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회계 기준으로 본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의 가치와 미래
국제 회계 기준으로 본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의 가치와 미래
MONTHLY NEWS-2
"암호화폐는 실물 통화가 아니다"
9월 23일 전 세계 130여 개국이 사용하는 회계기준을 만드는 IFRS해석위원회는 “일부 암호화폐는 재화*용역과의 교환수단으로 사용될 수는 있지만, 현금처럼 재무제표에 모든 거래를 인식 및 측정하는 기준은 아닐 뿐만 아니라 기업 지분 상품(주식)이나 거래 상대방에게서 현금 등 금융자산을 수취할 계약상의 권리와 같은 금융자산 정의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상통화는 금융자산으로 분류할 수 없어 무형자산 또는 재고자산으로 분류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특히 암호화폐를 직접 판매 또는 중개하는 경우 재고자산으로 보고 그 외에는 모두 무형자산으로 본다는 것이 위원회의 결정이다.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할 수 있는 비화폐성 자산(영업권, 특허권 등)이고 재고자산은 팔려고 보유하는 상품, 제품, 원재료 등을 칭한다.
이와 더불어 암호화폐를 지급수단인 금융자산이 아닌 재고자산이나 무형자산으로 보면 과세대상이지만, 각국 정부들은 이중과세 논란 등의 이유로 부가세 부과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대신 소득세는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 부상에 대한 국가별 스탠스는 각양각색
일본은 암호화폐 활용과 제도권 편입에 적극 나섰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은 암호화폐 거래를 아예 전면 중단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암호화폐 산업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하여 프랑스 재정경제부와 독일 연방 재무부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경제재무장관이 사회(Ecofin) 회의에서 출시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리브라 출시 계획으로 촉발될 수 있는 투자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테러자금 조달, 데이터 보호, 금융 통화 권력 등의 이슈가 담겨 있었다.
물론 미국과 유럽 국가 등은 거래를 중단시키지는 않았지만 달러화나 유로화 등 기축통화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금융안정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이유 등으로 암호화폐 활성화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암호화폐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제도권 편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펀드의 금융위원회 불승인, 기업공개(IPO)를 본뜬 암호화폐 공개(ICO) 등은 아예 불허되어왔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프레스토 ICO 플랫폼 개발 업체가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금융위는 ICO는 범죄라는 답변서까지 제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스탠스는 부정적 인식과 엄격한 태도를 강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각 나라의 인식과 태도 변화"
최근 뉴질랜드는 암호화폐 소득을 합법화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10월 11일 발표했다. 뉴질랜드 국세청은 국가 조세 행정법(1994)s91D 아래, 암호화폐를 유사 화폐(Money-like)로 과세하는 조항을 마련하고 급여의 일부로 지급된 암호화폐, 서비스 비용, 보너스, 커미션, 팁으로 발생한 암호화폐 소득도 적용대상이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금융청(Financial Service Agency)을 감독기관으로 지정하고 자금 결제법 일부를 개정, 암호화폐 취급소의 인가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암호화폐를 법률상 '암호 자산'으로 칭하고 마진 거래 등 허용의 참의원 심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또한 '금융 서비스 운영 종합 관리감독 가이드라인' 개정안에서 "향후 암호화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히면서 암호화폐에 투자되는 신탁의 조성 및 판매 활동을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미 세무당국이 2014년 첫 지침에서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간주하며,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결제에 과세를 결정한 이후로 5년 만에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세금 산출 방안을 담은 지침서를 발표했다. 신규 지침은 암호화폐 포크로 인한 납세의무 성립, 취득 암호화폐 소득 가치 산정방안, 암호화폐 매도 시 과세 소득 산출 방안을 다루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암호화폐”
9월 30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19>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 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은 "암호 자산 정의와 제도권 편입을 포함한 블록체인 관련 정책 명확화, 블록체인 활용 비즈니스 모델의 규제 샌드박스 적극 허용, 블록체인 관련 전문 인력 및 전문기업 육성"의 권고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암호 자산 제도화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허용해야 하며, 이를 감안해 규제 샌드 박스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우리나라도 암호화폐를 빼고 블록체인 기술 육성 정책에 무게를 두는 관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금법 등의 법안 발의, FATF 가상자산에 관한 결의안 수용 및 여러 블록체인 기관 과의 연계를 통해 암호화폐에 관한 부정적 인식 개선 및 제도권으로 포용하려는 노력이 이를 반증한다.
"미래 암호화폐의 가치"
10월 14일 미국의 암호화폐 투자신탁사인 그레이스 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ments)의 인덱스 펀드가 처음으로 미 금융산업 규제기구(FINRA)의 승인을 받았다. 암호화폐 자산으로 구성된 첫 복합 디지털 통화상품이 장외 거래(OTC) 시장에 제공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비록 비트코인 ETF가 미 증권 거래 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지 못하였지만 암호화폐가 자산으로서 거래될 수 있는 제도적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물론 IFRS해석위원회가 가상통화를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 분류 발표하여 금융자산 인정을 바라는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오히려 암호화폐 정체에 대한 개념 정립을 통한 투자자 및 관련 산업의 혼선 방지, 과세기준 도입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제도권 도입 노력, 인식 전환으로 인해 서서히 투명성, 신뢰성,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자산으로의 인정 등 암호화폐의 미래가 밝음을 예상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가치저장 수단인 디지털 골드의 역할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학의 대가들이 이야기한 바 있듯 블록체인의 장점으로 손꼽는 네트워킹 체계와 계약 의무 이행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콘트랙트 기능을 통한 주주 의결권 행사, 필요 수준 정보공개를 통한 경매 문제, 계약 불이행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 분쟁 해결사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과 투자자가 윈윈 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조속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법적 근거가 확립되어야 한다.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이해하고 정확한 시장 조사를 실시하여 시기적절한 정책 발표를 통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을 과감하게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포용하고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또한, 블록체인 산업계에서도 보다 강화된 KYC (고객 확인 제도), 엄격한 WhiteList(투자자 사전 등록제도), AML (자금세탁 방지) 및 대테러 자금 운용 방지책 구현 등 성과 있는 노력을 통해 불법 자금 유입 및 투자자 보호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모집 주체의 비대칭성 정보 문제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개발자금을 모으기 위해 발행되는 암호화폐 정확한 수량 공시화 및 이해 관계자 암호화폐 보유 의무 락업 기간 설정, 무분별한 무상 에어드롭 이벤트 제한, 암호화폐 단계별 판매에 따른 가격 비차별화 등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IEO를 담당하는 거래소의 경우에는 해당 프로젝트가 성실히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STO 개발진 경우에는 해당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투자자의 “투자금 + 투자이익” 회수를 위한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ICO로 인해 발생되었던 문제점들을 반복하지 않고 반면교사(反面敎師) 한다면 IEO와 STO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발전과 투자자들의 좋은 투자상품으로써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글 Ι INB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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