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는 지났지만 계속되는 폭염…
처서에는 모기 입도 돌아간다는데, 아직 더위의 기세가 만만찮다.
보통 여름에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는데, 올해는 에어컨 켠날이 훨씬 많다.
기후가 변한 영향인지,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더위다.
에어컨이라는 대안이 없을때는 여름을 어떻게 지냈던가…
지금처럼 덥지 않아서서 견딜만 했던건지, 더위에 대한 기억을 잃은 건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분명 지금처럼 더위에 지쳐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안이 있을때, 고통을 감내해내는게 더 어려운가보다.
에어컨 없던 시절에는 선풍기만 있어도 시원했고, 선풍기도 없던 시절에는 부채만 있어도 시원했겠지?
부채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할머니 무릎에 누워 할머니가 부쳐주시는 부채 바람이 생각난다.
시골집 토방에 누워, 마당에는 아버지가 모깃불을 피워 매캐한 풀 태우는 냄새가 깃들었던 그 장면…
할머니 돌아가신지 20년도 넘은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할머니를 생각 할 때면 어린아이 마음이 되는 것 같다.
이제 8월이 끝나가니, 더위도 한 풀 꺾이고 시원한 가을이 오겠고,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면 또 그 계절에 맞는 할머니가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