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입문
어린이 날 대체휴일인 월요일
아이들과 함께 충남 태안을 찾아
하루 힐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차가 밀릴 것을 예상하고
아침일찍 서둘러 출발했는데
뜻밖에 도로가 한가한 느낌??
순식간에 충청도에 이르고
이렇게 되면
예상보다 일찍 태안에 도달하게 된다.
서산에 이르렀을 때
가까운 해미읍성을 들러가기로
시간표를 급히 조정한다.
해미읍성은 참 예쁜 성이었던 기억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많지 않은 시간에 도착했고
주차장에 주차장의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해미읍성은 거대한 돌로 축성된
수원 화성의 성벽과 달리
성벽이 작은 돌들이 촘촘히 쌓여 만들어졌다.
군기를 쭈욱 꽂아둔 것이
자칫 썰렁할 수 있는 유물에
생명력을 부여한 듯한 인상을 준다.
볼수록 아담하고 아름다운 성이다.
해미읍성 맞은편으로는 각양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날은 음식을 함께 할 수는 없었고
우선 해미읍성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이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대했다.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수문장을 볼 수 없었는데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는 볼 수 있었다.
예전 방문에서는 마네킹처럼
미동도 않던 수문장이
이젠 여유있게 오가며 손님을 맞는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게다. ㅎ
성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에 거대한 크기의
산발한 나무 하나가 보인다.
왠지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가게 하는 녀석이다.
무엇을 경계하는지 모르겠지만
못보던 포졸 둘이서 경계를 서고 있는데..
맨 앞의 사진은 옥사를 관리하는 포졸이다.
서류를 살피며 우리가 찾아온 이름이 있는지..
마당에 자리 잡은 것은 곤장틀이다.
이것을 보는 사람들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누군가는 반드시 저 위에 올라가야 한다.
아줌씨들 중 두 분이 자진해서
엎드려 치도곤을 맞는다.
누군가가 기념사진도 찍는다.
우리도 그랬었다.
그리고..
잠시 뒤 보니
우리 아그들 셋이 가위 바위 보를 한다.
막내가 걸렸다.
언니 오빠라는 것들을 믿고
올라가 엎드렸다가
뻐억 소리가 나도록 한대 맞는다. ㅎ
믿을 걸 믿었어야 했다. ㅎㅎㅎ
뻘떡 일어나 쫓아가지만..
What's done is done. ㅎ
그러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
왕가 체험을 시작한다.
아들의 군주의복
큰 딸의 왕비(?)의복..
막둥이의 어사의복
모두 잘 어울린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가?? ㅎ)
도우미로 섬겨주시는 어르신의
그 섬세함에 감동한다.
무료봉사의 일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
정말 귀감이고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선물이라도 하나 전달해 드리고 싶을 정도로..
의복으로라도 오늘은 좀 출세해 보자. ㅎ
그 사이 동인이는 옷 갈아입었다.
이번엔 장군복이다.
키가 큰 녀석이어서 제법 잘 어울린다.
팔불출이라 애들 입는 것이 다 잘 어울려 보인다. ㅎ
나오는 길 다시 정문 근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