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공로
엘 캐피탄 봉우리(구글에서 인용)
우리가 많이 듣는 말중에 '사람은 겸손해야한다'이다. 이말은 역으로 해석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겸손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공치사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이 한 일들을 과장해서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행위들을 우리는 자기 PR이라고 합리화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진정한 고수들은 다른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을 과장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감추려하는데 그것이 드러난다면 사회적 반향은 오히려 더크기 마련이다. 세상사람들이 겸손한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과장하는 삶만큼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잘 알려지지도 않고 중요하지는 않지만 생각해볼수 있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본다.
1989년, 하반신 불구인 마크 웰먼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엘 캐피탄 봉우리 정상에 올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요세미티 공원에 있는 엘 캐피탄은 사진에서 확인할수 있는 것처럼 높지는 않지만 순전히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정상인도 등반하기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장애를 갖고 있던 마크가 등반에 성공했을 때 지역신문들은 온통 그에 관한 기사로 가득했다. 산정상에서 어떤 한 남자의 양 어깨에 탄 채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마크의 사진 아래에는 이런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하반신 마비에도 불구하고 그와 동반자에게는 올라가지 못할 장벽이 없었다.’
마크의 동반자로 마크를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은 마이크 코벳이었다. 그는 지역 아마추어 등산가로서 우연히 마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평생소원중에 하나가 엘 케피탄 봉우리를 등반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처지로는 불가능하다면서 낙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그는 할수 있다는 용기와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후에 차분하게 하나씩 준비를 해나갔다. 처음 출발할 때 그는 2명이 먹어야할 식량과 각종 등산장비, 구급약을 갖춘 커다란 배낭을 짊어졌다. 배낭의 무게가 평소보다 훨씬 무거웠고 그의 양 어깨를 짓눌렀지만 나무하나 없는 거친 땅바닥을 기어가는 마크에게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언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마이크는 마크가 산에 오르는 동안 그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고 그가 고통으로 좌절할 때에는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이크가 어려웠던 일은 산에 오르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마이크는 마크가 등반하기에 조금이라도 쉬운 코스를 찾기 위해 봉우리를 세 번이나 올랐다. 어렵고 힘든 등산이었지만 정상에 올라서서 맞는 바람은 너무나 상쾌했다. 마이크는 마크가 이런 기분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다.
마침내 마크가 정상에 섰을 때 마이크는 마크를 어깨에 메고 뛰어다닐 정도로 기뻐하였다. 마크가 해낸 기적 뒤에는 마이크의 눈물겨운 노력이 숨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그 날 신문에는 그에 관한 기사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