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더 피아트 스탠다드steemCreated with Sketch.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사이페딘 아모스

레바논 아메리칸 대학 경제학 교수

전 세계 비트코인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he Bitcoin Standard"의 저자.

암호화폐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경제 고문'으로 발탁되어 활동.




"금과 달러부터 암호화폐까지 부의 가장 확실한 미래"




이 책의 원서는 2021년에 출간된 "The Fiat Standard"이다.

시기적으로 2021년에 첫 출간된 책을 한국에서 2024년에 번역본으로 읽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아쉽다.

특히나, 속도가 빠른 암호화폐 업계에서 3~4년이면 비트코인 한 사이클이 지나갈 정도로 긴 시간인데 말이다.




과거 저자의 책 <비트코인 스탠다드>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사이페딘 아모스의 책을 읽으면 뇌가 약간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다.

큰 깨달음을 얻을 지적 능력이 부족하지만, 내가 여지껏 보고 들으며 살아온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한 번 구경하고 오는 듯 한 느낌이다.

이번 책에서는 각 나라 정부에서 제약없이 무제한으로 법정 화폐를 찍어내는 세상이 온 이후로,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음식 영양소, 과학, 교육, 자연 환경에 대한 상식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스탠스는 법정 화폐의 몰락과 비트코인 채택이 아니다.

각 국 정부가 법정 화폐 시스템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공존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채택에 따라 오히려 현 시대 법정화폐로 인해 발생된 다양한 문제, 특히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말한다.




책 저자는 이 책의 목표를 아래와 같이 기술했다.

  • 기술 공학과 기능의 관점에서 법정화폐 체제를 하나의 기술로 탐구하고, 그 목적과 흔히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법화 사용에 대한 더 넓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도출.

  • 한 세기 동안 기존의 법화 체제의 혜택을 누려온 정보와 은행의 낭만적 예찬에서 벗어나 법화 체제의 작동 원리와 공학적 구조, 그리고 법화 체제가 현실에서 돌아가는 방식을 재정의 하는 것.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중 일부



미국 정부가 금태환을 중단하면서 세계가 법정화폐 체제로 전환한 지 53년이 지났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법화 외의 화폐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우선 법화 체제는 비트코인과 달리 계획적, 의식적, 의도적으로 설계된 금융 운영체제가 아니라는 점부터 이해해야 한다.

그보다는 정부가 채무 불이행을 막을 편리한 방법과 정치적 제약 사이에서 복잡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법화 시스템의 기본 특징은 미래에 지급이 약속된 화폐가치를 정부의 보증을 전제로 현재 화폐가치와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비록 경쟁 시스템인 자유 시장에서라면 살아남지 못했겠지만 정부의 공권력이 받쳐준 덕분에 아주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다.




법화는 기회비용 개념을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인간과 모든 동물이 일상에서 자원의 희소성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자연의 질서에 도전장을 내민다.

자연의 섭리가 고난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인간에게만 보상을 제공하듯, 시장의 섭리는 남들이 개인적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생산하는 인간에게만 보상을 내린다.

그러나 한 세기 동안 경제가치가 위협을 받은 뒤로, 이 자명한 경제 논리를 이제 세계 대부분의 인구는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 부정한 채 자신의 생계를 정부의 구원에 의존하고 있다.




법화 본위제가 자리 잡기까지 과정은 길었지만 그것이 남긴 족적은 다양했다.

금 회수, 물가 상승, 물가 통제, 중앙집중식 계획, 신용 인플레이션, 호황과 불황, 그리고 금과 연동성이 느슨해진 자국 통화를 외국 통화 체제에 퍼 나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려는 시도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법화 본위제는 엔지니어 한 명이 설계해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그보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앙 은행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60년간 정치와 화폐가 결합해 온 끝에 불가피하게 나타난 지정학적 결과였다.

법화의 역사는 곧 정부가 채무 불이행에 대처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

건전화폐를 공급하겠다거나 국제결제를 용이하게 하고자 의도적으로 설계된 기술은 아니라는 얘기다.




법정 화폐는 전 세계의 금융 및 통화 서비스를 독점하는 부채 기반의 중앙집중식 장부를 강제로 구현한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법화 본위제는 국제 결제망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개인의 저축을 희생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해친다.




법화 본위제는 먼저 개인의 저축 능력을 없앤 다음, 사람들이 주택을 저축 계좌처럼 취급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법화는 현금이라는 실물 형태로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중앙 은행이 후방에서 지원하는 은행들이 대출 업무로 창출한 디지털 형태를 띤다.

따라서 새로운 화폐는 발권기로 찍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채가 생성될 때마다 만들어진다.

화폐 발권은 기존의 통화량 중 일부를 디지털 형태에서 실물 형태로 바꾸는 것일 뿐이다.




대출은 사실상 법화 토큰을 새로 채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부채를 생성하려는 강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은행은 새로운 통화를 창출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다들 앞다퉈 대출업 허가를 받으려 한다.

정치인과 정부기관들도 대출이 늘어나면 투자와 소비가 활발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출을 장려하려는 강력한 동기부여에 직면하게 된다.




법화의 문제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부를 단순히 유지하는 데만도 아주 적극적인 관리와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돈은 얼마나 있을까?

법화가 얼마나 현존하는지 정확한 규모를 아는 사람은 없으며 통화 공급량을 계산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상당히 엇갈린다.

(...) 법화는 본질상 미래의 화폐와 현재의 화폐가 섞여 있기 때문에 진정한 화폐를 정의하려면 어떤 척도를 적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답은 없다.




법화 본위제의 기반 기술은 대출 과정을 통해 화폐 단위를 생성하는 능력이다.

