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가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가치가 있을까?

in #blockchain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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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DAG 등의 P2P 인프라 기술이 추구하는 '탈중앙화' 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정말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가치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 탈중앙화는 크게 다음의 3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 서버 비용의 절감 (보안 관련 비용 포함)
  • 규제로부터의 회피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지만..)
  • 투명하고 분권화된 가버넌스 (특정 기업의 독점적 소유 불가)

이러한 기회들은 탈중앙화된 시스템의 운영 주체가 특정한 기업이 아닌 '집단' 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기회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절감하거나, 규제로부터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투명한 가버넌스는 오픈소스 기술 프로젝트들이 그러하듯, 여러 시스템들이 유연하게 결합되거나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예: IoT 분야에서의 활용)

하지만 이런 가치가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의미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 애매하다.
일반 이용자가 원하는 것은, '더 큰 경제적 혜택', '편리함' 등과 같이 직접적인 것이고
시스템이 탈중앙화 되었는지 여부와는 사실상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혜택이 적은 탈중앙화 시스템보다, 혜택이 많은 중앙화된 시스템을 선택할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3가지의 기회가 이용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한 밑바탕이 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 탈중앙화된 인프라를 활용해서 절감한 비용을 이용자에게 더 큰 혜택으로 제공하거나
  • 너무 엄격한 규제 때문에 기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금융 인프라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저개발 국가를 위한 탈중앙 금융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제안하는 서비스들은 이러한 경우에 속하지 않는다.
단지 새로운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들도 많다.
"현대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들은 상당 부분 블록체인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라는 일각의 비판도 이러한 이유와 맞닿아 있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 등의 탈중앙화 기술이 막연하게 일반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탈중앙화 기술의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B2C 관점의 활용보다는 먼저 인프라 기술 관점에서의 비용적, 운영적 효용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편, 블록체인의 '데이터 보존성' 을 기반으로, 데이터나 자산의 '영속성' 이나 '희소성' 등을 이용자향의 가치로 제안하는 프로젝트들도 많다. 어떻게 보면 Bitcoin을 비롯한 모든 암호화자산(Crypto-asset)들이 기본적으로 이런 가치제안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은 가치가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데이터를 '영원히 보존해 준다' 라던가, 그것을 위해 탈중앙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라면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블록체인의 데이터도 노드들이 완전히 이탈하면 당연히 소멸될 수 있고, 데이터의 보존 방법도 그 효율성을 떠나 많은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