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자작곡] 정거장 - 잠시는, 잠시는 쉬고 싶었을 때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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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ohème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여러분께 자작곡을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랩 네임 Kidet으로 활동할 때 작업한 번개 곡-비트를 듣다가 필 받고 바로 가사 쓰고 랩 한 곡-으로, 곡 제목은 정거장입니다.

  1. 창작 배경
    제가 2년 전 입대하기 5일 전에 만든 곡입니다. 제 입대 축하(?)를 위해 저녁 늦게 차원 형, 차우 형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막차가 끊겨 작업실에 오게 되었습니다. 취기에 들떠 번개 곡이나 작업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각자의 음악적 고민을 담는 걸로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30분 정도 그 이야기를 풀어갈 비트를 찾아 보다, 끈적이는 색소폰으로 세 명의 감정을 흔드는 Chill saxophone beat jazz Hip Hop instrumental을 만나 그 자리에서 바로 가사를 적어 나갔습니다.

  2. 작업 과정 및 감상 포인트
    우선 키워드를 ‘정거장’으로 정하고, 정거장이란 공간적 배경 또는 연상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이야기를 쓰기로 룰을 정했습니다. 1~2시간에 걸쳐 어떠한 간섭 없이 가사를 적어나갔고, 그렇게 완성된 가사를 돌아가면서 뱉어보며 녹음 구간을 정한 다음 자유롭게 녹음했습니다.
    철저한 계산에 의해 창작된 곡은 아니나 알고 들으면 재미있을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벌스 순대로 시간적 배경을 ‘이른 아침-북적이는 오후-늦은 저녁’으로 두고 이미지를 상상하며 들어보세요~
    벌스 진행에 따른 시간의 변화는 우연히 나온 결과였기에 저희도 녹음을 마무리하고 신기해 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ㅎㅎ

  3. 아쉬운 점과 이 곡이 제게 가지는 의미
    아쉬운 점이야 흔히 번개 곡이 가지는 한계점들이 아닐까 합니다. 섬세하고 치밀한 디렉팅 없이 알아서 녹음하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플로우나 발음, 박자 등 무너지는 부분이 많이 보이네요.
    그럼에도 이 곡을 여러분께 들려준 이유가 있다면, 과거 여러 녹음물 중에 현재 제가 추구하는 음악 및 가사적 방향에 가장 유사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리고 즉흥 작업에서 우연의 산물이 주는 묘미를 처음으로 느껴보고, 번개 곡을 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곡이었기 때문입니다.

곡을 듣기 전에 말이 너무 많았네요. 그럼 이제 곡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verse1: Kidet (현 Bohème)
이른 아침, 귀 따가운 알람 소리.
흐리멍덩한 정신, 까치집 얹은 듯 부시시한 머리.
밤샘 작업에 시야는 갈수록 뿌여네.
허우적 허우적대 손 뻗어 안경을 찾아보네.

퉁퉁 부은 얼굴들.
붉은 후드티를 눈까지 깊숙하게 눌러쓰고는
현관문 나가.
살결을 가르는 한파.
그 찰나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후회들과 이불안감.

거기다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
그들의 걸음과 행색에 나만 겉도는 기분.
난 어딜 가는 거지? 또 어디지, 내 현 위치는?
내 발길에 걸리는 온갖 고민들의 돌뿌리들.

절뚝 절뚝거리다 어느새 도착한 정거장.
잠깐 잠깐만 이곳에서 걸음을 멈춰봐..
당장 내게 절실해, 시간이란 처방전.
그러니 더는 너희는 내게 말 걸지 말아줘.

verse2: 차원
이 노래 내 삶의 마지노선.
그 끌의 종착점이 어딘지 몰라도
내가 타는 verse, 이끄는 대로 달려.
흔들리는 line 속에서 손잡이 붙잡고

쉴 틈이란 없지. 정지신호 없이
이어져 있는 길 다음 구간을 알려주는 알림.
소리에 쉬어, 잠시. 처음 시작과 달리
지쳐버린 채 서있어. 힘이 빠져버린 두 다리.

아직까지 멀어, 내가 가야할 길.
그리고 여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올라탔지.
좁아지는 sean 내리고파,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힐 때마다 찾게 돼, 편한 자리.

몇 개의 정거장을 넘어 다음 정거장을 또 넘고
내가 도달하려 하는 곳까지 올려다봐, 몇 번.
무겁게 느껴질수록 줄어드는 건 분명한 그 곳과의 거리.
또 지금 하나 넘었길 바래, 간절히.

verse3: 차우
평소와 다름없이 밤길을 헤매다
조금은 쌀쌀해진 날씨를 느낄 때쯤, 나를 반기는 홀로 자릴 지키는 어느 정거장에
잔 고장이 많은 버스 한 대.
별거 아닌 일에 어느새
지금 내 상황을 대입하고 있어.
기분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그렇게 간단히 되지 않네.

새벽의 정거장에 자꾸
보이는 건 한국, 그리고 그 안의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나란 놈의 인스턴트식 사람관계.
어차피 결국 뻔해.
남겨지겠지. 손해 보는 거 같아.
한 땐 사탕처럼 달콤했어, 알아간다는 재미가.
제발, 안녕이라고 하지 마.
벌써 끝나버린 시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아.

멈춰, 사람들은 너무 빨라.
그리고 너무 바빠.
take it slow, slow down.
no, no, 제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어. baby
홀로 나 여기서
아저씨가 돼 가고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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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는 언제나 환영!/응원!이에요, 조사한바에 따르면. 텍스트가 공백제외 1000자 이상이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포스트가 된다네요. - kr-newbie 보안관 봇! 2017/07/06일 시작 (beta)

시작한지 아직 1~2주 밖에 안 되서
모르는게 많은데 좋은 팁 감사드려요. ㅠ

잘들었습니다 ㅎ 인스턴트식 사람관계...
공감되는 가사네요

제 가사는 아니지만 공감이 되셨다니 뿌듯하네요. ㅎㅎ
더 좋은 작업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크 목소리 좋으시네요^^ 다음 노래도 기대할게요!

부족한 게 많은데 감사합니다. ㅜ
다음엔 솔로곡으로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비트 좋네요
잘 듣고 갑니다!!

비트가 착착 감기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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