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daily] 지옥에서 돌아온 아스트랄러, 참사 복구 프로젝트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아스트랄러입니다!
근 이틀정도 활동을 못하다가 지금에야 돌아왔어요!!
사실 지금도 녹초라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지만.. 오늘의 영광스러운 작업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힘을 내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한파가 가져다준 참사 라는 포스팅으로 개판 오분전이 된 방을 보여드렸었죠. 보일러를 틀어 따뜻한 방과 역대급 한파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방 창고에 고드름이 생기고 안에 곰팡이가 펴서 모든 물건을 대피시켰던 사건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수를 위해 단열 벽지와 아이소핑크를 주문하고 기다렸는데... 웬걸 명절이 껴서 배송도 늦고 비도 오고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서 작업을 할 수가 없더군요. 개강일은 다가오고... 그리고 개강 전 날인 오늘!! 방학 동안에는 보수를 끝내자는 결심을 하고 드디어 전날 작업을 시작합니다. 역시 사람은 닥쳐야 능력을 발휘하는 동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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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모두 빼 놓은 상태입니다. 위에 선반은 원래 멀쩡했는데 그 사이에 물을 먻어서 또 덜컹 하고 떨어져버리더군요. 덕분에 선풍기가 2미터 높이에서 모두 자유낙하하는 참사가 있었습니다ㅠㅠ 이제 한파는 모두 가신 것 같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춥다고 하므로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오른쪽과 뒤쪽 벽에 단열재를 부착하고 선반을 고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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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을 고친 모습입니다. 떨어진 선반을 살펴보니 두께 1mm의 목재용 세 개로 고정을 해 놓고 있었더군요.. 그 위에 앨범이랑 선풍기처럼 무거운걸 올려놨으니 지금까지도 안떨어진게 용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곰팡이 제거제로 곰팡이를 닦아내고 튼튼한 콘크리트 못으로 선반 아랫 부분을 지지할 수 있게 고정하였습니다. 이러면 적어도 못이 90도로 껶여서 물건이 떨어지는 일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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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열재를 컷팅하기로 합니다. 고정시킨 선반을 둘러싸는 모양으로 아이소핑크르 재단해서 붙일 예정이에요. 아이소핑크라는 단열재가 있는건 처음알았는데 일반 스티로폼보다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한겨울에는 창고 문 앞에만 가도 냉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2중으로 단열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소핑크는 호수와 두께에 따라서 단열 효과가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1호의 10mm 두께의 아이소핑크를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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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용 본드를 이용해 재단한 아이소핑크를 붙이는 과정입니다. 나무가 물을 먹어서 많이 부풀어있고, 사람이 스티로폼을 손으로 자르는 게 정확하게 재단이 될리가 없죠ㅠㅠ 대강 측정해서 맞춰서 자른 다음에 모자란 부분은 땜빵해서 채워넣고 남는 부분은 잘라내는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아이소핑크 자를 때 찌익찌익 소리나는거 너무 소름끼쳤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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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으로 벽에 재단해서 아이소핑크를 모두 붙였습니다. 역시 의지의 한국인입니다. 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거에요. 아이소핑크 만으로도 냉기는 한 풀 꺾인 느낌이지만 이렇게 해놓고 방을 보여줄 수는 없으니 이제 단열벽지를 붙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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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벽지는 5중으로 단열재가 붙어있어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일일이 본드로 모든 것을 붙여줘야 하는 핑크와는 달리 벽지 자체에 스티커처럼 접착제가 붙어있어 재단 후에 비닐을 떼고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재단하기 쉽게 모눈도 그려져있고 자를 때 기분나쁜 소리가 나지 않는건 덤이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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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해서 붙이는 모습입니다. 윗부분의 비닐을 제거해서 위를 맞추고, 아래로 비닐을 당겨서 제거하면서 눌러서 붙이는 방식으로 붙이니 비교적 깔끔하게 붙일 수 있었습니다. 분홍색만 있을 때는 기분이 묘했는데 벽지를 붙이고 나니 생각보다 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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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부분에 선반으로 튀어나온 부분은, 길이만 맞춰서 칼집을 낸 다음 접어서 겹치는 부분을 오려내는 식으로 맞췄습니다. 부러지는 아이소핑크와는 달리 벽지는 접으면서 모양을 오려낼 수 있어서 비교적 편했습니다. 접착제를 드러내기 위해 떼어내는 비닐이 너무 잘 끊어져서 여러 번 뜯어야 하는 단점만 빼면 단열벽지가 편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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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벽을 다 붙이고 나니 바닥이 차가워서 바닥도 욕심이 나더군요. 단열벽지는 붙이기 어렵지 않아서 내친김에 바닥까지 다 붙여버렸습니다. 제 방 침대와 맞닿아있는 왼쪽 벽과 천장을 제외하고 모든 면을 다 단열재로 막아버렸습니다! 이미 이 작업을 끝내니 밝던 날이 어두워져 있더라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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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짐을 언제까지 책상 밑에 쌓아두기만 할 수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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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정리하기로 합니다. 선반을 보강하기는 했지만 무거운 앨범이 위로 올라가버리면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반에서 내려서 1층으로 옮겼습니다. 뒷면에 곰팡이가 그득해서 회생할 수 없을 것 같던 선반은 결국 뒷판을 떼어버리고 프레임만 이용해서 앨범 받침 겸 책꽂이로 사용하기로 했고요. 제 물건은 어차피 스마일 바구니에 담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둘씩 차촉차곡 정리하고 나니...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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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든 정리가 끝났습니다!!
선풍기가 있어서 많이 어지러워 보이지만.. 제 방 말고는 선풍기를 둘 공간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ㅠㅠ 제가 자주 쓰는 물건들과 애장품 상자들은 모두 2층에 제 눈높이에 있으니 생활하는 데 지장도 없을 것 같고요 ㅎㅎ
힘든 작업이었지만 드디어 발 밑의 짐들과 창고 안의 곰팡이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3.1절에 태극기를 거는 것 말고는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곰팡이와 정돈되지 않은 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열심히 작업을 했고 그 성과가 마음에 들기 때문에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할 수 있겠죠?? ㅎㅎ 괜히 뿌듯하네요.

