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농사 준비1

3평 밖에 되지 않는 텃밭을 관리하면서 가을 농사 밭 정리하는 이 날이 되면 늘 자괴감에 빠진다. 하지 감자 수확 후 거의 두 달만에 찾아간 텃밭, 이미 가리워진 두둑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라다크에서 돌아온 날부터 비가 오다 주말 저녁이 되면서 맑게 개였지만 푹푹찌는 더위는 일하기 참 곤란하게 만드는 날씨였다. 늦은 저녁 오후 갈까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라다크 산간 지역에서 홀로 500평 가량을 아주 완벽하고 깔끔하게 정돈하고 계신 그 아저씨를 생각하며 마음을 단디 먹고 텃밭으로 나섰다.

아무 생각 없이 용력을 쓰는 둥 마는 둥 무심으로 쟁기질을 하니 생각보다 덜 힘들다. 어느덧 주위는 캄캄해졌고 가로등이 켜졌다. 시간을 보니 거의 1시간 반은 쟁기질하며 풀을 뽑은 셈이다. 퇴비는 내일 와서 대충 뿌리고 이 잡풀들을 정리해야겠다. 올해는 이웃 텃밭 형님 경계면의 두둑의 배수관리를 잘 해야 한다. 그 형님이 잡풀 나지 않도록 두둑 사이길을 퇴비 비닐로 까는 바람에 경계면의 두둑에 물이 고였었다. 그래서 썩은 감자가 많았다. 형님을 만나면 얘기해야 하겠지만 그 전에 내가 좀 부지런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토종 배추로 구억배추, 청방배추를 심고 나머지는 무우를 심는다. 아무튼 잡풀을 베고 나니 밀린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다. 몸은 피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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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巳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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