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11. 고름으로 빚어진 흑자, 되돌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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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약 2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흑자는 돈이 남으니 좋은것이고, 적자는 돈이 모자라는거니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흑자가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만들어 졌으며, 어떤 영향을 끼칠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아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어졌습니다.
기록적인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다가 열받은 미국에게 엔고라는 거대한 폭탄을 한방 얻어맞고 비틀거린 일본 경제를 보면, 꼭 흑자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요. 물론 적자를 왕창 내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적당히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다른 국가의 견제를 받지 않도록 눈치껏 벌어가는게 좋은거죠.
신흥국, 특히 아시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공급 과잉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공급 과잉이란 말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거겠죠? 뒤집어서 생각하면 '수요가 너무 적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겁니다.
금리가 바닥을 치는 와중에 저축률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이상하지요?
저축률의 증가는 투자의 감소, 소비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내수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돈을 버는 것 같은데, 쓰면 안될 것 같아요. 당장 하루 하루가 버티기 힘들어요. 저금을 해야 살아남는대요. 투기는 죄악이고 도박이래요.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머리굴리는 것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돈을 뺏는 것'이고, '허황된 신기루를 쫓는 것'이니 '다 망한다. 정부나 사회를 원망하지 말라'고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얻는 노동의 가치만이 소중한 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죠? 열심히 돈을 버는 것 같은데 돈이 하나도 안 모이는데요? 분명 20여년 전만 해도 1년 모아 차 사고, 5년 모아 집 산다고 뉴스에서 떠들어 댔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거, 멀리갈 것 없어요.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살기 위해 아등바등 돈을 벌어옵니다. 그 돈은 대부분 저축이나 은행 이자, 월세로 사라집니다. 월세는 또 은행으로 가서 갭 투자의 자금이 되고, 부채와 저축은 점점 순환합니다. 그 바닥에 경기를 움직이는 일개미들인 우리가 짓눌려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에 나오는 그 유명한 장면처럼, 우리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국가 경제'를 위한 윤활유죠.
'경상수지 적자 상태는 저축금액보다 많은 금액이 투자되고 있다'라는 저축투자균형의 원리까지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금의 흑자 상태는 내수 붕괴의 여파에서 왔다는 것이 사실상 정설입니다. 노무라 리포트에서는 '과잉 설비(공급)가 이어졌기 때문에 투자 감소와 저축 증가를 야기해 경상 수지가 흑자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삼가고 싶긴 합니다만, 한국에서 2012년부터, 태국에서 2015년부터 심화된 내수 시장의 심각한 악화는 각각 정권의 부패가 그 뿌리에 있습니다. 사자방 - 사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 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과오투자는 광물공사에겐 파산을, 수자원공사에는 수조원의 부채를, 석유공사에겐 씻겨지지 않을 거대한 암덩어리를 주렁주렁 매달아놨습니다.
부패한 정권은 일부 기업과 결탁해 의도적 과오투자를 저질렀고, 공포에서 온 경기 불황은 내수의 파괴를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선진국의 금융 정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보호적 차원'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정당화 되어왔다는 점이 역겹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로 극단적인 방법까진 아니었다 하더라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금융정책에 휘말리지 않았다면 국내 경제가 망가질 수도 있었다는 데까지 생각이 닿으니 공포에 몸서리쳐집니다.
모든 문제는 2008년부터 시작됩니다
2008년 9월, 세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겪습니다. 그 이전에 중국과 인도, 그리고 남미라는 신흥시장은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있었죠. 수많은 자본 투자는 리먼사태 이후 급격히 멈췄습니다. 4조 위안이나 되는 자금을 시장 회복을 위해 때려붓겠다는 중국을 시작으로, 신흥국은 금리 조절이 아닌 경기 확장이라는 정책을 통해 어떻게 되건 경제를 회복시키고자 애썼습니다.
하지만 정작 금융위기의 진원지, 몸통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시간을 두고 금융위기를 진정시키며 금리를 조정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의 기업과 가계는 재무상황을 개선하면서 천천히 수요 회복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이 선제적으로 내세운 초확장 정책은 구미의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로금리를 비롯하여 투자자의 수익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수행한 미국 시장과는 달리 금리가 높고, 투자 수요도 있으며,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아시아 시장은 천국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것이 지난 포스팅부터 몇번 언급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스 효과입니다.
이런 투기자금의 이동은 결과적으로 약달러와 신흥국 통화 강세를 불러왔습니다. 통화의 평가절상은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며, 투자 채산성 악화를 불러 일으킵니다. 거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약해진 달러만큼 더 윤전기를 돌려서 돈을 찍어내는 수 밖에 없었죠.
