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덮치는 폭풍을 지켜보는 고양이

in zzan3 days ago

도시의 가장 높은 지붕 위에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었다.
먹물처럼 짙은 구름이 빌딩 위로 몰려들었다.
번개가 하늘을 갈라 눈부신 빛이 고양이의 황금빛 눈에 비쳤다.
바람은 안테나 사이로 휘몰아치고 창문들은 덜컹거렸다.
그러나 고양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결말을 아는 듯이.
비가 쏟아지며 콘크리트를 북처럼 두드렸다.
아래 도시는 불빛과 사이렌 속에 공포로 달리고 있었다.
고양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호기심을 보였지만 두렵지 않았다.
그에게 폭풍은 단지 자연의 장난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