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 대세글 분석 리포트, 블록체인의 탈중앙적 가치의 퇴색

in #analyze3 years ago (edited)

스티밋은 블록체인 기반의 블로그형 sns다. 유저들은 각자의 글들을 블로그 방식의 포스팅으로 올리며, 이러한 글들은 블록체인의 기본 가치인 탈중앙화적 성격에 맞춰 중간 매개자가 없이 유저 스스로에 의해 유지 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져가는 현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 sns를 살펴볼 필요성을 재고했고, 그에 따라 그러한 스티밋의 알고리즘에 따라 선정되어 올라오는 대세글들을 임의적으로 세운 규칙에 따라 수집하고 분석하여 보았다.

2022년 6월 스티밋 대세글에 올라오는 글들을 분석 해본 결과 텍스트들의 내용 방향성이 상당히 경직되어 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분석한 표본의 수는 올해 6월내 열흘 동안 매일15개씩 150개다. 글 선정 기준은 중복 수집을 피하기 위해, 해당 일 23:00 기준 24시간 내로 올라온 글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위에서부터 아래로 순서에 따라 수집하였다. 수집한 정보는 글 내용, sp, 보팅 수, 예상금액, 댓글 수 등이며, 각각의 글들은 그 내용에 따라서 일상글, 공지글, 정보글, 창작글의 4가지로 분류되었다.

1.일상글: 일상적인 잡담, 단순한 이슈 리액션, 바이럴 홍보글,
2.공지글: 특정 이벤트나 프로그램, 큐레이션 등의 관계자가 고지의 목적으로 올린 글,
3.정보글: 단순히 이슈를 전달하는 수준이 아닌 작성자 본인이 어느정도 공을 들여 조사해서 올린 글,
4.창작글: 시, 그림 등 작성자가 직접 창작한 글 등의 내용을 분류 내용의 기준으로 삼았다.

일상글
-총96(암호화폐16) 전체64%
-sp평균-31,513.93sp 11.7%
-보팅 평균-159.87 19.9%
-예상금액 평균-$138.5 24%
-댓글 평균-5.16 19.4%

공지글
-총20(암호화폐2) 전체13.3%
-sp평균-63,456.89sp 23.6%
-보팅 평균-262.46 32.6%
-예상금액 평균-$124.58 21.6%
-댓글 평균-6.79 25.6%

정보글
-총19(암호화폐17) 전체12.6%
-sp평균-26,966.48sp 10.04%
-보팅 평균-133.03 16.5%
-예상금액 평균-$94.69 16.4%
-댓글 평균-5.21 19.6%

창작글
-총15(암호화폐0) 전체10%
-sp평균-146,624.67sp 54.5%
-보팅 평균-247.59 30.8%
-예상금액 평균-$218.29 37.8%
-댓글 평균-9.32 35.1%

총합sp-268,561.97, 평균sp-67,140.49
총합 보팅-802.95, 평균 보팅-200.73
총합 예상금액-$576.06, 평균 예상금액-$144.01
총합 댓글-26.48, 평균 댓글-6.62
암호화폐 관련글 총35 전체23%

위의 분석 결과에 나오듯 150개의 글들은 일상글64%, 공지글13.3%, 정보글12.6%, 창작글10%의 비율을 이룬 것으로 확인 되었다. 저 4가지 분류군 중 컨텐츠를 담고 있는 분류군은 정보글, 창작글 2가지가 해당된다. 이는 전체 글 중 컨텐츠적 성격을 띄는 글들은 단지 22.6%에 해당된다는 의미이며, 스티밋이 블로그 포스팅형 sns 형식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블로그 글들 중 7할이 넘는 글들이 신변잡기와 일상적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 꼴이다.

심지어, 정보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컨텐츠 글 내용에서도 큰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글의 총 수는19개이며 이중 암호화폐와 관련된 글들은17개에 해당한다. 즉 9할에 가까운 내용들이 암호화폐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러한 스티밋 정보글의 편향적 성격은 창작글의 현황과 비교해보면 그 실마리가 보인다.

창작글은 전체 숫자에서 정보글과 비슷한 10%의 점유율을 보이지만, 세부 내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정보글이 sp10.04%, 보팅16.5%, 예상금액16.4%, 댓글19.6%등 전체적으로 평균 수치25%에 한참 미달하는 수치를 보인 반면, 창작글은 sp54.5%, 보팅 30.08%, 예상금액 37.8%, 댓글 35.1%등으로 평균 수치를 웃도는 결과가 나왔다. 둘의 극명한 차이는 평균 sp, 즉 해당 분류군의 평균 스팀파워의 차이에 의해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 창작글을 쓰는 작성자들의 평균 sp는 전체의 54.5%로 글 점유율이 비슷한 정보글 작성자들과 5섯배나 차이가 나며, 심지어 전체 분류군 중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평균 sp가 압도적으로 높은 창작글은 비록 소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sp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던 정보글은 나머지 부분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가진 것으로 확인 되었다.

스팀파워 순위를 따져보면 1위 창작글, 2위 공지글, 3위 일상글, 4위 정보글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나머지 보팅, 예상금액, 댓글 등의 수치를 순위로 매긴 것과 동일하다. 즉, 내용 점유율을 제외하고 스팀파워에 의해 나머지들이 종속 되어 있는 형태다. 위에서 살펴봤던 정보글의 암호화폐 편중적 내용들은 이와 같은 스팀파워 서열에 의해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글들만 대세글로 체택되니, 이에 맞춰 잘팔리는 주제로 획일화된 현상처럼 보인다. 정보글을 쓰는 사람들은 서열이 낮아 내용 선택면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컨텐츠 다양성의 부족을 유저들도 어느 정도 느꼈는지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 또한 확인 할 수 있긴 했다. 전체의 13.3%에 해당하는 공지글이 그러한 시도 들이었다. 공지글들의 대부분은 큐레이션이나, 특정 콘테스트 같은 컨텐츠 기반 이벤트들과 관련한 소개글들로 이루어져있었다. 글 작성자들의 평균 sp는 63,456.89sp로 전체 23.6%에 해당하는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이는 창작글을 작성하는 사람들 다음으로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컨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도 결국엔 sp가 높은 사람들의 권력에 기댄 확장 방식이지, 스팀파워에 의한 불평등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방식이 아니다. 블록체인의 기술은 중간 매개자를 없애고자 시도한 탈 중앙적 기술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 블록체인에 기반해 만들어진 스티밋은 새로운 중앙 집권적 매개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스티밋이 스팀파워 서열에 기반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건전한 방향으로서 다양성 확보는 불가능 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