누가 누가 돈을 잘 푸나, 채권을 더 사나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조를 깨부수고 다시 신흥국에 거대한 엿 폭탄을 떨어뜨린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시작된 테이퍼링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통화 가치가 더더욱 떨어지게 된거죠. 점진적 통화가치 하락은 경상수지에 이득을 줍니다만, 급격한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킵니다. 정책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 이쯤해서 한국 뉴스 한번 떠올려 볼까요? '빚 내서 집 사라' 했던 분, 지금 어떻게 되셨습니까? '반값 등록금은 사실 대출을 해줘서 부담을 반으로 줄여주는 것이다'고 하신 분은요? 급격한 금리 변동은 지금까지 확장되던 시장에 다시 큰 타격을 줘서 내수 증가세 둔화, 공급 과잉 심화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시기가 되면 정치적 불안정 역시 나타납니다. 브라질 루제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는 공통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살 수가 없다'라는 고통과 '우리는 고생하는데 저 사람들은 뭐 하는 것일까?'하는 박탈감, 그리고 사회를 좀 더 바른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함께 뒤섞여 있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먹고살기 너무 편했다면, 작년 겨울 광화문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결국 정치적 격변을 낳은 것 이유 중 하나에 경제적 문제가 있었고, 그 경제적 문제의 근원에는 부패한 정치도 있지만 금융 강대국들의 자국 중심주의와 투기자본의 이동이 있었다는걸로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 암호화폐를 허하라는 운동이라도 해야 하려나요
쇼와 12년, 서력으로는 1937년. 일제 강점기를 보내던 '신녀성'들은 조선총독부 미쓰하시 경무국장에게 그 유명한 탄원서인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를 보냅니다. 물론 식민통치와 '총력전 체제'가 심화되던 시기의 총독부 입장에서는 그저 지나가는 개소리로 들렸겠지만, 일제의 '다이쇼 로망'에서 나온 '모-단(모던)'이라는 문화 코드는 당시 조선 인민들에게 있어 하나의 '숨통'과도 같았습니다.
이 딴스(댄스)홀 탄원서는 무척이나 뜬금없어 보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바로 경제적인 면에서입니다. 타자는 우리가 암호화폐라는 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가 이 시장을 드라이빙 할 수 있다면 찻집 「비-너스」 마담 복혜숙씨를 비롯한 경성의 신녀성들이 찾았던 '유쾌한 기분'을 우리는 '경제적 자유'라는 이름으로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차 테이퍼링으로 인한 충격과 그에 따른 금리 조절, 망가진 내수로 가는 길이 우리에게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우리의 선택일 것입니다. 기본 소득. 정확히는 기본 구매력이라는 대명제는 어찌되건 우리 경제, 정부와 시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이자, 나아가야 할 지향점입니다.
더 이상의 저수지는 그만 되어야 할 것입니다.
완벽한 지향점은 아니라 할지라도, 투명성으로 가득한 블락체인이라는 시스템은 우리에게 많은 힌트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2의 부패 정권이 다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서라도, 지금 이 시간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금융의 역사상 그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가 걷는 새로운 길은 모든 것을 불신하기 때문에 역으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투명성을 담보하고 민주주의와 같이 투표가 지배하는 독특한 시스템인 블락체인과 그 블락체인이 살아가기 위한 동기인 암호화폐라는 시장입니다.
그 시장은 여전히 추위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크고, 당장이라도 휴지조각이 될 것 같이 무섭습니다. 때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수백 퍼센트씩 폭등을 하다가, 또 다른 때는 영영 망할 것 처럼 하락만을 거듭합니다. 하지만 타자는 우리가 만들어 낼 '금융 소득'은 바로 이 곳에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럴때일수록 공포에 떨지 마시고, 욕심을 조절하시고, 그리고 주변 분들과 서로 스크럼을 짜고 함께 갈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여러분의 곁에 함께 하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뱀발. 내일 그 분의 구속 기사가 나온다면, 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기준으로 선착순 실패!3060분께 0.5SBD씩 쏘겠습니다. 구차하게 다른 이벤트처럼 보팅해달라 이런거 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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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중국의 환율 정책에서 낯선 BTC의 향기를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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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암호화폐를 허하라!
모두에게 멘탈강화를 許하라
전 차마 제 우상 그란투리스모님처럼 에이프릴 뮤비는 추천 못하겠습니다. 제 등짝은 소중하니까요.
이길의 끝이 행복이라는것에 연결되길 바랍니다. 그리하지 않더라도 그 기대 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오늘도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분석 감사합니다.
갑자기 예전에 고스트스테이션에서 마왕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운명의 한 사랑을 찾아 가는 길 역시 아무도 모르는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이 길과 비슷하다고요. 오늘따라 마왕 생각이 더 나네요.
그분의 말들은 한마디한마디 인상깊은 말이 많았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론에서는 긍정적 뉴스는 많이 덮이는데 부정적 이슈는 다퉈가며 보도하는군요. 이게 현재 실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니 좀 씁쓸합니다 선생님.
역사적으로 봐도 '새로움'이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변화의 강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그분이 가시면 더욱 즐거워 질 것 같습니다 +_+
스달은 안 바랍니다.
구속을 염원합니다!
이 말을 윗분들에게... 읍읍...
울먹이는 로하나 짤이 더 떠오릅...
이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출처 :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064/read/28340680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블록체인이 있을것입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블락체인이 가져다 줄 극도의 투명성을 믿습니다.
잘 대비하는게 최선이겠지만, 그래도 무섭네요.. 항상..
안전자산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 때야 말로 전 투자의 시기라 봅니다. 주말엔 서울-평양 축선 땅이라도 보러 다닐까 싶어요.
항상 즐겁고 유익하게 글 잘 읽고 있습니다.
0.5SBD를 받기위함 보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달 전 스팀잇 가입 이후 첫 댓글 달고 갑니다. 라고 하면 믿지 않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
진심은 통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 진심을 믿습니다. 가카 빵에 가도록 같이 기도합시다.
늘 좋은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읽을 때마다 noctisk님의 엄청난 지식에 감탄하고 있답니다. 글의 1/10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꾸준히 여러번 정독하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귀중한 재산을 공유해 주시는 noctisk님께 항상 감사해요.
스팀잇의 생태계를 잘 몰라서 글 하단에 있는 화살표만 누르고 있습니다.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 ㅠㅠ
편안한 새벽시간 되십시오 ^^
가카가 빵에 들어가시길 같이 빌어주시면 됩니다. 경제 정의고 경제 민주화고 별 거 없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으면 되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