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ore Digital Breadcrumbs , 공유경제 2.0 시대의 시작
얼마 전 일본 젊은층들이 더 이상 자동차가 필요없다면서 외면하고 있다는 기사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유인즉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드는 자동차를 소유하기 보다는 필요할 때는 빌려쓰면 되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쿠루마 바나레(車離れ)”, 즉 자동차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차량도 필요하면 원하는 시간만큼 빌려쓰는 공유경제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공유경제의 사전적 정의는 ‘한 번 생산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시스템’으로 2008년 미국 하버드 법대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처음 소개하였다. 전통적으로 소유의 개념이 강했던 주택이나 자동차 등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여럿이 를 꼽을 수 있다. 남는 방이나 주택을 가진 집주인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원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남는 방이나 집을 빌려줄 수 있고 자기 차량을 보유한 사람은 우버 드라이버로 등록해서 남는 시간에 승객을 태우고 돈도 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언론에서는 ‘Geek Economy’ 시대(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프리랜서를 공유하는 새로운 노동의 공유경제)가 도래했다고 보도하며 이제 직장에 매여 있지 않아도 공유경제를 통해 일거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공유경제의 문제점
하지만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처음 취지와는 달리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법과 규제는 다 아는 문제이니 여기서는 제외하였다)
첫번째, 플랫폼 오너의 중앙집권형 통제와 독점이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체에 모든 데이터가 축적되고 플랫폼 오너는 데이터를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각 이해관계자의 역할과 인센티브를 통제한다. 거래의 독점을 통해 플랫폼 참여자에게 돌아가야 할 인센티브는 작고 플랫폼 운영주체가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버클리대 교수인 로버트 라이시는 이런 현상을 비판하면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아니라 부스러기(scraps)만 떨어지는 ‘부스러기 공유 경제’(Share-the-scraps Economy)”라고 꼬집었다. 다시 말하면 플랫폼을 소유한 주체와 일부 투자자에게 대부분의 이익이 돌아가고, 남은 부스러기만 에이버앤비 호스트나 우버 드라이버의 몫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두번째, 개인정보 유출과 취약한 보안이다. 공유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은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자세한 사용자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블룸버그는 2016년 10월 우버 사이트에서 해킹으로 고객과 기사 5700만명의 개인 정보가 누출됐는데도 우버가 1년 넘게 이를 은폐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터넷에는 페이스북 등 유명 SNS 계정을 해킹하는 방법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세번째, 큐레이션의 실패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긍정적인 교차네트워크 효과(positive cross-side effect)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플랫폼 기업이 참여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다시 말해 큐레이션에 실패하면 ‘부정적인 교차네크워크 효과’(negative cross-side effect)가 발생하게 된다. 2017년 7월 일본에서 벌어진 에어비앤비 성범죄 이슈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모든 호스트 신청자와 기존 호스트를 전수조사해서 부적절한 사람을 걸러낼 수 없기 때문에 이용 고객들의 후기나 평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고객 후기를 100%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우버 역시 우버 드라이버들이 여성 승객을 상대로 성범죄나 범죄를 저지르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어 미국 각 주에서 우버 드라이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조치가 도입되었다.
한때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무기삼아 전통 산업의 강자들의 마켓쉐어를 빠르게 잠식하던 이들 기업들이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됐을까? 자신이 보유한 자원과 재능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여 기존에 없던 가치를 발생시키는 협력적인 경제모형으로 여겨졌던 공유경제는 이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 버렸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상하는 블록체인이 공유경제의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공유경제 2.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유경제 1.0 시대의 한계로 여겨졌던 중앙집중형 통제와 해킹에 취약한 보안기술, 큐레이션의 실패 등으로 탐탁치 않게 여겨졌던 공유경제가 데이터 생성, 유통, 관리가 안전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에어비앤비와 우버를 뛰어넘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떠어로는 블록체인 기술로 무장한 공유경제 2.0 시대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차세대 에어비앤비, 슬로킷
홍대 근처에 사는 홍길동 씨는 겨울을 맞아 한 달간 따뜻한 동남아 휴양지로 떠나면서 자신의 집을 숙박공유 사이트에 등록하고 싶다. 홍 씨가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려면 중개수수료 3%를 내야 하고 정산도 며칠씩 걸린다. 무엇보다 소중한 내 집에 어떤 사람이 들어올지 불안하고 기존 방문객의 평판도 믿을만 한지 모르겠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이런 숙박공유 서비스에 접목시키면 이런 고민이 한번에 해결된다. 먼저 중재수수료 문제에서 자유롭다. 기본적으로 집주인과 이용객간의 개인간 거래를 블록체인상의 신원확인(VerifyID) 계약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호스트는 자신의 집 설치되어 있는 디지털 도어록의 접근 권한과 보증금, 비용 등의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린다. 이후 조건을 검토하고 동의하는 신청자는 일정 금액의 사용료와 보증금을 내면 자동으로 도어록에 대한 접근 권한을 획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비어 있는 집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자산의 소유자는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신청자는 필요한 자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이러한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서 중간 매체 없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며 신뢰성이 보장된다.
