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슈판
먼저 참조 1 기사를 봅시다.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친구들과 함께 빈 오페라 무도회에 참석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쿠르츠 부부가 어디인지는 다들 알아보실 것이다. 다만 앞으로 아셔야 할 사람이 왼쪽 두 번째에 있다.
다름 아닌 옌스 슈판 독일 하원의원(1980년생, 5선 의원, CDU, 참조 2)이다. 내가 이 양반을 주목하라고 한 게 작년 총선 때부터(참조 3)였는데, 2월 10일 오스트리아 언론 인터뷰(참조 4)를 통해 메르켈을 호되게 비판했다. 대연정 협상에서 SPD에게 너무나 많은 양보를 했으며, 특히 재무부 장관을 넘긴 것(참조 5)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의미 심장한 발언을 했다.
"우리는 후계자를 자기가 정하는 왕정이 아닙니다."
들고 일어나겠다는 얘기다. 당이 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요? Ja. 가능한 후보군이 있나요? Ja. „Nach meiner Erfahrung hat sich immer jemand gefunden, wenn es so weit war.“ (제 경험으로 볼 때, 때가 되면 누군가 언제나 나오더군요.) 물론 자기 자신이라는 얘기는 안 했다.
메르켈이 제아무리 자기가 임기를 다 채운다 주장한들, (꼭 올해 2월 말이 아니더라도) CDU 전당대회에서 무너지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당원 투표를 통해 대연정의 명운을 쥔 SPD와는 달리 CDU는 당원 투표를 통해 대연정의 가부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나는 옌스 슈판이 리더십에 도전하는 광경을 보고 싶다. 제바스티안 쿠르츠와 친한 건 물론 그와 정치적 지향도 매우 비슷하며(메르켈보다 훨씬 오른쪽이라는 얘기다), 뭣보다 늙은 아재/아지매들로 가득 찬 CDU에 활력을 넣을 수 있어서다. 재무부 의회 대표(Parlamentarischer Staatssekretär, 참조 6)로 있으면서 볼프강 쇼이블레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도 보수표를 많이 받을 입장이다.
다만 말이다. 어쩌면 메르켈이 슈판을 정식 장관으로 입각시킬지도 모를 일. 적은 원래 가까이 두는 법이다. 특히나 킹스맨 대사처럼(참조 7) 가톨릭 호모라면 더욱 더.
참조
홈페이지 22살부터 연방하원 의원을 지냈다. 80년생이라 하여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
"Ich möchte nicht, dass bei Tsipras die Sektkorken knallen"(2018년 2월 10일)
아마 어지간한 나라 중에는 독일 고유의 제도일 텐데, 제일 유사한 개념은 영국의 섀도우 캐비넷이지만 독일의 경우는 여당 (중진) 의원이 맡는다는 점이 차이점이겠다. 낮게 보면 연방의회 연락관, 높게 보면 재무부와 의회 관련 일의 책임을 맡는 차관(보) 급 정도 되지만, 연방 공무원의 자격은 없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