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노드(without mining)를 돌리는 선한 자 있는가
BTC: BCH처럼 블록사이즈가 커지면, 개인들은 풀노드를 돌릴 수 없어!
BCH: 개인중에 풀노드 돌리는 사람이 어딨냐. 어차피 없음.
BCH vs BTC 간의 케케묵은 논쟁거리 중 하나다.
작년에서야 시장에 뛰어든 나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해도가 많이 떨어졌고, 당시의 위 두 주장을 보고, 은연중에 "풀노드=채굴자"로 이해하고 있었다.
'오…블록사이즈가 커질수록 탈중앙화랑은 멀어지겠구나. 크립토는 탈중앙화가 핵심이긴 한데, BCH는 상용화를 위해 중앙화를 포기하고 있구나.'
그러나, 공부를 하던 중 풀노드는 채굴 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거래의 검증을 수행하는 노드를 가리킴을 알았다.
나처럼 트랜잭션만 하는 노드는 라이트노드, 그리고 채굴을 수행하는 마이닝노드.
풀노드에 풀(full) 은 대체 뭘 뜻하는걸까..사토시가 정의한건가? 풀노드를 돌리는데 따른 인센티브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고,
검색 결과: 풀노드는 트랜잭션 및 블록을 철저히 (FULLY) 검증하는 프로그램. 보상(reward)은 없지만, 본인 트랜잭션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비트코인의 커뮤니티에 일조할 수 있음.
https://bitcoin.org/en/full-node#other-linux-distributions
https://www.reddit.com/r/Bitcoin/comments/7clgcd/eli5_what_are_the_incentives_to_run_a_full_node/
(그 와중에 발견한 재밌는 점. bitcoin.org 접속시 화면 상단에는 bitcoin 으로 표시되지만, 위 링크 페이지에서는 bitcoin core 로 표시됨)
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BCH vs BTC 주장을 보고, '개인들 중에는 BCH 를 채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겠구나' 생각했을 거 같다. 개인 중에 BTC 나 LTC 채굴할 수 있는 사람도 어차피 많이 없을 거 같은데, 그러면 BTC측 주장은 틀린 것 아닌가 오해도 했고. 이런 오해가 생기다보니, 풀노드란 용어 대신 non-mining node 라는 용어를 쓰자는 얘기도 있다.
아무튼…BTC측 주장에 대해 오해한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BTC측 주장에 수긍하게 된 것은 아니다.
풀노드를 돌려도 어차피 직접적인 보상은 없다...간접적인 이익만 기대할 수 있는 점에서, 풀노드를 돌리는건 토렌트 시드를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토렌트를 통해 어떤 파일의 시드가 유지되는 이유는, 누군가
- 해당 파일의 확산을 원해서
- 해당 파일을 퍼뜨리는 사이트로의 사용자 유입량을 유지/증가시키기 위해
- 해당 파일을 아직 다운받는 중이라…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3번이 주 이유일 것으로 생각되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1, 2번이 주 이유일 것으로 생각된다. 부끄럽지만, 내 토렌트에서는 원하는 파일 다운로드가 끝나면 업로드도 바로 중단된다.
나처럼 비트코인을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블록사이즈의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풀노드를 돌릴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비트코인 보유자로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특정 기기의 전원을 계속 켜두는 것은 부담이고, 안쓰는 노트북일지라도 전기세는 둘째치고 팬소리가 시끄럽다. 스마트폰으로 돌릴 수 있을까? 찾아보니 블록사이즈가 1메가에 불과한 비트코인조차도 풀노드 돌리려면 100 기가가 넘는 용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 주력으로 쓰고 있는 핸드폰 용량이 64기가…)
백번 양보해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일조하기 위해 풀노드를 돌린다 쳐도, 풀노드 돌리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트랜잭션 피가 내려가거나, 트랜잭션 스피드나 양이 늘어나는걸까?
그렇지도 않다.
내가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사업자가 되지 않는 이상, 나로선 풀노드를 돌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사업자라고 해서 거창할 것도 없고, 구멍가게만 운영하더라도 풀노드를 돌릴 유인은 충분할 것 같다 (내 지갑의 프라이버시 강화).
구멍가게라도 운영하면서 비트코인 결재를 받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떤 용도로든 컴퓨터 한대 정도는 계속 켜둘 거고, 그에 필요한 용량이 100기가냐(BTC), 10테라냐 (BCH)는 풀노드 셋업 결정에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 같다.
풀노드를 돌릴 이유는 없지만 재미로 그냥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하드값이싸져서 전기세 정도만 감당하면됩니다. 거래소같은데서 풀노드 돌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