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게임이 아니다.
최근 닌텐도 스위치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젤다」)를 구입하여 플레이하고 있다. 「젤다」를 플레이하는 내내 감탄의 연속이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자유롭게 모험하는 기분,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와 퍼즐풀이. 게임 속 배경 대륙인 '하이랄'로 휴가를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같은 폭염의 시대에 힐링이 된다. 「젤다」의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 '링크'가 자연에서 수렵, 채집한 식재료를 조합해 요리나 약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중 모은 식재료는 그것만 먹었을 때는 효과가 미미하지만, 다른 식재료와 조합해 요리를 만들면 숨겨진 효과가 나오게 된다. 일시적으로 능력치가 오르기도 하고, 더위나 추위 같은 힘든 기상상황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게임에서 요리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냄비 앞에 서서 소재창을 열고 식재료를 최대 5개까지 선택한 뒤, 요리 버튼을 누르면 펑! 하고 맛있는 요리가 알아서 나온다. 심지어 이렇게 만든 요리를 팔아 돈도 벌 수 있다.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을 보고 있자면 요리를 만들어 파는 것을 게임 감각으로 알고 행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많은 식당의 사장님들은 정성과 자부심을 담은 요리를 만들어 손님 상에 내놓는다. 하지만, 체계적인 요리 공부나 연구 없이, 인터넷 등지에서 레시피를 찾아서 대충 만들어보고는 그대로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하여 뛰어드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 식으로 문을 연 식당이 잘 될 일은 없다. 한 지역의 상점가를 테마로 한 「골목식당」 에피소드 중 꼭 한 상점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의 기행을 보고 있으면 백종원 대표도 보는 우리들도 걱정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오르게 된다. 어떤 이는 제작진의 자극적인 편집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편집 이전에 무모하게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현실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게임과 현실은 다르다. 게임에서야 재료를 적당히 선택하기만 하면 알아서 요리가 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재료를 선택할 것인가. 재료는 어떤 배율과 방식으로 조합해야 하는가. 기구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맛을 끌어올리는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인가. 지금의 요리의 단점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요리의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 끊임없는 연구와 실패, 시행 착오의 연속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식당들은 각자가 이런 과정을 거쳐 최고의 맛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게임하는 기분으로 음식 만들지 마라. 백종원이 하고 싶은 말도 어쩌면 이것이 아니었을까?
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