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15 이스라엘 이란사태의 여파, 조선-미국관계의 파탄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이란-이스라엘 사태에 대해 좀 더 언급하고자 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공습을 주고 받았다. 이스라엘이초기타격은 매우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후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매우 타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총4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서구와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와 달리 이란 미사일의 상당수는 요격당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타격해서 피해를 준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는 시간이 지나가봐야 알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F-35전투기 2대가 이란에 의해서 격추되었고 여성 조종사가 포로로 잡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F-35는 스텔스기인데 격추되었다는 것은 레이다에 잡혔다는 의미다.

이번 이스라엘 공습을 두고 미국의 통제를 벗어났느니 마느니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이스라엘이 미국의 통제에서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뭔가 크게 잘못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의 미국 동맹국중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는 아무도 없다. 한국도 그렇고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도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하나의 패에 불과하다.

트럼프 제2기는 제1기보다 더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거의 권력 말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것도 보통 권력이 아니라 독재권력의 말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재권력들이 마지막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긍정적인 성과, 즉 경제발전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박정희 말년에 벌어진 차지철과 부마사태 같은 것이 대표적이라고 하겠다.

지금 트럼프는 박정희 말년에 보였던 것과 비슷한 퇴행적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트럼프는 국내외 정책 전반에 걸쳐 이해하기 어려운 말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보내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한 것이나 이란과 핵협상 중에 이스라엘을 사주하여 이란을 공습하게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말기적 현상이다. 특히 협상중에 이란을 공습한 것은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자해적 행동이라 하겠다. 앞으로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국제관계가 힘에 의해 좌우되는 폭력적인 세계라고 해도, 최소한의 신뢰는 필요하다. 국제관계에서 신뢰를 지키는 것은 그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지키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거래를 할수 없다.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인데, 아마도 국제관계와 사업적 관계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업에서는 사기를 칠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관계에서 사기를 치면 안된다.

트럼프는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해 심각한 신뢰성의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앞으로 누가 트럼프의 말을 믿고 협상을 하고 협의를 하겠는가? 트럼프가 협상을 하고 협의를 해야 할 대상은 미국과 친한 국가가 아니라 미국과 적대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조선이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조선은 절대로 트럼프와 진지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약속을 믿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트럼트의 이번 행동을 보면서 조선-미국간 대화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며칠전까지 김정은에게 편지를 보내려고 했다. 조선은 트럼프의 편지 자체를 아예 받지 않았다.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와 협상에서 한번 실패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하려면 트럼프가 김정은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 사태에서 보듯이 트럼프가 언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선은 미국과의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하겠다. 조선은 트럼프와 대화를 할 현실적인 이유도 없다.

결국 앞으로 트럼프 하에서 조선과 미국의 대화와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것은 이재명 정권의 대조선정책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이재명이 조선과 대화채널을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조선이 이재명의 말만 믿고 협상에 나설 것인지는 미지수다. 조선은 한국이 미국의 의지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도 결코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조선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기존 남북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조선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조선이 2국가 관계를 선언하면서 남북관계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남북관계는 민족관계에서 국가관계로 바뀐 것이다. 민족관계에서 국가관계로 바뀌면, 기존에 남북의 대화와 관계는 모두 무의미해진다.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재명 정권에서 조선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여전히 남북관계를 민족문제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것 같다.

알으로 남북관계는 민족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생존과 발전전략이어야 하고, 지정학적 대격변과 대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조선과의 관계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재명 정권은 '동맹파'와 '자주파'라는 기존의 한국을 장악하고 있던 개념과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재명이 정권의 정당성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한국이 경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조선관계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이재명의 정치적 생명이 '대조선'관계에 걸려 있다는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대조선전문가들은 이재명과 한국의 생존이 아니라 여전히 선전과 선동 그리고 보기좋은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대조선 문제를 바라보는 것 같다.

조선은 트럼프의 미국과는 그 어떤 대화와 교섭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한국은 미국과 조선의 관계가 개선될 때를 하늘만 바라보고 기다려야 하는가? 이런 문제를 이재명이 돌파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자주파', '동맹파'는 이런 난제를 돌파할 능력이 없다.

이재명이 국내정치적인 인사를 등용하는것과 대조선문제를 다뤄야 하는 인사를 등용해야 하는것과는 전혀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국내정치적 인사야 자신과의 개인적 정치적 관계가 중요하겠지만, 대조선문제는 조선과 미국을 바라보는 관점과 능력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의 동맹파와 자주파로는 어렵다. 이재명은 재임기간중 조선과의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나면 탄핵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