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의 슛
캘리포니아의 한복판, 바다를 마주한 농구 코트에서 태양이 천천히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며 하늘을 황금빛과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경기를 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고, 동네 아이들은 매일 저녁처럼 모여 야자수가 흔들리는 아래에서 서로를 겨루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레오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의 꿈은 완벽한 슛을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모두가 기억할, 누구도 잊지 못할 그 한 방을 말이다. 하지만 그날 밤은 뭔가 달랐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바람이 조금 더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마법 같은 느낌이 감돌았다. 농구공이 튀는 소리는 선수들의 심장 박동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고, 모든 패스는 시간이 직접 조율한 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경기 종료까지 단 몇 초 남았을 때, 점수는 동점이었다. 레오는 3점 슛 라인 밖에서 공을 받았다. 등줄기를 따라 전율이 흘렀고, 순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소리는 사라졌고, 파도 소리마저 멀어졌다. 그리고 석양이 지는 마지막 순간, 태양이 황금빛 광선을 그의 몸에 비추었다.
레오는 점프했다. 공은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오렌지빛 하늘을 가로질러, 노을 속을 지나, 철제 링에 닿지도 않고 그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코트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모두가 그를 향해 달려오는 동안, 레오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구름 사이에서 빛나는 형체를 보았다. 오래된 농구 선수 같기도 했고, 어쩌면 이 코트를 지켜온 영혼일지도 몰랐다. 그 존재는 미소를 짓더니 이내 노을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이후, 이 코트는 전설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노을의 슛"이라 불렀고, 진심을 담아 던진 슛에는 언제나 마법이 깃든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