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in #bitcoi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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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골드만삭스에서 11년 동안 재직했고 포트리스(Fortress Investment Group) 자산운용에서 거시적 관점의 매크로 헤지펀드를 담당했던 스타펀드매니저였습니다. 총 2.2조 원을 운용했고, 매크로 펀드는 약 1.1조원 규모였습니다. 오래 근무하기는 했지만, 포트리스에서의 말년은 그다지 밝지 못했습니다. 2015년 9월 한달 동안에만 펀드 수익률은 -4.67% 하락했고, 연초대비로도 -17.49% 하락했습니다. 수익률 부진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사임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톡옵션 덕분에 짭짤하게 US$255.6 mn(약 2800억 원)을 현금화해서 은퇴할 수 있었죠. 경력도 조금 특이한데, 미 육군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 근무했고,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수재였고, 레슬링팀에서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가상화폐를 접하고

2015년 말 절친 조(조셉 루빈: 이더리움 공동설립자)가 차린 브루클린 스타트업을 방문했던 그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친구 조, 강아지, 그리고 그를 돕는 직원 1-2명 정도나 있을까 상상했던 그는 작은 창고에서 약 30명의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전화를 하며 혁명(!)을 준비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전직 헤지펀드였던 그에게 번뜩인 생각은 "이 회사의 지분을 사야겠다"였다고 합니다.

그는 이더가 약 1불 정도였을 때 50만개(약 5억 원 상당)를 구매했다고 합니다. 휴가로 인도를 다녀온 후 가격은 5배 올랐고 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추매를 했다고 합니다. 2016년, 2017년에 걸쳐 그는 보유했던 가상화폐를 일부 매각하고 총 US$250mn (약 2800억 원)를 벌었다고 합니다. (지금 1조 원을 넘게 보유한 거부라고 하네요.) 이에 대해 세금도 냈고, 제트기도 사고, 기부도 했다고 하네요. 보는 눈이 남다릅니다! 그는 "우리 삶을 급격히 바꾸는 것들을 중심으로 버블이 형성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예로, 철도, 인터넷을 들기도 했는데, "5년, 10년 후를 내다보았을 때, 야성적인 본능이 몸에서 꿈틀거린다"고 했다네요.

그는 이제 총자산의 20% 정도를 가상화폐를 가지고 있으며, 가상화폐 채굴, 거래, ICO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헤지펀드 조성계획

2017년, 헤지펀드 스타매니저이자 가상화폐 고래의 명성을 기반으로 노보그라츠는 원래 US$500mn (약 5500억 원)의 헤지펀드를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운용하는 자자산에 대하여 운용보수도 약 2% 따박따박 먹을 수 있고, 성과보수도 20%를 벌어갈 수 있으니 자산운용업은 명성과 고객의 자산규모만 뒷받침된다면, 참 좋은 먹거리로 보입니다. 하지만, 2017년 말 시장이 급격한 하락을 보이면서 그는 헤지펀드 사업계획을 잠깐 보류하였습니다. 그는 12월 22일 "우리는 현재 시장 상황을 좋아하지 않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재평가하고 싶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마,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경험했던 뼈아픈 실패가 다시 기억이 났던 걸까요? 헤지펀드로만 승부하기에 가상화폐시장이 녹록치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은행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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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심 끝에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은행을 설립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나온 회사가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al LP)입니다. 주 업무 분야는 거래(Trading),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ing),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자문업(Advisory)입니다. 기존에 계획했던 헤지펀드는 자산운용 부문 아래에서 운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화폐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그에게 있어서 야심찬 시작으로 보입니다.

