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5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전환을 하려는 미국의 의표를 찌르는 중국
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곧바로 실질적인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고 주장한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적인 충돌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때 당연히 미국이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필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도록 상황을 만들어간 것을 '미국의 전략적 자살'이라고 말한바 있다. 미국은 중국과 일대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인 것이다. 전쟁을 하려면 필사적으로 해야한다. 그런데 미국은 언제라도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얍삽하게 전쟁을 했다. 미국은 핵강대국인 러시아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없다. 그런 경우는 전쟁이 아니라 전쟁이외의 방법으로 러시아를 굴복시켜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설득을 하거나 이익을 공유하면서 서로간에 적절한 선에서 상호공존의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러시아와 적절한 공존의 영역을 만들지도 못했고, 전쟁에서 이기지도 못했다. 이제 미국에게 남은 선택은 얼마나 '아름답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탈출'하는가이다. 그러나 패배한 전쟁에서 아름답게 철수하는 방법은 없다. 패전에 해당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을 드러냈다.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는 7월 2일 브뤼셀에서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회담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은 중국을 전면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왕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를 이렇게 분명하게 표현한 것을 처음이 아닌가 한다. 이런 변화는 중국이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외교행보는 매우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란과의 군사협력에 이어 한국과 일본에 대한 외교 경제적 접근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을 우크라이나에 묶어 놓으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의 태도변화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은 미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계속 묶어 두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상대로 전세계적인 '소모전'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적 타격을 가한 것은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고 소비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동했을 뿐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종결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를 막거나 저지할 능력이 없다. 거의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키이우를 맹폭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폭격을 한국과 서방언론은 제대로 보도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7월 1일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을 상대로 하기 위해 우크라이에 배치한 무기를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전략적 대응의 목표를 중국으로 재설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의표를 정확하게 찌른 것이다. 트럼프가 아무리 푸틴을 설득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피해없이 탈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분열시켜 각개격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단계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열을 정비하기전에 우크라이나에서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중국과 러시아가 트럼프의 생각에 놀아날 만큼 어리석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처럼 미국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포기할 정도로 의존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