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kr-story7 years ago

한연우, 그녀는 치가 떨린다. 다리에 맥이 풀리고 후들거려서 그냥 서있기도 힘들다.

' 이 인간이 정말 어떻게 복수를 하지...? 아냐 복수하고 말 것도 없어 내가 떠나야지...'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 야 이 계집애야 니 서방 관리 좀 해라. 내 사진 하나 보낼게 너무 흥분 하진 말고...'

그러면서 휴대폰으로 전송된 사진엔 남편, 아니 그 자식이 어떤 년과 팔짱 끼고 모텔 들어가는 옆모습이다.

밖에서는 저 지랄로 힘 빼고 다니면서 집에 들어오면 처 자식 먹여 살리려니 뼈골 빠진다고 엄살이지...

이 새끼 들어오기만 해. 아유 열통 터져! 결혼 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바람이야. 바람질이...

백 일 좀 지난 아이 새끼는 배가 고픈지 사지를 버둥대며 울어대는 데도, 우유 먹일 경황도 없다. 어쩜 그 예쁜 애까지도 밉살스럽다.

'짜식아~ 내가 지금 네놈 우유 먹일 정신 있냐?'그랬다가도,

'아유~ 내가 벌받지 우리 아기가 무슨 죄가 있다고...'

서둘러 커피포트에 물 끓여 분유 타서 아이를 안고 먹인다. 먹이면서 생각하니 또, 화가 치민다.

아기한테 한 마디 한다. '너도 인마, 니 애비 처럼 살려면, 일찌감치 뒈져버려...

' 아이 가 젖 빨던걸 멈추고 크게 운다.

'어머나~ 어머나~ 알아들었나 봐 아냐, 아냐~ 너 말고 니 애비, 죽일 놈은 니 애비야...'

그 날밤 큰 전쟁이 터졌다.

'밥 줘'

'지금 밥이 문제가 아니거든~!'

'그럼 뭐가 문젠데?'

'여게 대해서 설명해 보시지?'

사진 영상을 디민다. 흘끗 쳐다본 남편 놈 눈에 핏발이 선다.

'넌 내 뒤, 추적하냐?'

'추적을 왜 해, 가만히 있어도 사진 찍어 보내는 사람 있는데.'

'그게 누구야?'

'누구면? 지금 그게 중요해?'

'그래 거래처 여직원 하고 연애 한번 했다. 영업 실적 올리려면 무슨 짓인들 못하냐?'

'야 이 새끼야, 넌 영업실적을 좆 지랄로 올리냐? 그것ㅅ도 처자식 멕여 살리려고?'

'관두자'

'뭘 관둬? 끝내 이 새끼야'

'그래 끝내자'

'그래 끝내! 더런 새끼'

남편 놈은 밖으로 뛰쳐나가고 연우는 폭포같이 눈물을 쏟는다. 헤어지면 당장 아이가 문제다.

시골에서 고생하시는 엄마 아빠가 얼마나 절망하실까? 어떻게든 아이는 내가 키워야지...

남편 놈은 자정을 넘겨서 술이 망태가 돼서 들어왔다.

'야~ 연우... 우리 퉁치자'

'뭘 퉁쳐!'

' 너 시골 서 처녀 때 바람 우라지게 피웠잖아, 그걸로 퉁치자고'

'이 자식이 지금 뭔 소릴 하는 거야? 누가 바람을 피워?'

'너 서정리 소문난 걸래잖아? 나는 뭐 귓구멍 틀어막고 사는 줄 알아?'

어머나! 이자가 누구한테 뭔 소릴 들은 게야?

동네 오빠들이 서로 나를 좋아해, 둘 다 가슴에 품어 안은 게 빌미가 되어 둘 다 떠나갔고,

그래서 동네 소문이 더럽게 나자 친정 부모님이 소문 모르는 서울 혼인 자리라고 서둘러 시집보냈는데.

이 자가 그걸 어떻게 알고... 그래서 죄짓곤 못 산다 했나 보구만...

연우는 아래 입술을 지긋이 깨문다. 새로운 불안이 가슴을 친다.

그래, 퉁치고 참고 살아봐! 그래 퉁치자 퉁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