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는 거, 난 반댈세!

in #kr7 years ago

언젠가 친구가 물었다.

왜 가요는 온통 사랑노래인 거야?
사랑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고! 드라마도 온통 사랑사랑 연애연애!
도대체 의학 드라마 법정 드라마에 왜 사랑얘기가 자꾸 끼어들어서 줄거리를 방해해!? 동료들끼리 왜 자꾸 반하는데!! 현실에서 그런 일 진짜 없거든!!

하하하 사랑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부지. 사랑 노래 아닌게 있던가? 아닌 것 중에 뭐 좋은 거 있음 대봐!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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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얼마나 좋아. 서정적이고. 공감가고.

푸하하하 맞아.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우리 사회는 사랑을 과소비하고 있어. 사랑이 다인 것처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에 마치 문제나 결함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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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추구할 만한 여러가지 가치가 있다. 사랑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사랑이 꼭 연인 사이에만 존재하는 감정이란 법은 없다.
물론 에로스 감정의 사랑에 빠진 그 때가 여러 상태 중에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무언가 임에는 분명하지만.

눈만 마주치면 사랑에 빠지는 축복받은 사람 말고, 대부분은

사랑이란 뭘까, 그게 사랑일까, 사랑이었을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사랑이 뭐 별거겠어?’ 하면서 때가 되면 누구를 만나고 사귀고 결혼하고…그.냥. 그.렇.게…사는 거겠지?

사랑에 빠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안다.
어쩌면 사랑은 의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너를 사랑하겠다.

내 감정이나 감각이 무뎌져 처음만큼 애틋한 마음이 옅여지는 순간에도 너를 사랑하겠다.
내 의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방식대로 친절하고, 다정하고, 관대하게.

사랑을 의지로 실행한다는 건 좀 덜 낭만적이긴 하기만 만약 그렇게 굳은 결의로(?!) 사랑하듯 대하다 보면, 사랑이 더 견고해질수도.

어디선가 Give love a chance. 사랑에 기회를 주라…는 말을 보았다.
만약 사랑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사랑은 어떤 외부의 힘인가?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어떤 것?
내가 대항하거나 수용하기로 결정할 수 있는 어떤 에너지?

어쩌면 사랑은 갑자기 빠지거나 스스로 싹트거나 하는 게 아니라, 이루어 가는 무언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참고 온유하며 바라고 믿고 견뎌내는,
거기에 더해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는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의 상태는
첫눈에 반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

이런 경지를 향해 함께 노력해 가면서 사랑을 이뤄가는 거 아닐까.

차라리 나 같은 사람에겐 사랑이 오랜 과정을 거쳐 이뤄가는 것일 때 사랑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사랑에 빠지다니.
난 균형감각이 발달해서 잘 넘어지지도 않는걸. 사랑은 커녕 비오는 날 물 웅덩이에도 안빠진다고.

하지만 사랑이 노력해서 이뤄가는 거라면, 자신 있다.
난 쉽게 반하지도 않지만 쉽게 변하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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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어느순간 훅들어오는게
사랑이더라고요 ..

전 가드를 너무 세게 치고 살았나봐요ㅠㅠ

훅 빠지는 사랑도 있고, 노력해 단단히 지어나가는 사랑도 있겠지요.
사랑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살 수도 있을거구요 :)

훅 빠져서 단단하게 지어나가는게 제일이겠는데요? ;)

그런 경우도 많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