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부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친환경
◆ 홍종호> 다음 이슈 살펴볼까요?
◇ 최서윤> 네. 에너지 전환, 트럼프는 막아도 시장은 간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 백래시 기세가 상당합니다. 연설 보셨죠? '기후 변화는 사기극'이라는 말을 했고요. 거의 한 시간에 걸쳐서 유럽 동맹국들이 이민과 재생에너지로 황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 홍종호> 거의 한 시간을 쓰는 건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자기가 막 쓴 거 아니에요?
◇ 최서윤> 도대체 왜 이러는지요. 뉴욕타임스에서 트럼프의 이민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격은 증거가 없고 기후 변화로 인한 사람들의 고통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어요. 영국 BBC도 이번 연설이 트럼피즘, 그 자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홍종호> 아무리 세계 최강 대국이라지만 전 세계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너무 막무가내식으로 군림하는 태도를 보인 거예요. 내용도 참 그렇지만 그걸 떠나서 기후변화가 사기라는 식의 표현을 스스럼없이 쓰잖아요. 이런 태도 자체가 많은 국가의 정상들에게 큰 실망과 거부감을 안겨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 최서윤> 그렇죠. 리더 국가이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건가 싶어요.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을 그대로 가져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 연설이 있고 사흘 뒤에 폴리티코에서 인상적인 보도가 하나 나왔는데요. 미국 에너지부 내에서 사용해선 안 되는 금지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에너지부 안에 에너지 효율화 및 재생에너지 전담 사무소인 EERE 오피스라는 곳이 있는데요. 여기서 피해야 할 단어 목록에 기후변화, 녹색, 탈탄소, 이런 걸 쓰면 안 된다고 했대요.
◇ 최서윤> 에너지부 장관인 크리스 라이트가 여기에 앞장서는 인물이에요. 예전에도 다뤘는데 프래킹 기업인 리버티 에너지의 CEO 출신이고 기후위기 부정론자입니다. 이분도 기조가 그대로예요. 얼마 전에 한 행사에서 태양광 패널이 전력망의 기생충이고 지구 전체를 다 덮는다고 해도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해요. 심지어 기후변화를 부정하려고 비주류 연구자들을 모아서 보고서를 쓰면서, 기후변화는 재앙이 아니라 도전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래서 폴리티코가 이 주장을 검증하고 반박하는 기사들을 썼는데요. 굳이 이걸 소개하느라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최근에 이코노미스트지에도 관련 기사가 있었어요. 기사 중에 정책과 시장 중에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묻는 아주 흥미로운 제목이 있었어요. 재밌죠? 그러니까 트럼프 정부의 정책, 굳이 붙이자면 소멸 정책과 달리 시장의 흐름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전망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 최서윤> 네. 지금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반신반의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미국이 안전한 투자처는 아닌 것 같다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가 추산을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규제해서 올해에 취소된 개발 사업 규모가 186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이걸 보고 투자를 접자니 트럼프 행정부에도 재생에너지를 막아서 좋을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거예요.
트럼프가 뭐라고 하던,
전기는 필요하고, 빠르고 안전한 방식은 태양광이나 풍력.
결국은 자본의 논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지요.
트럼프 역시 그 안에 있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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