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20 미래사령부로의 전작권 전환은 불가하다. 국정기획위가 보기 바란다.

이재명 정권의 초기대외정책과 대북정책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합지휘체계를 그대로 두고 한국군 장성을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미래사령부는 전작권전환이 아니다. 이런 기형적 지휘체계는 전쟁이 일어나면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이전 정부에서 내려온 전작권 전환은 말만 전작권 전환이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노무현 정권부터 시작된 전작권 전환은 크게 두가지 버전이 있다.

첫째버전은 한국군이 독자적인 전투사령부를 만들고 미군은 한국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원과 피지원의 개념이었다. 한국군은 피지원 미군은 지원의 개념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군은 독자적인 전투사령부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미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직체를 만드는 것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다.

전작권전환의 핵심은 미국과 한국 대통령이 연합사령관에게 지침을 주는 것을 없애고 한국대통령이 한국군 전투사령부에 지침을 주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전작권전환이란 현재 미국대통령과 한국대통령이 공동으로 전투사령부에 작전지침을 주는 체제를 없애는 것이었다. 소위 한미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에게 군사위원회(MC)를 통해 연합사령관에게 지침을 내리는데, MC를 없앤다는 것이다. 한미합참의장의 지침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내리는 것이다. 그러니 원래의 전작권 전환이란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합참을 통해 연합사령관에게 지침을 하달하는 라인을 없애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소위 '조건에 의거한 전작권 전환'이란 이상한 개념을 들고 나왔다. 그 조건중 하나는 북한의 핵위협 해소였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북한의 핵위협이란 제거되거나 해소될 수 없은 조건이었다. 이것은 사실상 이명박 정권이 전작권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후 문재인 정권 들어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면서 하게 기형적인 모습으로 전작권 전환의 개념이 바뀌었다. 기존의 연합지휘체제를 그대로 두고 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임명한다는 것이다. 소위 미래사령부라는 것이 그것이다. 전작권전환의 핵심은 한국의 대통령이 중간에 다른 국가의 개입없이 직접 한국군에게 지침을 하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당시의 미래사령부는 연합지휘체제의 상위 기구인 군사위원회(MC)를 그대로 두고 사령관만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국방부장관간 한미안보협의회(SCM)은 한미간 정책적 공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군사위원회(MC)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연합지휘사령부를 그대로 두고 사령관만 한국군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즉 현재의 미래사령부는 현재의 연합사령부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연합사령부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휘관만 한국군을 임명하는 것은 전쟁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전쟁의 원칙중에 '지휘통일의 원칙'이란 것이 있다. 지휘명령계선은 통일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군이 한국전투사령부를 구성하여 작전지휘를 하고 미군이 지원을 하는 것은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한다. 그리고 현재의 연합사령부체제에서 미군사령관이 지휘를 하는 것은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한다.

그러나 미래사령부에서 한국군 사령관이 지휘를 하는 것은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군 사령관은 미군의 전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연합사령부에 있는 한국군은 지금도 미군의 군사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대다수다. 한국군 출신 사령관이라고 해도 미군의 민감정보에 접근할수 없고 보고도 받을 수 없다. 그저 미군출신 정보참모나 작전참모가 가져다 주는 것을 그대로 승인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미군이 부사령관직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사실상 미래사령부 지휘는 미군 부사령관이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된다. 한국군 사령관은 허수아비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작전이 잘못되면 한국군 사령관이 책임을 저야 한다.

전작권전환을 실제적으로 수행하려면 한국군 단독의 전투사령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군 단독으로 육해공군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유사시 미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체제를 만들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군 단독의 전투사령부를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전작권 전환의 핵심이다.

현재의 미래사령부는 군사적으로는 검토하고 고려할 가치조차도 없는 엉터리다. 미래사령부는 어떤 식으로든 미군을 붙들고 있으려고 했던 한국군의 매판적 군인들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통제권을 행사하고자 했던 미국의 의도가 서로 일치했기 때문에 나온 기형아라고 하겠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미래사령부를 가동시키는 것을 전작권전환이라고 한다면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낫다. 미래사령부라는 조직으로는 실제 제대로 가동하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엄청난 혼선만 발생하게 된다. 결국 한국군 사령부는 입다물고 꺼벙하게 앉아 있고 미군 부사령관이 지휘하는 꼴이 된다. 한국군 사령관이 뭔가 해보겠다고 나서면 문제가 더 꼬이게 된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제대로 잘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군에 이런 문제를 제대로 잘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이런 문제를 고민했던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했고 그나마 모두 전역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