독일의 스타트업인 슬로킷은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연계된 스마트 도어락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스트가 남는 방이나 주택에 슬로킷 도어락을 설치하고 숙박금액과 보증금 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 숙박객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통해 보증금과 숙박금액을 지불하면 정해진 기간 동안 해당 잠금장치를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International Business Times)는 스마트 잠금 기술이 공유경제를 중앙집중형이 아닌 분권화할 수 있으며, 자산을 임대, 공유 또는 판매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에어 비앤비 (Airbnb)와 같은 플랫폼의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슬로킷의 대표인 Jentzsch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거래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슬로킷의 스마트 도어락 솔루션은 비단 숙박공유 뿐 아니라 차량 공유, 자전거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 공유경제의 거물인 에어비앤비, 우버, 집카 등을 잠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 에어비앤비 비즈니스 모델 vs. 슬로킷 비즈니스 모델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차세대 우버, 라주즈
교통혼잡 문제는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사회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교통혼잡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만 한해 10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될 만큼 교통혼잡은 국가경제와 글로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라주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라주즈는 Collaborative Transportation Web을 통해 분권화된 방식으로 기존 교통 시스템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라주즈 개발팀은 지난 2014년에 마스터코인 해커톤(Mastercoin Hackathon)에서 2 위를 차지한 바 있다.
차세대 우버로 꼽히는 라주즈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으로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상화폐인 주즈(Zooz) 토큰으로 지역별 교통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Zooz 토큰은 앱에서 드라이버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디지털 암호화 토큰이다. 예를 들면 강남에 사는 김 모씨가 강남역에서 홍대까지 빠르게 이동을 하고 싶어 라주즈 앱을 실행시켜서 카풀을 요청했다. 마침 강남 근처를 지나가던 라주즈에 등록된 드라이버가 요청을 보고 김 씨를 태워준다. 홍대에 도착하자 김 씨가 이전에 구입해 놓은 주즈 토큰이 자동으로 김 씨의 가상지갑에서 드라이버의 가상지갑으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드라이버는 이렇게 얻게 된 토큰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으로 교환할 수 있고 거래소에서 실제 화폐인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
라주즈에 등록된 드라이버는 운전한 거리에 따라 주즈 토큰을 받게 되며 일반인들은 이니셜코인오퍼링(ICO)을 통해 토큰을 구입할 수 있다. 또는 라주즈 앱의 개발이나 디자인에 기여함으로써 토큰을 획득하거나 친구를 가입시켜서 토큰을 얻을 수도 있다. 라주즈 앱은 현재 2,500명이 사용중이며 안드로이드 앱에서만 가동되며 곧 iOS 앱도 지원할 예정이다.
▲ 운전거리에 따라 주즈토큰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공유경제 2.0 시대가 자리매김하려면?
1997년 구글이 등장하면서 기존 검색시장의 맹주였던 야후가 침몰하고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노키아가 추락한 것처럼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스타트업이 에어비앤비, 우버, 페이스북 등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예상된다. 하지만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만 뛰어나다고 이들 기업들이 기존의 빅 자이언트를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많지 않기에 블록체인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랫폼의 특성인 네트워크 효과(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용가치는 더욱더 높아지는 현상)가 발생하려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메인스트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반 사용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또한 미디어, 콘텐츠, 유통, 제조, 서비스, 식음료,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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