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5 --- 마추픽추로 가는 길목: 신성한 계곡 (Sacred Valley)

in #kr-travel7 years ago (edited)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재들이 마추픽추에 등정하기 전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까지 가면서 구경한 이곳 저곳을 같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5 --- 신성한 계곡 (Sacred Valley)

쿠스코(Cusco)에서 올란타이탐보(Ollantaytambo)까지

일단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를 가기 전에 기차역이 있는 올란타이탐보(Ollantaytambo, 실제 발음은 오얀따이땀보입니다)까지 가 보겠습니다. 쿠스코에서 올란타이탐보까지는 차로 두시간 정도 걸리는데 가는 길 중간중간에 잉카 제국의 유적들이 --- 그러고보니 이 일대는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로 불립니다 --- 남아 있습니다. 아재들은 교통 수단으로는 택시를 반나절 편도로 대절했습니다. 버스도 알아보시면 자주 있을 겁니다.

아재들이 거처간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 모라이 (Moray): 잉카의 고대 농경 유적입니다.
  • 염전 (Salinas de Maras): 마라스(Maras)라는 곳에 위치한 무려 기원전부터
    지금까지 소금 채취가 지속되고 있는 염전입니다.

이외에도 친체로(Chinchero)에서 페루 전통 직물을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시간상 아재들은 친체로는 그냥 넘겼습니다. 그리고, 도로 변에 있는 우루밤바(Urubamba)도 작고 예쁜 마을인데 시간상 도로변만 그냥 스쳐 지나갔습니다.

모라이 (Moray)

쿠스코에서 하루를 보내고 난 뒤에 아재들은 완전히 잉카 제국 모드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쿠스코부터는 뭐랄까 무조건 잉카 제국의 유산은 보고 간다는 강박관념에 빠졌다고나 할까요.

그 첫번째 유적으로 만난 것이 모라이(Moray)였습니다. 이곳 역시 신비감을 자아내는 잉카 문명답게 도대체 고대인들이 왜 이런 구조물을 지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이곳도 사진부터 보시겠습니다.

Moray
Moray
Moray
Moray

모라이의 기원이나 용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고 하는데 가장 유력한 설은 고대의 농작물 재배 실험장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모라이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온도 차이가 있으며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곳곳마다 다른 농작물을 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관개 시설(irrigation)이 되어 있어서 농작물에 물을 공급하기 좋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고대 잉카인들이 여기서 온도가 다른 계단 층층마다 다른 농작물을 심어 얼마나 잘 자라는지를 실측해 봤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추측이 되겠습니다.

마지막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겠습니다만 뒤쪽 배경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안데스 산맥은 어딜가나 저렇게 그림같은 --- 산으로 이루어진 병풍같은 배경을 보여 줍니다. 이 지역의 이름이 어떻게 Sacred Valley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유 중에는 분명 안데스 산맥의 웅장한 자태가 하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alinas de Maras 염전

해발 3500미터의 산악지역에서는 소금을 어떻게 구했을까요? 놀랍게도 잉카 문명인들은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생산했습니다.

이곳의 자연의 축복 중 하나는 아주 짠 소금물이 흘러 내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류가 등장하기 오래 전, 바다에 있던 지형이 융기를 통해 산으로 변하면서 그 당시 바닷물에 함유되었던 소금 역시 같이 융기된 지형 속에 암염(巖鹽)의 형태로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고산 지대에는 만년설이 적층되면서 빙하가 형성되었는데요. 빙하가 조금씩 녹으면서 그 물이 암염지대를 지나고 그 결과로 아주 짠 소금물이 Salinas de Maras에 시냇물처럼 흐르게 되었습니다. 잉카인들은 이 소금물을 말려서 소금을 채취하게 된 것이죠.

Salianas de Maras 염전은 가히 경이롭습니다. 염전과는 상관이 없을 것 같은 고산지대에 갑자기 커다란, 하얀색으로 뒤덮힌 밭들이 나오지를 않나, 그 하얀 것들이 전부 소금이질 않나, 게다가 이 염전을 기원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람들이 소금 생산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더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Salinas de Maras
Salinas de Maras
Salinas de Maras
Salinas de Maras

아래 사진은 흐르는 소금물을 직접 찍어봤습니다. 조그만 시냇물 정도 물이 바위 사이를 흐르고 있는데요 맛을 보면 아주 짭니다. 바닷물보다 더 짠 느낌입니다.

Salinas de Maras

Salinas de Maras에서는 사진이 참 잘 나옵니다. 하얀 소금밭의 군집(群集)이 좋은 배경이 되어 주고요. 뒤로는 멋진 안데스 산맥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겠습니다.

그나저나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잉카 제국에 대해서는 소위 미스터리만이 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원전부터 이런 염전에, 농경 기술에, 석조 건축 기술 까지 갖추고 있던 문명이 어떻게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을까요. 게다가, 그 문명이 문명의 기초인 문자를 갖지 않아서 그 문명에 대한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못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참으로 묘한 미스터리 가 득한 문명이 잉카 문명인 것 같습니다.