블록파이(BlockFI)에 투자

최근 갤럭시디지털은 블록파이에 US$ 52.5mn (약 600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지했습니다. 블록파이는 가상화폐를 담보로 P2P 대출을 하는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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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파이의 창업자 Zac Prince는 텍사스에 있는 은행에서 매우 불편했던 경험을 겪었다고 합니다. 기존에 거래를 하고 있던 은행에서, 다시 대출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하던 중, 보유하던 비트코인과 이더도 보유내역에 기입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은행직원은 지금까지 비트코인에 대해 들어본적도 없고 자산의 기준으로 봤을 때, 비트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고객님과는 앞으로 거래를 지속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당황한 나머지,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인터넷을 검색을 해보았는데, 비트코인이 주로 자금세탁업자들과 마약상들이 쓰는 수단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에서 가상화폐가 설 자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주류 금융업계도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혁신을 실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Zac는 전통적인 시스템 밖에서 해결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블록파이는 그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업체입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보유자에게 달러 대출을 실행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전 세계의 가상화폐 보유자들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금리, 구조,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블록파이에 가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분이고, 대출을 신청하는데 별도로 토큰이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대출 승인은 24시간 이내에 이뤄진다고 합니다. 리테일, 기업을 망라한 고객에게는 최대 US$ 10.0mn(약 110억 원)까지 대출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기업들도 보유한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니, 기업들에게도 가상화폐를 맛보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습니다.

노보그라츠는 며칠 전 BlockFI에 US$ 52.5mn (약 600억 원)을 투자하였습니다. 이 재원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상품군도 다변화하고, 담보물인 가상화폐도 추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채권발행, 신용카드 분야 등 다양한 금융 분야로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 다변화를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구조화 대출 상품을 취급했던 Rene van Kesteren을 채용했다고 합니다.

변동성이 높은 가상화폐를 어떻게 담보로 잡을 것인가?

예를 들어 이더를 담보물로 US$10,000을 대출받는다고 한다면, 아래의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합니다.

금리: 12%
기간: 1년
실행비용(origination): 2%
LTV: 35% (즉, US$10,000을 빌리기 위해 US$28,571 담보 필요)
이더가격: US$ 800
월이자: US$ 102
담보물: 36.07이더 필요 (US$28,571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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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변동성이 높은 이더리움의 가격이 하락할 때입니다. 이더리움의 가격이 하락하여 LTV가 50-60% 비중으로 올라가면,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을 단순히 공지합니다. LTV가 70%로 올라가면 공지 + 추가적인 담보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LTV가 50%로 내려가도록 맞춥니다. LTV가 다시 80%로 하락하면, 일부 이더를 매각하고 추가로 담보를 요구하여 LTV를 70%까지 맞추게 됩니다. 그 이상은 ... 상상하고 싶지는 않네요. ㅎㅎ

단점은 명확합니다. 변동성이 높은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할 경우 추가적인 담보물을 제공하거나, 불가피하게 가상화폐를 매각하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리가 다소 높은 12%로 책정된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대출이 급증하게 되었을 때, 가상화폐 가격이 장기 침체로 들어갈 경우에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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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역시 명확합니다. 신용 상태를 체크하지 않고 담보를 기준으로 빠르게 대출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가상화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면, 굳이 이를 매각하지 않고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대출목적에 따라 지급한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 받아 세제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담보물 보관은 제미나이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망

블록체인 대출을 시행하는 프로젝트로 SALT, Ripio Credit Network, ETHLend 등을 들 수 있습니다. SALT의 경우에 대출 승인을 위헤 수개월을 대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리피오의 경우에는, 각국에서 대출자의 신용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Scoring Agent 및 Co-Signer를 찾아야 하는데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직 현실적인 어려움은 많이 있어 보입니다.

노보그라츠는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송도리채 바꿔놓았듯, 가상화폐가 우리의 금융을 바꿔놓을거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노보그라츠가 가상화폐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은행들의 시각은 그렇게 고정될 수도 있지만, 미래에는 달라질 것입니다. 2017년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만약 가상화폐들이 담보물로 쓰일 수만 있다면, 그것은 가상화폐들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정받는 엄청난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 주류 금융회사들이, 여타 채권, 주식, 미술품 등에 대한 태도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를 담보물로 취급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라고 합니다.

가상화폐를 담보물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은, 가상화폐가 통용되는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고, 가상화폐애 대한 수요를 촉발시켜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만들어 가는 금융생태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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