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Of C2H6O / 알콜의 세계] 맥주, 대체 뭐가 뭐니? : Index Of Beer
요새 수제맥주로 흔히들 이해되는 Craft Beer에 빠진 A는 기쁩니다.
여기 저기를 가도 맥주가 널려있거든요! 바야흐로 1,000만 맥덕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편의점 4캔 1만원짜리를 비롯해 이마X, 홈X러스 등에 가도 맥주가 한가득이고, 동네 여기저기에 Small Pub도 많이 생겼고, 국내 맥주도 그 품질이 엄청나게 올라갔구요!
그러나 맥주를 사러 진열대앞에 선 A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대체 이 많은 맥주 중에 뭘 먹어야 한다는 거야?
먹어보지 않고서 맛을 알 수는 없는 거야?
이런 종류의 고민, 여러분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지금도 맥알못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맨처음 Craft Beer를 먹을 때에만 해도 이 문제로 정말 골머리를 앓았거든요. 하물며 많은 제품이 들어온 지금은 더할 거에요.
이번 글은 맥주를 먹어보지 않고 대강 어떤 맛인지 파악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그것은 바로 맥주와 관련된 '지표'입니다. ABV, IBU, SRM 그리고 플루토 수치가 있는데 하나 하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것만 알면 당신도 맥덕이 되어버렷!
- ABV : Alcohol By Volume = 알콜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나?
말 그대로 술의 도수입니다. 소주 20도,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여기서 하나, 맥주가 도수가 낮아서 취하지 않는다구요?
천만의 소리! 아래 그림을 보시지요.
흔히들 말하는 카X, 클라우X 등의 Lager 계열은 도수를 일부러 4~6도로 낮춰 만듭니다. 좋은 목넘김과 청량감을 위해서죠. 사람들이 더 많이 먹어서 이윤도 올라가고 (....)
그러나 이건 라거에만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Bock, Imperial Stout 등은 10도를 우습게 넘어갑니다. 15, 16% 정도가 되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맥주는 곡주(穀酒)이므로 섞어먹거나 하면 머리가 더 아픕니다 하하하....
- IBU : Index of Bitterness Unit = 이 맥주가 얼마나 쓴가?
맥주의 가장 특징적인 맛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맥주를 먹으면 제법 씁쓸한 맛이 올라오죠? 다른 주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맥주에만 고유한 맛입니다. 이 쓴 맛에 익숙해지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맥덕이 되는 것인데요, 이 쓴 정도를 정량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수치가 있습니다.
바로 IBU인데요, Index of Bitterness Unit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겁니다.
맥주를 만드는 기본적인 원료는 물, 맥아(Malt), 효모(Yeast) 그리고 홉(Hop)입니다. 재료를 넣고 화학분해할 때, 홉은 휴물론(isohumulone)이라는 미생물을 뱉어냅니다. 이 휴물론은 맥주의 쓴 맛을 결정짓습니다. 즉, 측정단위당 발견되는 휴물론의 양에 따라 바로 맥주의 쓴 정도를 결정짓는다는 것이지요.
그럼 맥주 종류마다 IBU의 정도는 얼마나 될까요?
위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맥주집에서 흔히들 보이는 IPA는 홉을 많이 넣었으므로 당연히 더 쓴 맛이 나지요.
여기서 하나 주의할 것이, IBU가 쓴 정도를 보여주는 절대적인 지표는 되지 않습니다. 맥주의 다른 맛에 의해서 쓴 맛이 충분히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의 2가지 맥주 중 어떤 것이 더 쓴 맛이 강하게 느껴질까요?
- (1) IBU 20, 몰트맛이 약함 vs (2) IBU 60, 몰트맛이 강함
정답은 (1)번입니다. 왜냐하면 맥아(Malt)는 상당히 화학분해 과정에서 상당히 달달한 맛을 내면서 맥주의 다른 재료 맛을 덮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2)의 경우는 맥아가 쓴 맛을 가려버리고, 따라서 (1)이 더 세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미국에서 주도적으로 개발된) IBU 수치와는 달리 유럽 특유의 EBU란 수치도 있습니다. 쓴 정도를 나타내는 같으나, 계산식이 달라서 IBU보다 약간 낮게 측정됩니다. 유럽에서 들어온 맥주는 EBU를 쓰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SRM = 맥주의 색깔은?
맥주를 다른 주류와 차별화해주는 것이, 바로 다채로운 색깔입니다.
이 아름다운 색깔을 보세요! 이게 다 보리, 맥아, 효모로만 만들어낸 같은 종류의 술이에요 ♥
그런데 이 색깔을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을까를 양키들(!)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그들은 SRM이라는 용어로 정리합니다. Standard Reference Method의 머릿글자입니다.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로스팅한다는 것은 맥아를 볶는다는 얘기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흑맥주는 맥아를 볶아서 어느 정도 탄화시키기에 까만 색을 내고, 카X나 클라우X 같은 것은 맥아를 거의 본래 상태로 쓰기에 상대적으로 밝고 경쾌한 색을 보이는 것이지요.
SRM에 관련해서는 딱 2개만 기억하면 됩니다.
- SRM이 낮다 = 밝고 경쾌한 노란색
- SRM이 높다 = 어둡고 둔탁한 흑갈색
그리고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SRM이 높으면 ABV도 같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Plato 수치 =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맥주인데 얼마나 도수가 높나?
유럽, 특히 체코나 독일권에서 나온 맥주는 12˚ 나 10˚같은 이상한 수치만 써져있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위에서 밝힌 ABV의 다른 표현인 플라토(Plato) 입니다. 아래 그림은 그 예시입니다.
