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 암호화폐 비정상적인 코인 거래 주의보

in #gateio6 years ago

스물네 살 최모씨의 직함은 벤처캐피털 대표였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빌라 지하실에서 그 벤처캐피털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같은 날 한 암호화폐 투자카페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최씨와 함께 암호화폐 투자 동업자로 활동했다는 김모씨가 쓴 글이었다. 그는 "최 대표가 여자친구에게 4억원 상당의 선물을 주고 게임머니도 6억원을 썼다는 얘길 듣고 수소문해 집까지 찾아갔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고 인기척이 없길래 경찰과 소방관을 불렀고 최씨가 숨진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경찰과 김씨의 말을 종합하면 최씨는 지난 5월부터 넥스(NEX), 쿼크체인(QKC), 썬더(TUC), 비고고(Bgogo), 오아시스(OASIS) 등 신종 암호화폐를 시가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다며 투자금 10억여원을 모았다. 그러나 11월이 되도록 투자자들은 약속한 코인을 받지 못하자 환불 요청이 쇄도했다. 투자 중개 역할을 한 김씨가 나서서 최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자 결국 집에 찾아갔다가 시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씨가 투자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민사소송 등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명함의 직함과 달리 경찰은 그를 암호화폐 총판, 일종의 다단계로 보고 있었다.

신종 암호화폐 총판은 다단계 주의보

총판은 대개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소액투자자들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총판의 영업방식은 대개 비슷하다. 인터넷 투자카페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암호화폐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며 홍보한 뒤 관심을 보인 소액투자자들을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메신저 단체방에 모은다. 그리고, 주식시장의 IPO(기업공개)처럼, 새로운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공개되는 ICO(암호화폐 공개)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해당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한다. 주로 '벤처캐피털을 통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뒀다'거나 '암호화폐 회사 직원들에게 미리 분배된 물량을 웃돈 조금 얹어서 확보했다'고 하는 식이다. 암호화폐 ICO가 이뤄지면 주식 IPO처럼 상장 때보다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고, ICO 전에 미리 사둔 이들은 가격이 오를 때 되팔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총판은 이렇게 단톡방 등을 통해 모은 투자금을 총책, 즉 구매대행에게 전달한다. 구매대행은 암호화폐 발행기업이나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회사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배분할 암호화폐를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투자가 여러 단계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다단계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투자에 대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별도의 계약서를 쓰는 것도 아니며, 간혹 투자금도 다른 암호화폐 거래로 이뤄져서 추적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새로운 암호화폐 A에 투자하기 위해 기존의 암호화폐 B를 사서 총판에게 암호화된 계좌를 통해 전송하기 때문이다. 자금 거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총판이나 구매 대행이 이른바 '먹튀'를 해도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코인 총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카페나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걸 넘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같은 곳에서 콘퍼런스를 여는 척하면서 투자자를 모으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개중에는 제대로 된 암호화폐 투자설명회도 있지만,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암호화폐를 판다는 사기범들도 많다. 암호화폐 총판으로 활동 중인 이모(27)씨는 "투자금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해외에 연줄이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 접근해 결국 투자금을 끌어내는 총판들도 있다"고 말했다.

신종 사기 코인들, 규제방안은 없나

딱 1년 전 암호화폐 열풍이 정점에 올랐을 때 정부가 투기 억제를 명분으로 시장에 개입하자, 가장 분노했던 건 20대였다. 암호화폐가 폭락한 후에도 20대는 여전히 남았다. 투자자에서 총판으로 신분을 바꾼 사람중 하나는, "암호화폐 자체가 워낙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메신저뿐 아니라 IT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총판도 IT에 익숙한 20대가 많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총판으로 일하는 청년들 대부분은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보거나, 본인 스스로 투자를 하면서 '투잡'으로 총판 일까지 겸한다. 신종 암호화폐 업체들도 이런 총판을 필요로 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이었을 때는 거액의 투자금이 몰려들었지만, 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금도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의 돈이라도 끌어모아야 할 정도로 투자금이 절박한 업체들이 총판을 고용하는 것이다. 일확천금을 만지려는 20대와 암호화폐 업체들의 욕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올바른 블록체인 생태계가 아닌 실체가 불분명한 신종 코인에 빠져 다단계 총판을 하는 문제들이 생기면서 정부의 방관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등 여러단체들이 암호화폐 입법 촉구하였으나, 정부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발빠르게 입법화를 마무리짓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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