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만화는 어떻게 검열의 시대를 돌파했을까? 2. 미국편

in #comics-censorship6 years ago

이 글은 <미국과 일본 만화는 어떻게 검열의 시대를 돌파했을까? 1. 일본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선 미국에서 우스개 만화들이 신문에 연재되었다. 바보스러운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인기 연재 만화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신문 연재만화와 이를 모은 만화책의 인기가 올라가며 글씨와 그림이 혼합된 형태가 올바른 독서를 해치는 저급한 형식이라는 비난과 함께 신문의 만화지면에 주로 일요일에 발매된다는 이유로 보수적 기독교계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로저 새빈, 김한영 역, <만화의 역사>, 글논그림밭, 2002, p25.)

다행히 초기 만화에 대한 비난은 조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만화는 대유행의 거센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1930년대 이전까지 미국 만화는 명칭(comics 혹은 funnies)처럼 가벼운 우스개 읽을 거리였지만 노동계급과 청소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같은 시기 노동계급을 위한 웨스턴, 로맨스, 범죄, SF와 같은 장르를 다룬 펄프소설(pulp fiction)들이 유행했는데, 10센트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었고 표지는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꾸며있었다. 당시 만화와 펄프소설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타겟이 동일했고, 실리는 매체도 유사했으니까.

1929년 1월 펄프소설의 두 영웅이 만화로 데뷔했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가 1912년에 발표한 모험소설 <타잔(tarzan of the apes)>을 할 포스터Hal Foster가 만화로 그려 연재를 시작했다.


<타잔(tarzan of the apes)> 1화

필립 프랜시스 놀란Philip Francis Nowlan는 1928년 잡지 『어메이징 스토리즈Amazing Stories』에 첫 중편소설 <아마게돈 서기 2419년Armageddon 2419 A.D.>을 발표하고 다음 해 <한 에어로드The Airloads of Han>를 발표한다. <한 에어로드>의 주인공은 500년 뒤에 깨어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안토니 로저스.

내셔널 뉴스페이퍼 서비스 신디케이트National Newspaper Service syndicate의 존 F. 딜John F. Dille은 미래세계에서 광선총을 들고 싸우는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화로 재탄생시키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리차드 딕 칼킨스Richard 'Dick' Calkins에게 작화를 맡겨 1929년 1월 <벅 로저스Buck Rogers> 연재를 시작한다. 원숭이와 함께 자란 정글의 영웅 타잔, 500년 뒤 미래 우주에서 활략하는 벅 로저스를 시작으로 강한 남성 영웅들이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Buck Rogers by Dick Calkins 1930

펄프소설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온 모험영웅들이 등장한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었다. 일자리를 찾으며 배회하는 많은 노동자들을 위로한 것은 저렴하게 구해볼 수 있는 영웅들의 모험담이었다.

“대공황기와 만화의 융성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까. 잃어버린 이국적 대륙으로의 여행이나 바다와 하늘에서의 모험, 믿기 어려울 만큼 다채롭고 자극적인 스토리 그리고 그 모험 속에서의 달콤한 사랑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내던 이 시기의 만화가 독자들에게 제공한 것이 무엇보다도 일상의 지평을 넘어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출구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값싸고 대중적이며 자극적인 만화는 30년대 경제 대공황기의 왜소화하고 궁핍했던 대중들의 그 일상적 스트레스와 권태로부터 해방하고 이국적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해소와 위안의 기능을 톡톡히 해냈던 것이다.” (성완경 <성완경의 세계만화탐사>, 생각의 나무, 2001,p112-113)

카고의 갱들을 물리치는 ‘딕 트레이시’(1931),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우주 영웅 ‘플래시 고든’(1934), 작은 총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는 ‘비밀 요원 X-9’(1934), 마술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마술사 맨드레이크’(1934), 보물지도를 들고 중국으로 모험을 떠나는 ‘테리’(1934)와 같은 영웅들이 대거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Dick Tracy by Chester Gould 1955 Sunday Comic Art


Secret Agent X-9 by Dashiell Hammett, Alex Raymond

그들은 속시원한 모험과 달콤한 사랑으로 참담한 현실을 잊게 해 주었다. 1937년 2월 17일 타이트한 전신의상을 입은 첫 영웅 팬텀(The Phantom)이 등장했다. 초인적인 힘은 없었지만, 아프리카의 가상 국가 방갈라를 지키는 팬텀이 보여준 독특한 설정은 이후 모험에 나설 영웅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근육질 몸매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의상과 신분을 감추는 여러 장치, 비밀스러운 조력자들과 정의를 수호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분위기까지 말이다.


