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유

in #kr-gazua7 years ago (edited)

고향이 전남 시골 마을인 나는 어릴 적부터 주택에서 살아왔어.

어릴 적 친구네 놀러 가서 봤던 아파트는 앞, 뒤, 좌, 우 사방이 같은 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있었어.

그때부터 였을까? 난 아파트가 싫었던 것 같아.

수도권으로 취직하고 스물 다섯, 남들보다 조금 빠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첫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지.

첫 아이 아들, 그리고 선물 같았던 쌍둥이 딸을 낳았고,

하루 하루가 정말 행복하고 감사 했어.

직장 사업장 이전으로 부산으로 이사를 해야 했고,  와이프의 의견을 존중해서 고민 끝에 또 다시 아파트를 택했어.

마냥 행복했었던 아파트의 생활은 아이들이 커 갈수록 점차 스트레스로 다가왔어.

아파트 특유의 답답함을 더해 층간 소음 까지..

두꺼운 벌집 매트를 바닥 전체에 깔고, 살금 살금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4살, 3살, 3살 말이 통할 리가 없었지.

아랫집도 아이들을 키워서 많이 양해 해 주셨지만 성격 상 더욱 아이들을 통제 해야만 했어.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정말 힘들었고,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

한 가지가 싫어지니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더라.

퇴근 후 숨 막히는 아파트로 향하는 내 모습이 네모난 철창 속에 빽빽이 들어차 꼼짝 없이 알만 낳는 산란계 마냥 복잡하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았어.

엎친 데 덮친 격.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 이었을까?

병마가 찾아왔어. 급성 백혈병.

발병 일주일 만에 의사가 사형선고를 내리더라. 오늘 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양가 가족들과 아이들이 찾아왔어.

내 임종을 지켜보는 가족들 앞에서 마음 속으로 믿지도 않는 신들에게 살려 달라고 빌었어.

혼자 남아 어린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와이프 얼굴을 보는데 절대로! 무조건! 살아야 겠다는 생각만 했었던 것 같아.

기도가 통했었는지 난 하루를 더 버텼고, 다음 날 아침 정말 위험하지만 서울 ㅅㅁ 병원으로 전원 하기로 결정했어.

운이 좋았는지 무사히 도착해서 바로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었어.

폐에 피가 가득 차 있었는데 부산 ㄷㅇㄷ 병원에서는 날 포기했었거든.

(병원은 무조건 서울로 가라는 말 흘려 들으면 안돼, 이건 정말 팩트야!)

수술 결과가 정말 좋았어. 중환자실 한 달 가량 누워있다가 무균실로 이동해서 향암 치료를 시작했지.

1년 가까이 항암치료차 병원 생활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왔어.

한 달에 한 번 서울로 통원 치료를 다니며 그동안 모아 둔 돈과 약간의 보험금으로 땅을 보러 다녔는데

운이 좋았는지 저렴한 가격에 공기도 좋고, 등산로도 있고, 생활권도 좋은 땅을 살 수 있었어.

직접 설계사 만나 설계해서 토목과 건축까지 만 9개월에 걸쳐 내 집이, 우리 집이 완성 됐어!

2017년 8월 그렇게 우리 가족은 전원 생활을 시작 했어!

제 2의 삶인 만큼 해보고 싶은 거 전부 다 해보고 살 거야.

즐거운 주말 보냈기를 바래.

안녕!

@nomad-life

Sort:  

수술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네. 건강 잘 챙겨~

지금은 정상인보다 건강해 보여서 문제야... 응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