(...) 법화의 경제 체제가 더 많은 부채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는 만큼, 법화 사용자는 가능한 한 부채를 지려는 유인에 이끌리게 된다.




법화는 계층화된 시스템이다.

저차원의 사용자는 실물 지폐에만 접근할 수 있다.

반면에 고차원 사용자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부채를 생성할 수 있으며, 특히 신용이 좋은 사용자라면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법화 사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위 계층은 잔액이 양수다.

그러나 전 세계의 금융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상위 계층은 잔액이 대개 마이너스다.

법화 본위제에서 부유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화라는 토큰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보다 법화로 표시된 부채가 많다는 의미이며, 이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거나 계좌에 예치된 법화의 양은 보잘 것 없어 보인다.




잔액이 마이너스인 사용자, 즉 채무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재산 가치가 소실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거나, 대출을 받고 이자를 몇 번 이행하지 못하면 담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법화는 재정 관리의 수단 중 하나인 저축을 사실상 파괴하면서 엄청나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법화 본위제에서 부채를 지지 않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남들이 생성하는 부채 때문에 법화의 구매력이 떨어져서 부를 침범당하는 손해를 본다.

반대로 부채를 지는 사람들은 시뇨리지의 혜택을 어느 정도 누린다.

그러므로 부채를 지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무모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는 셈이 된다.




법화 본위제에서 재산을 잘 불리려면 실물 자산을 획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산을 획득하기 위한 자금은 부채로 조달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인플레이션은 자산 가치보다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대출 가치를 더 절하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대출 기관과 차용인이 법화 채굴에 같이 참여하기 때문에, 차용인은 실물 자산을 저금리로 구매할 수 있어 시뇨리지 이득을 충분히 누린다.




자본 시장에서 가장 판매성 높은 상품은 미국 국채로, 책 출간 시점 기준으로 총 가치가 약 28조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 대형 기관 투자자가 미국 국채를 가치 저장의 수단이자 준비금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시장에 큰 변동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거액을 현금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계획은 사람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겠지만,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공통 특징은 가공식품을 식단에서 빼는 것이다.




공교육에 재정적 제약이 없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다.

정부는 법화로써 초등교육에서 최첨단 과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 걸친 교육 시장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교육 및 과학 분야에서 시장 경제의 정상적인 작동을 중단함으로써 누구에게 교사 자격을 주고 무엇이 과학의 범주에 들어가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

교육은 더 이상 배움에 대한 학생의 필요와 열망을 채워주거나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한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정부가 운영하고 지원하는 학교에서 법화의 자금원을 양성한다는 정치적 목표만 충족하면 그만이다.




법화 시대의 과학은 공포를 조장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그럴수록 더 많은 지원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에 부채의 해방이라는 선물을 선사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미래의 부채 부담이 없는 현물 성질을 띠며,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고민거리인 부채의 화폐화와 만연하는 재정 적자의 탈출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은 법화와 달리 중앙 당국의 명령이나 규제가 필요 없다.

그래서 국가와 별개로 존립할 수 있는 화폐다.

또한 비트코인은 한 국가가 글로벌 기축통화를 발행할 때 발생하는 여러 지정학적 문제를 무색하게 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글로벌 통화다.




비트코인을 법화 중심의 현금 송금 시스템과 비교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비교를 떠들어대는 사람들은 소비자의 대면 결제 행위와 결제 완결성 개념의 차이를 오해했을 소지가 크다.

화폐 간에 공간적 판매성을 정확히 비교하려면 자산의 '결제 완결성' 측면을 따져야만 한다.

금융기관 간에 법화 결제를 청산하려면 국내에서는 며칠, 국경 밖에서는 몇 주씩 걸린다.




비트코인은 그 가치를 입증하려 정부 당국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자유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으면 그만이다.




법화는 인플레이션 특성상 현금으로서 기능이 약화되었고, 그 결과 사람들은 다양한 현금 대체물을 찾았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비해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서 현금의 기능을 되찾고자 주로 국채는 물론 실물 금, 부동산, 주식을 보유한다.

이제 비트코인도 이 목록에 추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자산이다.




가치 저장소를 찾는 투자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비트코인의 우수한 시간적 판매성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은 전 세계 인구의 현금 보유분에서 계속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다.




요즘에는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집단 중 특히 의욕 넘치고 목소리가 큰 소수가 생겼다.

미국에서는 의욕적인 소수파가 조직적으로 결집하면 단순히 특정 사안에 자신들이 다른 집단보다 더 관심 있다는 이유로 정계를 쥐락펴락할 가능성이 높다.

흔히들 민주주의를 다수의 지배라고 생각하지만, 조직화한 소수의 지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사람들은 어떤 기술을 사용하기 전에 상당한 시차를 두고, 그 기술이 성공적이고 안전하고 믿음직하고 꾸준하게 작동하는지 지켜봐야 직성이 풀린다.

대다수의 사람이 마침내 비행기를 처음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 제트 항공기를 연구하고 나서가 아니라, 몇 년 동안 비행기가 무사히 작동하는 모습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비트코인과 암호화 기술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 결과를 읽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수년 동안 비트코인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 이 디지털 형태의 가치 저장소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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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2015 님, 흥미로운 서평 감사합니다! "The Fiat Standard"에 대한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글이네요. 사이페딘 아모스 교수의 책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각국 정부의 법정 화폐 시스템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공존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부분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3~4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트코인 한 사이클이 지나간다는 점을 언급하며, 2021년에 출간된 원서를 2024년에 번역본으로 읽는 아쉬움을 표현하신 부분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함께 토론하며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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