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은 왜 망했는가? – 마케팅편 1

LG 휴대폰 마케팅에 대한 분석을 이어가 보자. 사실 ‘마케팅’이라는 영역자체가 평가하기 쉽지 않다. 워낙에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 다르고, 온라인 마케팅만해도 CPC, CPM, CPA, CPS 등 평가 척도도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의 마케팅이 꾸준하게 욕을 먹는데는 전 영역에서 최소한의 기준점을 넘지 못하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대기업 마케팅에 기대하는 수준이라는게 있는데 그걸 못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LG 마케팅을 ‘일관성(Consistency)’, ‘디테일(Detail)’, ‘감각(Taste)’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보자한다.

• 주의 : 여기서 LG 마케팅은 휴대폰 마케팅에 한한다. 백색가전 쪽 시그니쳐 광고는 깐느 출품도 가능한 수준이다.
  

[일관성(Consistency)]

일관성을 통해 그 브랜드가 가지는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정교한 과정을 통해서 전략이 세워져야 하고, 전략이 세워지면 최소 3-4년은 꾸준하게 지속해야 소비자 마음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전략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 슬로건 : 나이키 ‘Just Do It’, 애플 ‘Think different’
• 컬러 : 애플 ‘White’, 페덱스 ‘Purple’, DHL ‘Yellow’
• 상징적 인물 : 나이키 ‘조던’, 애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
• 마스코트 : 켈로그 ‘TONY’, M&M 캐릭터
• 음악 : 애플 광고 초기 ‘미니멀리즘’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오래 지속해야하는 게 핵심이다. 사실 LG도 슬로건 ‘Life’ Good’이 있고 ‘Red’ 컬러가 심볼이긴 하지만 그건 LG 전체의 브랜딩이지 LG 휴대폰만의 브랜딩이 아니다.

LG 휴대폰 마케팅에는 일관성이 없다. 제품이나 마케팅이나 성공 사례가 없다보니 뭐 하나 지속할만한 게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 한 시도는 몇 년 하다보면 고유의 색깔을 띄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G5 때 잠시 나왔던 녹색 고양이가 괜찮았다. 인터넷 최강자 ‘고양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 어려운 기술을 귀엽게 소개하는 모습도 좋았다. 하지만 G6 때 사라진걸 보니 제품이 망했으니 고양이도 굶겨 죽인 기색이다.

사실 요즘 마케팅에서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보단 일단 컨셉을 정하면 계속 가는거다. 그렇다보면 소비자들 머릿속에도 ‘왜?’라는 질문보다는 어느새 익숙하고 친숙해지면서 색깔을 띄게 되는데 그게 브랜딩의 힘이다.

최근 맥주 브랜드 필라이트(FiLite)에 등장하는 필리도 처음에는 대체 코끼리가 맥주와 무슨 상관이냐는 의문이 생기지만 계속 보다보니 그냥 정겹고 TV에서 마주치게 되면 필라이트 한 캔 마시고 싶어진다. 심지어 G5 고양이랑 색깔도 같네

그러니까 뭐라도 계속하면 뭐라도 된다. 제발 컨셉 하나 잡고 몇 년만 해봐라 LG야. 제품 망했다고 포기하지말고.
G5때 슬로건도 'Life's good when you play more'라고 바꾸고 한번 놀아보자고 하더니 G6때는 또 그냥 사라짐...

LG는 그마나 예전에 빅뱅, 2NE1와 함께한 ‘롤리팝’이나 김태희, 원빈이 등장한 ‘폴더폰’은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스타 + 음악 + 유머’라는 코드를 일관성 만들어 LG 휴대폰의 마케팅 색깔을 잠시 잡아 주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다음 편에서는 LG휴대폰 마케팅을 ‘디테일(Detail)’과 ‘감각(Taste)’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어쩌면 현재 가장 답이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숨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써야지 이 새벽에 이어서 쓰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