The Phantom by Lee Falk, Ray Moore 1942

1935년 2월 말콤 윌러 니콜슨Malcolm Wheeler-Nicholson이 설립한 내셔널 앨라이드 출판사National Allied Publications(현 DC코믹스의 전신)에서 신문에 연재된 만화를 모은 만화책이 아닌 새로운 만화를 수록한 만화잡지 <뉴 펀New Fun: The Big Comic Magazine #1>을 출간한다.

내셔널 앨라이드는 1937년 3월 <탐정만화Detective Comics #1>를 출간하고, 1938년 6월 <액션만화Action Comics #1>를 출간한다. <액션만화> 1호에는 제리 시절Jerry Siegel과 조 슈스터Joe Shuster의 <슈퍼맨Superman>이 등장했고, <탐정만화> 27호(1938년 5월)에는 밥 케인Bob Kane의 <배트맨Batman>이 등장했다.



Jerry Siegel and Joe Shuster, creators of Superman

슈퍼맨은 세계질서를 수호하는 초자연적 힘을 지닌 자본주의적 영웅이었고, 배트맨은 어둠에 숨어 범죄자들과 맞서 싸우는 망토두른 십자군 전사였다.

“초기 이야기에서 그는 일종의 초인적, 사회적 노동자였고 만화의 표현을 빌자면 ‘억압받는 자들의 투사'로서,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적 이상을 반영했다. 그는 술주정뱅이, 가정폭력자, 도박사들을 찾아다녔고, 한 유명한 이야기에서는 광부들을 위험한 작업장으로 내모든 광산주에게 위험한 작업 조건을 직접 경험하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냉전의 기류가 미국을 휩쓸자, 이 주인공은 세계 질서를 수호하는 공상적인 영웅으로 변했다. 그는 전능한 힘을 가진, 때로운 약간 비대해 보이는 보수주의자로, ‘진리와 정의의 미국'을 위해 싸우는 주인공이 되었다.”(로저 새빈, 김한영 역, <만화의 역사>, 글논그림밭, 2002, p61.)

대공황기에는 암울한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호쾌한 모험에 나서거나, 도시의 갱들을 소탕하던 영웅들은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애국주의 영웅으로 변신한다.

초자연적 힘(슈퍼맨)이나 최고의 운동능력(배트맨)을 지닌 슈퍼 히어로들은 경제불황에 고통받거나 이후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인들의 애국심의 상징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성조기의 컬러인 푸른색과 붉은색은 (사실은 인쇄기법의 문제였지만) 많은 슈퍼 히어로를 상징하는 컬러가 된다. 슈퍼맨, 캡틴 마블은 모두 푸른 옷을 입고 붉은 망토를 착용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조 사이먼Joe Simon과 잭 커비Jack Kirby의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타임리, 1941)는 이름도 ‘미국’이었고, 옷도 성조기 문양이었다. 딱 보기에도 애국심으로 무장한 ‘캡틴 아메리카’는 첫 등장부터 적이 쏘는 총알을 방패로 막으며, 히틀러의 턱에 주먹을 꽂았다. (<캡틴 아메리카> 창간호 표지) 슈퍼 히어로는 전쟁시대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했다.

대공황기에는 암울한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호쾌한 모험에 나서거나, 도시의 갱들을 소탕하던 영웅들은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애국주의 영웅으로 변신한다. 애국주의 영웅이 노린 독자들은 어린이들이었다.(만화를 볼 젊은 남자들은 참전하거나 공장에서 일을 했다) 애국주의 영웅은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로 대표되는 악당들과 맞서며 유치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전쟁이 끝나고 어른들이 돌아왔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어른들은 불과 몇년 전 대공황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만화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슈퍼 히어로의 인기가 점차 사그라들었다.