플라토(Plato)는 액체 비중계가 나타내는 수치로서 맥아즙 (Wort : 발효가 이뤄지지 않은 효모가 들어가기 이전의 맥주 형태, 맥주와 같은 발효주는 효모가 당(Sugar)을 먹고 알코올을 배출하기 때문에 발효 전 상태인 맥아즙에는 알콜이 없음) 내 당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다시 설명해서 플라토(Plato)는 맥즙에 녹아든 맥아에서 추출한 당(ex:Sucrose)의 중량 비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12 Plato 라 함은 물과 당이 섞인 용액(맥즙)이 100g 이라면 12g 의 당을 포함한다는 뜻입니다. 쉬운 표현으로 맥즙 내 당에 의한 농도가 12% 라는 것이죠.
플라토(Plato)는 1843년 체코 보헤비아의 과학자 카를 발링(Karl Balling)이 밝혀냈고 이후 독일의 과학자 프릿츠 플라토(Fritz Plato)에 의해 다듬어졌습니다. 플라토(Plato)는 현재 유럽의 양조장들이 맥주 내 알코올 % 를 알아내기 위한 여러 수단들 가운데 가장 애용하는 방식으로서 12˚, 10˚ 등의 수치는 발효되기 이전의 수치(Original Extract)입니다. 플라토 수치는 독일과 체코에서 자주 보입니다.
단순한 변환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10˚ Plato 는 대략 4 % 대의 알콜 도수, 12˚ Plato 는 어림잡아 5%의 알콜 도수에 상응합니다. 도펠복(DoppelBock)으로 인정받기위한 18˚ Plato 는 약 7.5% 의 알콜 도수쯤 됩니다. (근사값을 얻는 가장 확실한 분모로 2.4라는 수치가 제시되기도 합니다. 즉 18 Plato ÷ 2.4 = 7.5% ABV)
이상 ABV, IBU, SRM 그리고 Plato 수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조금 복잡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런 용어를 알고 나면 훨씬 더 있어보이고(!) 친구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맥주 잘 안다는 말을 듣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맥주를 더 많이 먹게 되고, 배가 나오게 되고, .... 어?
많은 이가 즐기는 맥주, 보다 알고 먹자는 의미에서 짧게 준비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의 자료 중 ABV, IBU, SRM 관련 그림은 The Table Brewing의 Instagram 계정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림의 저작권은 모두 The Table Brewing 측에 있음을 밝힙니다.
Plato 관련 논의는 비어포럼 게시글(http://www.beerforum.co.kr/index.php?document_srl=108024&mid=article_beer)에서 다룬 내용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본래 글을 작성해주신 '살찐돼지' 김만제 님에게 감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Thank you for sharing this, following you
Almost all contents are written in Korean so you may not grasp what I wrote here, but anyway thx for stopping by my wall :)
맥주 정말 좋아하는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네요 :) 좋은 글 고맙습니다!
아 ㅠㅠ 사실 읽을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 이렇게 읽네요..ㅠㅠ 임신중이라 강제 금주중인데..ㅠㅠ 저의 모든걸 자극하시고 계십니다~ 그런의미에서 업봇 퐝퐝 드려요!
윽.... 죄송합니다 ㅠ.ㅠ 자제하겠습니다
상면, 하면 발효 맥주 모두 가리지 않고 없어서 못먹는 사람입니다만,
결국 직장생활 하다 보면 제일 많이 먹는건 머니머니 해도 소맥이네요 :)
포스팅 잘 봤습니다~
어이쿠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 전 라거로 시작해서 에일로, 요새는 다시 라거와 에일 둘 다 먹고 있습니다.
맥주 2편은 맛있는 소맥의 비율에 대한 포스팅인가요? ㅎ
윽, 제가 소맥도 잘 먹긴 하지만 소맥은 맥주에 대한 모독입니다. 다음 것은, 동네별 갈 만한 브루어리나 펍 이런 것들로 생각 중입니다. 확정되진 않았습니다 ^^:;
ㅋㅋ 모독까지야.. 다양성을 존중해 주세요 :D
구지 모독이라면, 한국 맥주를 맥주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던데 ㅋㅋ
재미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이쿠. 앞으로도 열심히 적을게요!
✈ 제 고등학교 친구도 집에서 맥주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요새 수제 맥주에 대해 취미와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홈브루잉.... 저도 곧 본격적으로 뛰어들 듯 하여 무섭네요. 한국에선 홉 값이 많이 비싸거든요 ㅠ.ㅠ
재밌는 내용입니다! IPA 를좋아하니 저도 맥덕이군요ㅎㅎ 업보팅 팔로우 하고가요~~
빠져드시면 됩니다 함께. 헤헤헤헤
글 앞에 예시로 나온 A가 제 얘기 같이 느껴집니다ㅋㅋㅋ 그래도 글을 읽고 많이 배워갑니다!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
맥주의 세계는 심오하네요 ㅎㅎ 맥주를 자주 마시는데 이렇게 전문적으로 쓰인 글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보면 좋을 것 같아 리스팀 해갑니다!
맥주 오덕이라 글 정독했습니다.
세계맥주 200여종을 다 마셔봤음에도 불구하고 맥주 소믈리에의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ㅋㅋ
글 말미에
도펠복(DoppelBock)으로 인정받기위한 18˚ Plato 는 약 7.5% 의 알콜 도수쯤 됩니다.
라고 하셨는데 도펠복이 뭔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