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방군은 준비가 되었는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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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시작은 2014년 2월 뮌헨안보회의(Münchner Sicherheitskonferenz)였을 것이다(참조 1). 여기서 폰 데어 라이엔 국방장관은 독일같은 나라에게 냉담함(Gleichgültigkeit)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말했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러시아의 크림 공화국 합병 사건이 일어난다(FT 표현대로 “invade”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그때부터 여론도 바뀌었을 것이다. 영화 클로버필드 시리즈 최신편인 “클로버필드 패러독스(참조 2)”를 보면 독일과 러시아의 전면전 상황이 나오는데, 이게 괜히 등장하지는 않는다. 냉전을 넘어서서 아득히 심리의 저편에 존재하는 상호 간 적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말이다.

독일 국방군이 여기저기 파견나가 있다. 구 유고 내전 때 이후(참조 3), 독일이 서서히 해외 파병을 용인하는 나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그 결과 독일 국방군은 코소보 외, 리투아니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모로코, 말리, 수단, 남수단, 소말리아에 파병나가 있다. 이게 대부분 최근 4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특히나 리투아니아에서는 파견군을 이끌고 있다. 독일 장성이 동유럽에서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말이다. 언제나(참조 3) 재정이다. GDP 2%라는 기준을 못 맞추는 것이야 유명한 얘기이고, 당장 전면전이 난다면 독일은 사정 없이 깨질 수밖에 없다. 전차와 비행기, 잠수함 등등 최신 장비를 갖추면 뭐하나? 가동률이 1/3도 안 되는데 말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만약 러시아가 큰 마음 먹고 발트해 혹은 우크리아나 서부를 친다면...?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주저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리투아니아의 독일군은 이른바 “인계 철선” 역할을 하고 있다.)

가동률 문제도 그렇고 현재 징집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독일 국방군 규모도 냉전 때의 50만 명에 비하면 현재는 18만 명. 순전히 “소규모 해외 파병”에 적합한 형태로만 남아 있다. 러시아에 대한 억제는 커녕 대치도 못 할 것이다.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과연 독일군이 전면에 나설 수 있을까? 당장 독일이 무장을 시켜준 쿠르드 군에게 박살나고 있는(!?) 터키의 레오파르트 전차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해는 간다)에서 독일은 뭘 할 수 있을까?

포츠담의 한 숲(“기억의 숲/Wald der Erinnerung”)에는 국방군의 해외 파병 시, 근무 중 전사자 명단이 적혀 있는 추모 벽이 놓여 있다. 현재 109명의 전사자 이름이 놓여 있는데, 이곳의 확장할 공간은 매우 넉넉하다.


참조

  1. 독일의 안보 참여(2014년 2월 7일)

  2.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3. 독일의 모호한 개입(2014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