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DMZ 민통선 평화걷기 1일차

in #dmz7 years ago (edited)

2017 통일걷기 1일차.
고성통일전망대-DMZ박물관-최북단의 명파리마을-건봉사. 8월 3일 일일차에는26여 킬로는 걸었더군. 그것도 아스팔트 위를. 민통선 안과 밖을 왔다갔다하면서. 이곳의 분위기는 후방의 군인들과는 틀려. 군기가 바짝 들어있고 살기가 느껴지더라고. 최전방 22사단 오피에서 바라보는 금강산과 동해는 절경이었어. 사단장 왈, 오늘 복 받은 날씨라 하더라. 북한군 초소와의 최근접거리는 5백 미터 그러니 군인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을 수 밖에 없겠지. 그런데 참 앳되더라. 20대 초반이니 우리들 자식뻘되는 거지. 소령 친구가 안내자가 되어서 같이 걸었는데 42살의 동안이고 귀엽더라고... 우리가 나이가 먹긴 먹었구나,가 실감났어.
저녁에는 강만길민통선01.jpg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조국 분단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어. 과거 역사와 한반도, 주변의 4강과 남북한, 문대통령이 맞닥뜨린 외교 현실,,, 피곤한 와중인데도 쏙쏙 주제가 잡히더란 말이지. 몸이 많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강의가 재미있었어.
길가에 핀 꽃 한송이 한송이가 예사롭지 않더라고. 들판에서 익고 있는 벼이삭이며 논두렁의 콩이며 빨간 고추가 햇살을 받아 튼실했지. 홀로 걷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잡생각도 많이 들었어. 특히 가슴으로부터 미안한 사람이 절절하게 떠오르는 거야. 아내며 딸아이며 부모님이며 형제들이며 친구들이며 끝이 없더라. 그간 욕심을 냈었던 것 같아. 앞으로는 더 진실하게 만나야겠더라고. 그러다보면 떠나가고 내게 남는 이들이 있을 거고. 그게 한 명이면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더라고.
2017 통일걷기. 이인영 형과 몇몇의 지인들이 민통선 250여 킬로를 걷고 있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후배인 나로서는 영광된 일이지. 노변정담을 통해서 좋은 말씀도 들을 수 있고. 형이 쏘아올리는 평화의 신호탄이 남북통일의 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친구여, 걷기 마치고 돌아가면 시원한 생맥주 한 잔 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