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경제톡] 소비자의 마음을 읽다, 콘텍스트
-소비자의 마음을 읽다, 콘텍스트
텍스트(Text)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소통할 목적으로 생산한 모든 인공물을 일컫는 단어이다. 기원전 3천 년 경 인류 최초의 문자인 쐐기 문자로부터 시작된 상형 문자, 그림 문자 등 모든 종류의 문자는 물론이고, 라틴어로 ‘엮다’를 뜻하는 ‘Textum’에서 유래된 것을 생각하면 글자를 엮어 만든 모든 종류의 글 역시 텍스트라는 단어의 범주에 속한다. 브라운관, 전화, 사진과 영화 기술이 등장하며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서 이미지와 영상이 각광받기 시작한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다져졌다.
이에 반해 콘텐츠의 역사는 제법 짧다. 본디 ‘내용이나 목차’를 가리키는 말이었던 콘텐츠는 컴퓨터의 발명과 인터넷의 대중화를 지나오며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하여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을 뜻하는 단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영화, 음악, 연극, 문학, 사진,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모두 콘텐츠에 속하며, 최근 다양한 매체들이 생겨나는 추세에 따라 더욱 많은 종류의 콘텐츠들이 생겨나는 추세다. 특히 콘텐츠산업에 주력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2017년에는 콘텐츠산업 매출이 110조 원을 돌파하며 반도체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텍스트가 힘을 잃고 콘텐츠가 범람하는 세상이지만, 이제는 콘텐츠가 오롯이 콘텐츠만으로 존재할 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고 다품종 극소량 생산이 주를 이루는 4차 산업 혁명 시대, 콘텐츠가 콘텐츠로 존재하고 가치를 빛내기 위해서는 ‘콘텍스트’가 필요하다.
“콘텐츠의 시대에서 콘텍스트의 시대로”
미디어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콘텐츠·컨테이너·콘텍스트로, 서점에서 구매하는 책을 생각했을 때 책 내용은 콘텐츠, 종이로 이루어진 책의 모양을 컨테이너, 책을 읽을 때의 모든 환경을 콘텍스트라 여긴다. 즉 ‘콘텍스트’란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일련의 사회, 문화, 자연적 상황과 환경을 일컫는다. 그런데 갑자기 왜 콘텍스트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걸까?
콘텐츠가 매우 적었던 시대에는 콘텍스트와 무관하게 콘텐츠가 소비되었다. 귀한 책은 구해서 읽기도 힘들었고,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네 어귀로 삼삼오오 모였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원하는 책을 하루 만에도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읽을 수 있고, 유튜브 검색을 통해 어떤 동영상이든 볼 수 있으며, 선택의 폭도 아주 넓어졌다.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먹방을 볼 수 있고, 심지어 먹방을 하는 유튜버도 많아져서 단순히 먹기만 해서는 구독자를 늘릴 수 없게 됐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만이 살아남는다. 어떻게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냐, 그것이 바로 콘텍스트의 핵심이다.
“찾아가는 서비스 No, 찾아오는 서비스”
앞서 말했듯 정보와 물질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는 콘텐츠만 잘 만들어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가 없다. 소비자 개개인의 콘텍스트를 잘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제안해야 한다. 검색 포털에서 ‘제주도 여행’을 검색하고 나면 뉴스 기사를 볼 때도 제주도 렌터카 광고가 뜨고, 페이스북을 볼 때도 제주도 관광지 정보가 뜬다. 다이어트를 검색하기만 해도 왠지 눈길이 가는 다이어트 식품 광고나 운동 기구 광고가 어김없이 제공된다. 소비자가 필요한 것을 아는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인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6천 달러의 참가비를 낸 사람들이 현장을 찾아든다. 이유가 무엇일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강연이 아니라 강연의 현장에 찾아오는 전문가들과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 소통인 것을 일찍이 파악한 것이다. 콘텍스트를 파악하여 성공한 또 다른 예로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있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드라마가 끝난 후 가장 보고 싶어 할 만한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본 사람, 중간에 끈 사람, 앞부분만 본 사람, 몇 회까지 본 사람 등 시청자의 행동을 데이터화하여 분석해 연구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넷플릭스는 미국의 프리미엄 유료 케이블 네트워크 HBO가 40년 동안 확보한 구독자 수를 단 1년 만에 달성할 수 있었다.
미국의 사업가인 게리 바이너척은 "콘텐츠가 왕이라면 콘텍스트는 신이다(If content is king, context is god)"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하다. 콘텍스트는 콘텐츠의 단순한 표면적 의미를 넘어 주변 상황, 시간, 환경 등이 고려된 진의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어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Interesting. When are you guys enabling Steem wallets on Bithu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