스의 마녀와 니토가 실패했으니 이제 그윈이 불을 유지할 마지막 남은 기회입니다. 왕의 소울을 모아 죽어가는 최초의 불을 더 강력하게 일으켜야했습니다. 하지만 그윈에겐 장작으로 쓸 왕의 소울이 부족했습니다. 해서, 그는 왕이 소울을 모으고자 합니다.
백룡 시스(사진5)
타락한 4인의 공왕(사진6)
그윈은 고룡과의 전쟁 때 승리의 전기를 마련해준 백룡 시스(사진5)에게 왕의 소울을 준 적이 있었는데, 이를 돌려달라 부탁합니다. 하지만 시스는 거절합니다. 또, 그윈은 작은 론도(New Londo)를 통치하는 공왕 4명(사진6)에게도 왕의 소울을 나눠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의 뱀 카아스(=어둠을 달래는 카아스)에 어둠에 힘에 취해 타락했고, 또 인간의 영혼을 흡입하는 금지된 술식을 범했기에 이에 격노한 그윈은 작은 론도를 말 그대로 수몰시켜버립니다.
결국 그윈은 자신을 희생합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왕의 소울을 가지고 있는 자신이 장작이 되어 최초의 불을 살린다면 어느정도 불꽃을 유지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윈은 우선 또다른 세계의 뱀인 프램트(=왕의 탐색자 프램트)에게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찾아달라 부탁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은기사들과 함께 최초의 불이 일어났던 최초의 화로로 향합니다.
이에 프램트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죽지 않는 불사자의 사명을 널리 퍼뜨린 것이죠. "낙인이 나타난 자가 왕들의 땅으로 떠나 지각(知覺)의 종을 울리면 불사의 사명을 알게 되리라"
낙인이란 건 다크링이란 불사의 증표입니다. 즉, "낙인이 나타난 자"는 불사자를 의미하는 것이죠. 프램트는 자각의 종을 누구도 도달하기 힘든 두 장소에 설치합니다. 그 종을 울릴 정도의 위인이라면 왕의 소울을 담을 왕의 그릇이나 왕의 소울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생각한 겁니다.
한편, 불사의 저주가 걸린 자들은 세계가 끝날 때까지 북방의 수용소에 격리됩니다. 그들이 언제 망자가 되어 공격해올 지 알 수 없으니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그들을 수용소에 넣는 것이죠. 그리고 <다크소울>의 주인공인 선택받은 불사자(Chosen Undead) 역시 그런 이유로 북방의 수용소에 격리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스토라란 국가의 상급기사인 오스카에 의해 구출됩니다.
"네가 선택받은 불사자라면 북방의 수용소에서 탈출하여 옛 신들의 땅으로 향하라. 자각의 종을 울리게되면 불사자의 숙명을 알게될 것이다."
이 격언은 오스카의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었습니다. 이 격언을 실천하기 위해 오스카는 북방의 수용소에 와야했습니다. 북방의 수용소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그 안에 들어가야하니까요. 프램트가 퍼뜨린 불사자의 사명과 오스카의 가문의 격언이 유사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프램트가 퍼뜨린 사명이 오스카의 가문에까지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결국, 선택받은 불사자는 오스카의 도움으로 북방의 수용소를 떠나게되고, 그렇게 <다크소울>이 시작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습니다 : ) 흥미롭네요 ! 선택받은 불사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웬지 있을 것만 같군요 !
선택받은 불사자 스토리도 꽤나 재밌습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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