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고미의 찾아가는 점심 도시락 이벤트 시즌2...?
오래된 고등학교 동창이 있는데 지난번에 한 빅고미의 찾아가는 점심 도시락 이벤트 완료 후기(https://steemit.com/hive-139150/@bigbear34/2tsrv1) 썰을 들려주니 자기도 도시락 싸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한테 그게 뭐 어려운 일이냐 알겠다 해주겠다 했는데 둘 다 직장생활로 바쁘고 이것저것 사정이 생기다 보니 반년 넘게 시도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리프레쉬할게 있어야하는데 고민이다부터 시작해서 여행 얘기하다가 너 담주에 뭐하냐 나오고 나 쉬는데 하다가 야 잘 되었다 이번 기회에 도시락 챙겨줄게! 가 시작이 되어서 J 성향자에게 맞지 않는 극한의 충동성 이벤트로 시작되었습니다.
뭘 해줘야 좋을지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이 친구가 사준 수비드 머신을 이용할 메뉴를 고려했는데 수비드는 보통 두껍거나 질긴 고기들에 많이 쓰는데 고기를 음식을 아침에 도시락을 줘서 점심 때 맛있게 먹을 수가 있나 했는데 불가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락을 직접 가져다주는 게 그나마 조리부터 식사까지의 시간이 가장 빠르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수비드한 소고기는 못해줘도 그냥 소고기는 해주자라는 생각으로 그나마 시간이 지나도 맛의 큰 차이가 적을 것 같은 메뉴를 고민하다가 찹스테이크를 골랐습니다.
찹스테이크를 메인으로 하기로 한 다음에 가니쉬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방울토마토랑 아스파라거스를 해주면 되겠다 생각을 했고 추가로 매쉬드 포테이토 정도를 더 넣는 것으로... 그리고 밥은 뭘로해줄까 하다가 계란볶음밥해주면 되겠다 생각 그런데 전날 장보기 전에 아버지가 해주신 새우볶음밥 먹으면서 새우도 추가하는 것으로 결정...!
그렇게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러 어제 다녀왔었는데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려고 했던 아스파라거스가 트레이더스에는 없더군요... 커다란 멕시코산 아스파라거스 밖에 없어서 냉동이라도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그 가격이면 인삼을 사서 살짝 구워서 주는게 낫겠다 생각해서 하나 변경... 방울토마토도 뭘 살지 고민을 하다가 용량이 좀 적은 걸 사고 싶어서 중량대비 가격은 좀 높아도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구매...
마지막이 진짜 포인트였는데. 부채살을 사서 질긴 부분 빼고 만들면 되겠다 하고 있었는데 분명 그 냉장고 위쪽에 붙은 이름이 안심인데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겁니다. 잉 안심이 이렇게 쌀 수가 있나...? 무슨 일이지...? 말이 안되는데 하면서 그래 내가 이럴 때 안심 한번 사보자~ 하고 마음 먹고 계속 보는데 밑에 핫딜 적혀 있는데 포장이 살짝 다른 안심도 보이고 그 위에 안심 제품은 가격이 훨씬 싼데 지방이이나 이런게 많이 붙어있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아 뭐살까하다가 친구 도시락 챙겨주면서 집 근처에 있는 친구도 좀 가져다 주고 우리도 좀 먹게 저렴한거 사서 많이해야지~ 하고 위에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고기 손질한다고 지방이랑 근막 걷으면서 손질하고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있는데 가운데 힘줄이 박혀있는 겁니다... 잉 안심은 힘줄이 이리 박힐 수가 없는데...? 이거 부채살 아니야?! 안심이라매! 고기 포장지를 다시 보는데 작게 보이는 오이스터 블레이드... 호주에서 부채살 부위를 부르는 이름... 이 보이네요...?
