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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booksteem] 문명의 붕괴(Collapse) | 재레드 다이아몬드

망가레바 섬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까뀌를 비롯해 연장을 만들 만한 단단한 돌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양질의 철 광석을 제외하고 웬만한 천연자원을 모두 갖고 있는 미국의 처지와 비슷하 다). 망가레바 석호 주변의 산호섬들에는 양질의 돌이 전혀 없었다. 화 산섬에서도 거친 현무암을 구할 수 있었을 뿐이다. 집을 짓고 받의 담 을 쌓는 데, 솥이나 카누의 닻을 만드는 데, 음식을 빻는 도구 등 거친 연장을 만드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거친 현무암으로 단단한 까뀌 를 만들 수는 없었다. 다행히 핏케언 섬이 이런 부족을 채워주었다. 면적이 2.5평방마일에 불과하고 깎아지른 듯한 사화산 섬인 핏케언 섬은 망가레바에서 남동 쪽으로 4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망가레바 섬 사람들이 카누 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를 며칠 동안 헤매다가 핏케언 섬을 발견하고, 배를 댈 수 있는 유일한 해안으로 상륙해서 가파른 비탈을 기어올라가 다운로프(Down Rope) 채석장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겠는가! 남 동폴리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흑요석을 캘 수 있는 채석장이었다. 흑요 석은 깔끔하게 절단하는 데 사용되는 예리한 연장, 예컨대 가위나 칼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게다가 해안지대를 따라 1.5킬로미터 남짓 떨어 진 곳에서 양질의 현무암을 지닌 타우타마(Tautauta)를 발견했을 때 그 들의 기쁨은 환희로 변했을 것이다. 그때부터 타우타마는 남동폴리네 시아에서 까뀌를 만드는 가장 큰 채석장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부분들에서 핏케언 섬은 망가레바 섬에 비해 모든 조건 이 열악했다. 간헐천이 있었고, 먼 바다까지 항해할 수 있는 카누를 만 들 만한 큰 나무들이 있었지만 가파른 지형과 좁은 면적 때문에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땅이 극히 적었다. 또한 해안선에 암초가 거의 없고, 바 다 바닥이 갑작스레 푹 꺼져 망가레바에 비해서 낚시와 갑각류의 채취 3.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 이야기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