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수호자

잠들지 않는 도시의 한가운데, 반짝이는 빌딩과 붐비는 거리 위를 날아다니는 특별한 고양이가 있었다.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었다. 크고 부드러운 깃털로 덮인 날개를 가졌고, 털은 구름처럼 포근했으며, 눈은 마치 별똥별처럼 반짝였다.

그의 이름은 닉스(Nyx). 밤하늘을 지키는 조용한 수호자였다.

아무도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은 보름달의 빛에서 태어났다고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외로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난 마법의 존재라고 믿었다. 닉스는 인간들에게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매일 밤 도시 위를 날아다니며 지붕과 탑 사이를 바람처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어느 날 밤, 닉스는 오래된 거리 위를 날다가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발코니에서 작은 소녀가 눈물을 흘리며 담요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루나(Luna).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후, 모든 것이 낯설고 외로웠다.

닉스는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가 부드러운 꼬리로 살며시 쓰다듬었다. 루나는 깜짝 놀라 눈을 들었다. 그녀 앞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날개 달린 고양이가 서 있었다.

"너… 누구야?" 소녀가 속삭였다.

닉스는 말없이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그러자 루나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닉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하늘을 바라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내 날개를 활짝 펴고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그의 뒤로는 반짝이는 별빛 가루가 길게 흩날렸다.

그날 이후로, 루나는 매일 밤 닉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닉스는 어김없이 돌아와 그녀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춤을 추었다. 시간이 지나 루나는 친구도 사귀고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졌지만, 그녀는 알았다. 밤하늘 어딘가에서 별들의 수호자가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것을.

그렇게 닉스는 다시 여행을 떠났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외로운 마음을 가진 누군가를 찾아,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꿈과 희망을 지켜주고 있었다. 왜냐하면 어떤 존재들은 특정한 곳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꿈과 소망, 그리고 반짝이는 별빛 속에 존재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