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PXsociety의 거꾸로 읽는 세상_#8] 세계의 껍질을 벗겨, 호기심의 톱니를 돌리자
이 세계가 오로지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건 착각이다. 집에 가는 길을 일부러 돌아가본 사람은 안다. 기어가는 개미의 눈높이로 길거리를 봐본 사람은 안다.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한 세상이, 이 익숙한 세계가, 얼마나 낯선지를. 농담이 아니다. 지금 당장 집 밖으로 나간 뒤 쭈그려 앉아 문을 올려다 보라. 그리고 느껴보라. 당신이 발로 차 닫았던 그 낡고 녹슨 철문이 얼마나 생소하게 다가오는지.
사람들은 이 세상이 빡빡한 질서를 고수하는 불변의 수도승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세상의 다양성을 알아채지 못하는 건 우리가 세상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세상에 집중해 보라.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뽐내고 싶어하는 사물들의 환호성이 들리지 않는가?
우리가 이 세상에 낯섦을 느끼기 시작할 때 철학은 시작된다. 왜? 철학은 지식에 대한 사랑이다. 지식은 의문에서 나온다. 의문의 연료는? 호기심. 그렇다면 이 호기심을 싹 틔우는 게 무엇일까? 바로 낯섦인 것이다.
우리는 생각없이 소리를 지르며 방안을 뛰어다니는 어린아이의 삶을 부러워 한다. 나도 저 아이들처럼 생각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린이야 말로 진정한 사색가다.
아빠 나는 왜 태어났나요?
그건 엄마가 너를 임신했기 때문이야.
왜요?
아빠가 엄마랑 결혼을 했거든.
왜요?
엄마가 예뻤어.
왜요?
얘야 시간이 너무 늦었구나. 이제 잘 시간이란다.
어린이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강박적으로 탐구한다. 이 모든 세상이 낯설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따분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계는 알고 싶은 것으로 가득한 바다다. 아이들은 매일같이 그 바다로 나가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큼 가득가득 지식을 낚아 올린다.
불행하게도 아이는, 자신이 많은 것을 알았다고 느꼈을 때 어른이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세계에 대한 질문을 멈춘다. 맑고 푸르던 호기심의 바다는 검고 끈적끈적한 일상이 되어 어른을 집어 삼킨다. 어른은 심해로 침몰하고, 남은건 전동차의 빈 자리를 향해 질주하는 탐욕과, 앉자 마자 잠에 드는 나태함과, 스마트폰으로 야구나 시청하면 그만인 별볼일 없는 퇴근길이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깨닫지 못하는 이상 우리의 삶은 여전히 썩은 내를 풍기는 생선일 뿐이다. 지긋지긋한 권태. 지리멸렬한 시간들. 세상에서 다시 낯섦을 느낄 때 호기심의 톱니는 돌고 일상은 다시 따뜻한 탐구열로 차오를 것이다. 그러니 껍질을 벗기자. 무관심으로 덕지덕지 때가 낀,
이 세상의 껍질을 벗기자.
어른이 싫어요. 권태도 싫고,,, 평생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살자했죠. 누구는 우습다고 하고 누구는 부럽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나는 매일 나에게 세상에게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점점 더 질문이 늘어난다는 거에요. 끝내 해답을 얻지 못하는 인간의 굴레란...
해답을 구하는 과정을 즐긴다면 그건 굴레가 아니라 축복이 되겠죠. 재미있는 일이 점점 많이진다는 뜻이니... 행복한 정신 승리~!!! ㅎㅎ
덕분에 르니의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저의 최애 화가입니다.
Memento mori! Carpe diem!
죽음을 기억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저두요~ㅎㅎ
아이들은 사소한 변화도 캐치하려고 하죠. 간단한 악세사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심있게 바라보는거 같아요. 그만큼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일까요? 어른이 된다는건 그런 관심이 점점 멀어지는걸 뜻하는것 같아 왠지 슬퍼집니다...
어른이 되면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져서 그런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관심 범위는 어릴 때보다 현저히 줄어들죠. 그런데도 바쁘고, 뭔가는 안 풀리고, 그러다보니 점점 더 관심의 범위를 좁히고... 굴레네요 굴레.
호기심을 잃지 않는게 젊게 사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
네 젊게 살기 위해선 호기심을 잃어선 안 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어느새 많은것을 알았다고
(착각하는)어른이 되버린거 같네요..뭔가에 호기심을 가지면 마치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여기는 주변도 문제죠.
이 세상의 껍질을 벗기다 보니 이곳 스팀잇 까지 왔습니다. 무관심이었던 코인을 알게되고 껍질을 벗기다 보니 스팀코인을 알게 되고.^^
잘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수 많은 껍질을 더 벗기러 가봅시다.
왠지 저한테 하는 말로 들리네요. 이 세상의 껍질을 벗기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이미 굳은 살로 박혀 버려서 어렵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열심히 벗기고 벗기고 또 벗기고~ 벗겨보아요!
아하
그래서 낯설음에 이끌려 자신에 속하지 않은 글이 담긴 책을 집어 드셨군요.
단순한 태생적 모험가인줄 알았는데 철학적인 이유에서였군요!
태생적 모험가였기에 철학적 의문이 들었을 겁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