이제 내일부터는 개강입니다.
네. 개강이요.
백수생활 청산하고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 마지막 4학년을 열심히 달려야 합니다.
올빼미족으로 완전히 생활패턴이 굳어버린 마당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니 어떻게든 되겠죠!! ㅎㅎ

2018년도 이제 벌써 세 번째 달입니다. 1분기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고,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내일은 깜짝 추위가 있다는데 건강 조심하시고 3월의 시작과 1주일의 마무리 모두 잘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아스트랄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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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강이요..화이팅.

하핳...우리 모두 화이팅해요!! 다시 한 학기를 열심히 생존해봐요!!

신랑 다 됐네 야..ㅋㅋ혼자서 저런것도 하고

어무이의 도움이 컸지...ㅎㅎ혼자서 하루만에 절대못해

위에 선반이 살짝 휜거 같이 보이는건 착각인가요?ㅋㅋㅋ

착각 아니에요 ㅎㅎ 저거 앞에 붙이는게 없어져서.. 찾아봐야해요;;ㅎㅎ

와 꼼꼼하게 작업하셨네요-ㅎㅎ
저렇게 하는 게 보기엔 쉽지만 진짜 힘들죠 ㅠㅠ 고생하셨어요
개강하면 바빠지겠네요~ 파이팅입니다^^

보기엔 뭐가 어렵겠어 했는데 어렵더라고요ㅠㅠ 4학년 이제 시작이죠!! 힘낼게요 감사합니다

우와.... 고생많으셨어요! 개강이시구나~! 화이팅하세요!! 제 동생도 개강해서 좋지만 싫어하기도 ... 하던데ㅋㅋㅋ 3월도 화이팅!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해피리아님도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