1940년대 후반 대공황기 모혐영웅들의 활약을 즐겨 보던 어른들이 더이상 만화를 안보게 되자 출판사들은 1930년대 연재만화에 ‘모험’과 ‘영웅’이란 새로운 자양분을 준 펄프소설에 눈을 돌렸다. 웨스턴, 추리, 하드보일드, 전쟁, SF, 호러처럼 펄프소설에서 인기를 끈 장르들을 만화로 제작했다. 여러 장르 중에서 잔혹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트라우마를 입은 독자들을 가학적으로 위로한 범죄와 호러장르는 인기를 끌었다. <트루 크라임 코믹스True Crime Comics>(매거진 빌리지, 1947)나 <머더 인코퍼레이티드Murder Incorporated>(폭스, 1948) 같은 만화잡지는 제목처럼 범죄와 살해장면을 주저없이 묘사했다. 1950년대에 접어들며 호러만화는 더욱 잔인해졌다.

“많은 작품들이 현재의 공포영화보다 더 끔찍했고, 목을 베고, 내장을 꺼내고, 눈알을 파내는 등의 장면을 섬뜩할 만큼 세부적으로 묘사했다.”(로저 새빈, 김한영 역, <만화의 역사>, 글논그림밭, 2002, p67.)

전쟁에서 생긴 트라우마는 정신을 옭아맨다.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이들, 그러니까 참혹한 비극을 목격한 이들이 지닌 정신적 상처는 고백하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될 수밖에 없다. 전쟁 후 미국에서 등장해 큰 인기를 끈 과격한 호러만화도 아마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우는 방식 중의 하나였을 터이다.

하지만 1950년대 보수적이고 도덕적인 사회분위기와 정치적으로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미국사회는 새로운 공포를 용납할 수 없었다. 게다가 1950년대 호러만화는 시대와 마주한 예술가들의 고민과 함께 자극적인 상업화 요인들이 공존했다. 당시 호러, 범죄, 서스펜스 등 장르만화를 중심으로 1940년대 후반부터 미국 만화 시장을 선점한 EC(Entertaining Comics)를 모방한 후발주자들은 EC보다 더 자극적인 만화를 출간했다. EC는 다른 출판사들과 달리 작가들의 저작권을 중시하고, 다양한 장르물을 펴내던 출판사였지만 결국 “만화는 정치적 반동과 검열의 칼 앞에 속죄양이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만화산업 전체가 거세되고 재조직화될 운명에 놓였다.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의 여러 계층들이 두 개의 뚜렷한 장르, 범죄만화와 공포만화를 반대한 것이다.”

보수적인 정신과 의사였던 프레드릭 웨담Fredric Wertham은 1954년 4월 19일 <순수에의 유혹Seduction of Innocent>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비행 청소년들이 만화를 탐독했다는 데이터를 제시하고, 만화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타락시키는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당시 모든 청소년들이 만화를 좋아했던 것이지, 유독 비행 청소년들만 만화를 즐겼던 건 아니었다. 왜곡된 데이터였지만 가판의 전시된 자극적인 호러만화 표지나 만화에서 발췌한 자극적인 장면은 프레드릭 웨담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프레드릭 웨담이 불을 당긴 만화에 대한 집단적 공포증은 마치 매커시즘 선풍처럼 미국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지역별로 만화를 모아 불태우거나, 우량한 서적으로 바꿔주는 행사들이 열렸다. 당연히 정치권도 여론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4월 21, 22일 그리고 6월 4일에 만화의 악영향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열렸다. 여기서 나온 판결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만화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절대적 근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권고했다.

같은해 9월 만화출판사들은 사회의 만화탄압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 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운영하는 단체 CCA(Comics Code Authority, 이하 코믹스 코드)를 조직한다. 미국에서 출간하는 모든 만화는 출판에 앞서 CCA에서 제정한 규약을 따랐는지를 확인 후 발행허가 딱지를 받았다. CCA 승인코드가 없는 책들은 만화책 도매상에서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호러나 로맨스 전문 만화출판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졌다.

