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어느 날의 일기| 감정의 강가
반갑습니다 곰씨님. 저도 팔로우 했어요. ^^ 블로그 배경과 프로필 사진의 곰씨가 너무 귀엽습니다.
제 글을 보고 너무 많은 생각을 하실 필요는 없어요 ㅎㅎ 아마 곰씨님 마음에서 우울이 흘러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은데 너무 깊이 발만 담그지 않으시면 언젠가는 곧 멈출테니까요.
제가 옛날에 계곡에 놀러갔다가 물에 빠진적이 있거든요. 고인 계곡물 가운데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바위를 기준으로 왼편은 깊고(어른들이 말씀해 주셔서 알았답니다), 오른편은 얕았어요. 얕은 쪽으로 슬금슬금 올라가서 바위에 앉아 계곡과 놀고있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왼편의 물이 일렁일렁 하는게 신기해보이더라고요.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발을 담그고 싶어지는 기분이....
그래서 발을 쭉 내미는 순간!! 바위 옆 이끼에 미끄러져 그대로 입수했어요. 세상에나.. 고개를 들어보니 수심이 한 2~2.5M는 됐던 것 같아요. 시커먼 물 속에서 버둥거리는 데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죠. 그러다.. 뭐 결국은 수영 선수 출신 어른이 오셔서 허리춤을 잡고 훅 들어 올려주셔서 목숨을 구하고.. 지금 스팀잇을 하고 있는데요. 아무튼 이 한 줄을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길게 썼는데요... ㅋㅋㅋ 이 무기력과 우울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일렁거리는 물 처럼 사람을 홀리고 발목을 잡아챈답니다.
우울의 강가는 그냥 아 우울의 강 근처에 왔나보다 인식은 하시되, 들여다보거나 발을 깊게 담그지 마시고 지나쳐 가세요. 모른척 다시 슬슬 멀어지는 게 상책입니다. 멀어지는 방법은 햇빛 쪼이기, 운동하기, 맛있는 거 먹기, 재밌는 영화나 tv보기, 곰씨랑 놀기 등이 있습니다 :) 이 때만큼은 제가 쓴 우울에 관한 글 같이 괜한 생각을 자극하는 활동은 피하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응?)
이렇게 정성스러운 댓글에 엄청난 위로를 받고 갑니다ㅠㅠ
정말... 그냥 지나쳐야지 하고도 우울에 가까이가서 자기 연민에 빠지는 건 순식간인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