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아웃
친구가 겟아웃 좀 보라고 하도 난리를 쳐서 겟아웃을 보고 왔다. 사실 개봉 전부터 궁금했던 영화이긴 한데 무섭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난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볼 정도로 대담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친구가 눈 뒤집혀서 추천하기도 했고, 귀신 나오는 그런 영화는 아니라고 나를 설득해서 마음 놓고 보러갔다. (나는 피 칠갑한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영화만 아니면 괜찮다...)
안 봤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꼭 보라고 설득한 친구에게 치얼스... 친구도 그렇고 전체적인 평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도 정말 재미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기대 이상의 좋은 영화를 보게 되면 콧김을 뿜으며 집으로 달려와 imdb나 위키를 뒤지며 욕망을 채운다. 겟아웃을 본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감독이 여기저기 은근하게 심어둔 메시지가 많아서인지 읽을거리가 넘쳐나서 너무 좋았다. 한 창작물에 대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들을 보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낄낄낄...
겟아웃의 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하면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다. 네이버에 저렇게 나온다. 아니 예고편에선 그렇게 스포 했으면서 저렇게 한 줄로 써놓다니... 틀린 말은 아닌데... 저런 내용이긴 하다. 다만 여친 집에 초대 받은 후 벌어지는 일들이 굉장히 꾸리꾸리하고 그렇다.
겟아웃은 현대의 인종차별을 예리하게 다루고 있다. 과거의 무시와는 다른, 열등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차별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흑형’이란 단어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인종간의 차이에서 오는 무의식적인 차별 그리고 열등감이 합쳐져 겟아웃의 끔찍한 배경이 탄생했다. 심지어 영화를 보면 백인들은 흑인의 신체적 능력, 하드웨어만을 인정한다. 애초에 설정부터가 그렇긴 하다. 흑인의 육체에 백인의 뇌를 끼운다니 이 얼마나 유치하고 혐오스러운 발상인지... 아예 흑인을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것 아닌가. 대사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인종을 패션으로 여기는 것이나 뭔 말도 안 되는 개념 말아먹은 질문들을 막 던지는 것도 그렇다. 이런 차별의 무서운 점은 가해자가 그것이 폭력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여 전과 같은 차별은 줄었어도 여전히 그것은 존재하고 심지어 더 진화한 것 같다. 이 영화의 가장 무서운 부분은 이것이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인종차별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하다. 참나... 뭐 그리 다르다고 누가 우월하네 누가 잘났네 하고 있는지... 외계인이 보면 다 똑같이 생겼을 건데... 하긴 이 조막만한 나라에서도 지들끼리 편 갈라서 헐뜯고 싸우는데... 내가 죽기 전에 세계 평화라는 것이 오기는 할까... 왔으면 좋겠다...
이 영화 참 많이
이슈화 되더라구요
제가 미국살면서 느낀건데, 인종차별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더라구요. 심지어 한국사람들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