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 제대로 알고 쓰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언제부터인가 차세대 IT인프라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통하기 시작했다. 기존 중앙집중식 IT구조에 비해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수식어가 블록체인을 따라다닌다.
하지만 너무 앞서 나간 얘기도 많지 싶다. 지금은 앞으로 가능한 것과 지금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이 커 보인다. 그러다보니 블록체인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헷갈려 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뭘해야할지 감은 잘 안잡히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나중에 큰일 날거 같고...
IT현장에서 뛰는 전문가들이 올해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전망한 책 IT트렌드스페셜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시점에서 블록체인은 뭘 할수 있을지 제대로 따져보고 써야 하는 기술이다. 가능성만 바라보기 보다는 되는 것과 안되는 것, 그리고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쓸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건들면 안하니만 못할 수 있다. 관련해 저자들의 주장을 직접 인용한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로는 간편 인증으로 알려진 일부 기능만 구현이 가능하다. 국내 금융권 사업자들이 제작한 블록체인 인증 서비스들도 이러한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기술이 공인인증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처럼 이야기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기존의 인증 기관이나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완벽한 인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직은 불가능하며, 금융권의 홍보는 마케팅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
IT트렌드스페셜리포트 저자들도 블록체인 자체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단히 파과적인 기술로 진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블록체인의 한계를 명쾌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몇가지 사례도 들었다.
"네트워크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네트워크가 분산되어 비용 절감은 되겠지만 그만큼 거래량이 증가하게 된다. 거래량에 비례해서 검증량도 증가하게 되고, 그만큼 합의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소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빠른 검증 결과가 중요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무작정 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보안에 강하다고 통칭해 설명하기는 하지만 명확하게 따지면 블록체인은 무결성에 특화되어 있을 뿐이다. 기밀성을 해결하려면 암호화와 난독화가 추가된 모듈을 사용해야 한다. 디도스에서 자유롭다는 이야기도 맞지 않다. 분산된 노드를 통해 네트워크에 대량 스팸 거래를 발생하는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에서 가장 민감한 프라이버시 이슈도 해결하기 어렵다.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하 각종 규제에서는 수집할 수 있는 항목이나 정보를 저장하는 기간 등을 지정해주는데 그 상세 내용이 바뀌고 있다. 중앙 집중식이라면 법 규제에 따라 데이터베이스 내용을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과거 내용까지 모두 열람이 가능하므로 완벽한 삭제가 불가능하다."
"문제가 발생했을때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도 없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도 결국은 소프트웨어다. 완벽한 소프트웨어란 존재하지 않으며 취약점이 발생하면 패치를 해야 한다. 블록체인 서비스는 분산 구조이기 떄문에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가 재빠르게 보안 패치를 적용하도록 유도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저자들이 이같은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단, 블록체인의 한계와 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해야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저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블록체인의 한계는 운영의 묘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
" 비공개 불록체인은 실시간 처리가 중요하지 않거나 정보 공유가 우선인 영역에서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비공개 블록체인의 문제점은 아예 다른 기술로 대체하면 근본적인 문제점을 없앨 수도 있다. 오픈바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좋은 사례다. 오픈바자는 전자상거래 중에서 반드시 저장해야할 핵심 내역만 블록체인을 이용한다.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이미지나 동영상, 그리고 각종 상품 정보 등은 자체적인 카뎀리아 스타일의 P2P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상점이나 판매 불품에 대한 노출은 일반 웹페이지와의 연계를 통해 해결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헤매지 않고 추진하려면 어떤 점들을 따져봐야할까? 책은 5가지 체크포인트를 제시한다.
-첫째 정보의 분산과 공유를 통해서 생기는 이득이 처리 속도나 집중보다 커야 한다
-둘째 비용 효율과 같은 기업의 목적 보다는 사용자 가치를 우선을 접근해야 한다.
-셋째 채굴의 가용성을 넘어설 수 있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현실적인 보상에 대해 설계가 필요하다.
-넷째 보안에 대한 문제점을 처음부터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블록체인이라는 단일 기술에 한정되기 보다는 분산형 서비스 모델에 초점을 맞춘 설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