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건] 내 친구 긍갑이
긍갑이와 난 지방 광역시 출신이다.
그런 긍갑이와 난 술을 적당히 즐길줄 아는 술친구이다.[^!^]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던 긍갑이가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던 그날...우리는 몸에 술에너지를 충전하며 서로의 근황을 술안주 삼아
웃고 떠들었다.[술은 인생을 즐겁게 한다.]
어느정도 얼굴이 붉어 지려던 찰나 긍갑이가 흐뭇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긍갑 이야기 시작
<오늘 터미널에서 하차해 택시를 잡으려는데 왠 정장을 입은 노인 한분이
다가와 자기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서예가라며 명함을 건내며 붓과 벼루를 사가지고
막차가 끊기기전 할멈이 기다리는 시골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갑을 잃어버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젊은이가 18만원을 빌려주면
내일 당장 집앞 농협에서 돈을 부쳐주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기에
긍갑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모습도 생각나고 해서
본인지갑까지 내보이며 15만원 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빌려가시겠냐? 했더니, 노인이 너무 고마워 하며 그거라도 빌려달라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고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젊은이가 날 살렸다며 날! 못 믿을수도 있으니 내 휴대폰에 바로 전화해 보라하여
현장에서 서로의 휴대전화번호와 긍갑의 계좌번호까지
교환하며 화기애애 하게 집으로 돌아가시는 표까지 끊어주고 터미널에서 헤어졌다고 함.
그러면서 긍갑이는 자기가 오늘 오랜만에 고향에 와서 좋은일을 했다면
자랑하며 말을 이어가던 찰나!> 긍갑 이야기 끝.
순간 내 머리속을 스치듯 지나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학교 선배 친구가 얼마전 역에서 겪었다는 이야기랑 많이 비슷했다.
그 선배 역시 모르는 노인에게
5만원을 빌려주었고 그 후로 받지 못했다고 경찰에 신고할까말까 고민이라던 이야기.
나는 긍갑이에게 노인의 전화번호를 받아 바로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휴대전화 너머의 젊은 여성 목소리는 너무도 섬뜻하고 우울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소리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긍갑이의 충혈된 눈, 그럴리 없다며 지금은 주무시느라 폰을 꺼놓은 것이고
내일 아침에 전화하면 할아버지는 분명 받으실꺼라고...
정말 교수님같이 생긴 점잖은 할아버지였다며
할아버지들이 초저녁 잠이 많아 휴대폰을 꺼놓으신거라며
지금의 찜찜한 상황을 외면하며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계속해서 전화버튼를 눌러대는[명함의 있는 집전화번호까지....없는 번호호호호호호호호.....]
긍갑이는 멘붕이 자연스레 찾아왔고...
그때부터 폭주는 시작됐다.
다음날...
그 다음날...
그렇게 내 친구 긍갑이는 세상에게 돈잃고 맘아파하고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많은 걸 깨달았다는 후문이다.
그때를 돌아보면 긍갑이가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아직도 궁금하지만
다시 꺼내기 힘든 가슴 아픈 그날의 그 이야기...^-^;
보이스 피싱이 활개치기 전 사회초년생들은 울친구 긍갑이처럼 터미널 앞 혹은 역전 앞,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사기꾼들의 먹이감이 되곤 했다. 얼마전 인터넷 기사를 보니 보이스피싱 역시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피해를 입고 있다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여!, 의심되는 전화는 일단 끊으세요!
글 김작가[이거 진짜 실화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친구들과의 추억, 글재주는 없지만 스팀잇에 공개할게요! 호호호]
그림 6192[마를린 맨슨, 위의 그림을 친구 6192가 실제 대학때 그려줬었습니다!. 근데 저희 어머니가 해괴한 그림을 집에 걸어놨다며 어느날 버렸어요! ㅜ . ㅠ 저희 어머님! 6192가 유명해지면 어쩌시려고... 나중에 정말 비싸질 그림인데...내 친구 유명해질껀데...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