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수호자

안개가 자욱한 산맥의 심장부, 하늘과 땅이 번개와 안개 속에서 뒤섞이는 그곳에 제피론(Zephiron), 폭풍의 수호자가 살고 있다.
별만큼이나 오래된 존재인 제피론은 단순한 용이 아니라 세상을 뒤흔드는 바람과 폭풍 그 자체였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떨어진 번개의 불길 속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의 비늘은 어둠 속에서도 번쩍이는 섬광처럼 빛나며, 그의 눈에는 신비한 마력이 깃들어 있어 극소수의 자만이 그 힘을 이해할 수 있다. 날개를 펼치면 태풍이 일어나고, 포효하면 대지가 흔들린다.

수 세기 동안 제피론은 하늘과 땅 사이의 연약한 균형을 지키며 안개 속에 숨겨진 비밀을 보호해 왔다. 고대의 현자들은 오직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만이 그의 분노에 타버리지 않고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수많은 기사와 마법사들이 그를 정복하려 했지만,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 안개산맥 위의 하늘이 더욱 어두워지고, 제피론을 둘러싼 폭풍은 불길하게 요동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보다 더 오래된 고대의 위협이 깨어나고 있다고 속삭인다.

그리하여 전설은 계속된다. 다음으로 제피론에게 도전할 자는 누구인가? 아니면, 그의 번개조차 막을 수 없는 어둠과 맞서기 위해 그가 인간들의 세계로 내려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