최초로 CCA의 규율에서 제재를 받은 작품은 1956년 EC코믹스의 <심판의 날(Judgment Day)>(Weird Fantasy #18로 1953년도에 출간된 작품의 재판)로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적절판정을 받았다. 주인공을 흑인에서 백인으로 교체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흑인이 아니면 작품이 주는 메시지의 의미가 없다는 이유를 강하게 변호하였고 CCA측에서는 일단 승인은 해주었지만 보다 엄격해진 CCA의 검열 앞에서 EC코믹스는 이를 마지막으로 코믹스비즈니스에서 완전히 손을 때고 패러디풍자잡지인 <매드>에만 전념을 하게 된다. 피흘리지 않는 슈퍼히어로들의 싸움을 그린 만화들만 살아남았다.

만화가들에게 가장 좋은 대우를 해 주던 EC 코믹스는 이 광풍에 가장 직접적 피해자였다. 10월 26일 EC코믹스는 세 종류의 공포만화와 두 종류의 서스펜스 만화의 출판을 종료했다.

CCA의 규제는 미국만화를 틀 안에 가두어 버렸다. 사회적 문제, 즉 부정적 이슈를 만화 안에 담아낼 수 없었다. 선과 악은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했고, 항상 정의가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세상은 달랐다. 1960년대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 흑인민권운동, 여권운동 등이 폭발적으로 확산한 운동의 시대였다. 시대상을 담아내지 못한 미국만화는 어린이들이나 수집가들을 위한 문화가 되어버렸다.

1971년 마블코믹스의 편집자이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Amazing Spider Man>의 스토리작가인 스탠 리Stan Lee는 미연방보건교육복지부로부터 마약과 약물중독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만화에 적용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게 된다. 스탠 리와 당시 발행인 마틴 굿맨Martin Goodman은 의뢰를 받아들여 마약에 대한 위험성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V01 1. 이슈 96~98까지 3회분에 넣게 된다. 그러자 CCA는 마약중독자와 마약을 표현했다는 규정을 내세워 승인을 거부한다.

오랜 고민 끝에 CCA의 승인 없이 발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반응은 폭발적있었다. 이 이야기는 정부와 학부모,종교,교육단체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승인을 거부한 CCA의 규정은 지나치게 규정에 얽매여 비생산적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게 된다. 1971년 벌어진 스파이더맨 사건 이후 이어져 온 CCA의 규정을 완화시키기 시작하였는데 마약과 악물중독의 묘사는 유해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한도 안에서 묘사가 허용되었으며 당시 유행했던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류의 인기 덕에 범죄묘사가 어느 정도 완화되었고, 그동안 표현자체가 불가능했던 흡혈귀와 늑대인간 등도 표현 금지에서 해제되었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미국만화출판협회의 주요 회원사인 아치, 마블, 하베이, DC는 만화심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등장한 차세대 출판사들은 기존 만화판매처인 가판 대신 만화전문점comicbook store을 통한 다이렉트 마켓direct market에서 만화를 판매했다. 때문에 CCA의 승인이 필요 없게 되었다. DC코믹스와 마블도 성인독자들을 위한 만화 임프린터들을 새롭게 출범했고, 2001년 마블이 CCA를 탈퇴하여 독자적인 등급시스템을 시작했다. DC는 성인만화 전문 임프린터인 바티고vertigo를 제외한 슈퍼히어로만화에만 CCA에 제출했지만 종종 CCA의 승인 없이 출판했다.

2011년 2월 마침내 DC와 아치코믹스에서 출판하는 모든 출판만화에서 CCA 승인 받는 것을 중지하고 자체등급시스템에 따라 출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치가 코믹스코드를 폐지, 사실상 코믹스코드를 붙이는 만화출판사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 코믹스코드는 폐지되었다.

CCA는 표면 상으로 ‘자율규제’였지만, 사실상 제도화된 심의였다. CCA 이후 미국 만화는 창의력을 잃어버렸다. 1980년대 들어 CCA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만화가 등장했고, 2011년 모든 출판사들은 CCA에서 탈퇴하고 스스로 자율등급을 부여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만화들이 등장했다. 1930-1940년대 만화의 황금기를 구사한 미국만화가 반만화운동과 뒤 이은 규제로 어떻게 몰락했는가, 그리고 1980년대 미국만화의 새로운 부흥이 창작의 자유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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