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질 때

in #kr8 years ago

일터에서 돌아와 집으로 가는 그 짧고도 먼 길에는 늘 마리아노가 있었다. 타겟 보다는 조금 비싼 식료품이 많은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인데, 늘 퇴근하고 이 곳에 들러서 납작복숭아 하나라도 사야 마음이 풀리곤 했다. 한국 슈퍼마켓처럼 시식이 보편화되지 않아 당장의 허기진 배를 채울 수는 없지만 선반을 가득 채운 각각의 식재료 및 시리얼을 보자면 (단언컨대 시리얼은 최고의 음식이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배부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지친 하루가 온전히 씻겨나가는 기분, 늘 마리아노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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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여기가 어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