올란타이탐보(Ollantaytambo)

올란타이탐보는 마추픽추 등정의 전진기지 격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까지 가는 기차역이 있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아재들은 여기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기차 시간 전까지 구경을 했습니다.

올란타이탐보 역시 Sacred Valley에 위치한 곳답게 고대 잉카 제국의 신전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마치 미니 사이즈의 마추픽추를 닮아 있는데요. 사진부터 같이 보시죠.

Ollantaytambo
Ollantaytambo
Ollantaytambo
Ollantaytambo

이곳 역시 돌아다니려면 규모가 작지 않습니다. 산비탈 한쪽 면을 깎아 만들어 놓아서 구경만 하는데도 마치 가벼운 등산을 하는 느낌입니다. 이곳은 쿠스코에서 볼 수 있었던 거석은 많이 없었지만 돌을 절묘하게 쌓아올리는 잉카의 건축 기술은 유적의 형태로 여전히 구경할 수 있겠습니다.

이곳에서 아재들은 재밌는 경험을 합니다. 아마도 우리네 중학생들이 수학여행이나 야외수업을 나온 셈이었을까요. 누가 자꾸 "Por favor" (영어로 Please로 번역하시면 되겠습니다.)를 외치길래 돌아보니 예쁜 여학생이 우리가 많이 신기했나 봅니다.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아재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시안 아재들을 처음보지 않아서일까 싶었는데 참 귀여운 아가씨 였습니다. 그래서 이 여학생과 덩달아 몰려온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같이 찍는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그나저나 이 아가씨 사진에는 너무 수줍어 하는 모습으로 나왔네요. :)

A girl from Ollantaytambo

그리하여 아재들은 좋은 구경과 즐거운 만남을 거쳐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행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아, 그리고 탑승 전 또 기억에 남는 것이 이렇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바구니에 벌레 퇴치제(bug repellant)를 담아 팔고 계셨어요. 그 때만 해도 여긴 벌레라고는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쿠스코나 이곳까지 환경이 깨끗했습니다. 파리나 모기 비슷한 것도 없었어요.) 도대체 왜 저걸 팔고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알고보니 마추픽추의 흡혈 Sand fly 대비용 필수 아이템이었다는 겁니다. 나름 그 할머니께서는 신경을 써서 장사를 나오신 거였는데 무지한 여행객이 그걸 몰랐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마추픽추를 갈 일이 있으면 그 할머니한테 벌레 퇴치제를 꼭 사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추픽추 가시면 올란타이탐보에서 기차 타기 전 벌레 퇴치제를 파는 노점상 할머니를 찿아보세요. :)

마지막으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간단히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는 뭐라고 할까요. 여행지로서 커버하기에는 중요도가 떨어지고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기에는 마추픽추 등정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이 큽니다.

참고: 또 다른 잉카 유적지 Pisac

쿠스코 근교의 Sacred Valley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잉카시대의 유적이 Pisac입니다. 쿠스코에서 북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어서 따로 시간을 내어 구경을 해야 합니다만 마추픽추 이외에 볼만한 유적지를 꼽으라면 이곳이 괜찮다고 합니다. 아재들은 이곳이 올란타이탐보로 가는 길목에 있지 않아서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가 볼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영문이지만 다음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jonistravelling.com/pisac-other-must-see-inca-ruins-sacred-valley-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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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꽃보다 청춘"에서 모라이 가운데 누워있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페루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부럽네요ㅎㅎ

네. 언젠가 페루는 꼭 한번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답글 감사해요~

여행은 언제나 행복하죠

네. 갔다 와서 회상회 보는 것도 행복하네요. 감사합니다~

아ㅠㅠ 또 가고싶은 나라입니다ㅠ 개인적으로 쿠스코에서 마추피추까지 너무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염전은 정말 신기했습니다ㅎㅎ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잉카 시대의 문화가 여러가지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두 염전은 정말 신기했어요. 이 산꼭대기에 염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팔로우하고 가겠습니다. 저도 조만간 다시 페루여행기 작성 할 예정입니다. ㅎㅎ 좋은 페루여행기 계속 남겨주세요~!!! 페루여행기 계속 구경하러 오겠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했습니다. 자주 놀러 오세요~ :)

자세한 고퀄의 여행기 감사합니다.
남미는 아직 연이 닿지 않았는데, 꼭 가보고 싶네요.
팔로우 하였습니다. 계속되는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했구요. 계속 연재 찾아와 주세요. :)

와 하나같이 다들 걸작이네요.ㅎ
무슨 미스테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ㅎ

네. 잉카쪽 유적들은 항상 미스테리로 가득한 것 같습니다. ㅎㅎ

3월의 시작을 아름답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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