네 저는 바보 같이 제값 주고 부채살 사면서 안심 저렴하게 산 줄 알고 설레한 바보였습니다... 아니 왜 디피를 그렇게 해놓는거야... 포장도 거의 흡사해서 구별도 안되었는뎅... ㅠㅠ
이런 저런 일을 겪고서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한시간동안 씻고 만들고 도시락 준비해서 친구 회사가 있는 충무로까지 후딱해서 다녀왔습니다. 딱 점심 시간에 맞춰서 배달 완료했네용
바빠서 제대로 사진도 못찍고 줘서 친구가 대신 찍어서 보내줬습니다.
좀 서두르면서 준비한터라 전반적으로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찹스테이크는 뭔가 소스를 좀더 졸이고 싶었고... 볶음밥은 좀 더 고슬고슬하게 밥알을 날리고 싶었고... 그래서 내심 마음에 안드는데 주지 말까 고민 많았네요...
다행히 친구가 도시락 들고 올라가서 회사 선임분들하고 같이 먹는데 자기도 그렇고 다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하네요. 친구 녀석 입맛에 맞춘다고 간을 슴슴하게 하고는 하는데 다들 다행히 간도 적당하고 입에 잘 맞았다고 합니다. 친구 표현으로는 역대급 반응이었다고 ㅋㅋㅋ... 일부는 아 선생님... 이거는 찐사랑인데요...? 라고 하셔서 친구가 이 친구 얼마 전까지 여자친구 있었다고 잘 해명했다고 합니다 ㅋㅋㅋ...
그런데 사람일 역시 모르는게 ㅋㅋㅋ 친구가 말해준 선임 분들 일부 말씀들이 저희한테는 너무 웃긴 상황이었습니다. 스테비아 토마토를 구우니까 더 단맛이 나는 것 같아서 구워서 줄 때 시간을 아끼려고 인삼도 같이 구워서 줬는데 그게 향이 섞이기는 하겠지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게 진짜 의도치 않게 스테비아에 인삼향이 배여서 다들 고급진 맛이 났다고 하네요... 그냥 아스파라거스 없으니 그 돈이면 몸 보신 하라고 삼이나 구워주자 한 건 곧 초복이라고 일부러 삼을 챙겨준거 같다! 하면서 해석이 되었고 ㅋㅋㅋ 소스가 많았던 건 일부러 밥이랑 비벼 먹으라고 넉넉히 해준 것 같다고! 해석이 되어서 그렇게도 먹어보고 오! 맛있다 라고 했다고...
시인이 별 생각 없이 쓴 구절이 학자들과 평론가들의 입과 글에 오르 내리면서 깊은 비유와 사상이 담긴 문장으로 변하듯이 이상한 부분들이 긍정적으로 학대해석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ㅎㅎ...
요즘 매번 혼자서 침잠해 가는 것만 같아서 활력을 불어 넣을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이벤트를 한동안 웃고 넘길 재미를 얻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랑 장도 보고 친구들 밥도 챙겨 먹었고 친구 가오도 살려줬고 의미 깊은 시간들이었네요.
항상 되내이듯이 제 삶이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는 행복한 기억들로 자주 채워지는 행복한 인생이 되길 바랍니당. 모두 좋은 하루되세용!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자 다음은 방배동으로 오는거야..ㅎㅎ
ㅋㅋㅋㅋㅋㅋ 우리 형님 가오에 맞게 그럼 자개찬합을 사둬야하나?!
걍 타파통에 대충 싸믄 되는기지 뭘ㅎㅎ
어휴~ 다행히 '여자' 친구였구나ㅋㅋㅋ
난 또 '남자' 친구인 줄 알고 조마조마 하면서 읽었넹ㅋㅋㅋ
곰슐랭 도시락이니,
저 친구 직장에서 어깨 좀 으쓱했을듯??!!ㅎㅎ
오호라... 식당이름 곰슐랭 좋은데?ㅋㅋㅋ
그 저는 남고를 나왔습니다 형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보니 남자들만 밥해주고 있네 나... 하아... 도시락 챙겨주고 싶던 그녀는 이제 옆에 없네요~
그 친구는 정말 좋겠네~~~
다행히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좋아해서 다행이었어요 ㅋㅋㅋ 이렇게 하루 간단히 챙기는 것도 일인데 매번 둥이들이랑 막내 챙기는 누나가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