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마저 아름답다

in #acropolis3 years ago

예전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 있던 자리는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 뒤편 이었다. 이 박물관은 아크로폴리스와 그 언덕 주변에서 나온 유물들을 전시한 곳이다. 2층 카페와 3층 통유리 전시실에서 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는 전망이 환상적인 지금의 자리에 박물관이 자리잡은 것은 2009년 이다.


물론 지면을 조금만 파면 과거의 역사가 나오는 땅이라 1997년부터 시작된 박물관 부지의 발굴도 엄청난 프로젝트 였다. 그래서 박물관은 필로티 구조의 건물로 지하 유적지 최소한(?)의 공간에 기둥만을 설치하여 발굴터와 관람로를 확보하고 지상 3층의 건물을 세웠다. 오며가며 바라보는 박물관은 그 자체로 멋짐이 뿜뿜하는 곳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유물의 갯수 보다 전시 자체가 인상적이다. 인기있는 전시물은 아크로폴리스 위의 에렉테이온 신전에 아름다운 여인 6명이 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조각상 <카리아티드>다.


신전에 있는 조각상은 복제품이고, 여기 박물관에서 원본을 볼수 있는데 조각상은 5개 뿐이다. 그럼 다른 1개는? 전면부 4개의 조각상 중 신전이 내려앉지 않을 위치의 1개는 현재 대영박물관에 엘린경 컬렉션으로 전시되어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일때 세계 각지에서 가져간 수많은 유물 중 하나인 것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단지 카리아티드 뿐이 아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윗부분과 지붕 밑 사이의 공간을 장식하고 있던 프리즈 부조도 한면 전체가 역시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물론 그리스 정부는 지속적인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그게 그리 쉽게 될 일이겠는가? 반환거부의 이유는 충분히 유물을 보관할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라니 더 수긍이 안간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는 우리도 할수있다는 것을 보란듯이 내보이려 근사하게 박물관도 새로 만들고 유물 전시도 훌륭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여전히 카리아티드 하나와 프리즈 부조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특이점은 360° 유물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물 상당 대부분이 조각상 이다보니 벽면에 나열시켜 관람 가능한 시야에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큰 공간 안에 세워둠으로써 유물들 사이를 걸어다니며 사방에서 느낌을 가질수 있게 했다. 특히 3층은 오로지 파르테논 신전을 위한 전시공간 이다. 그나마 아테네에 남아있는 프리즈 부조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프리즈 부조들이 원래 있어야만 하는 위치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어 감탄과 안타까움이 묘하게 뒤섞이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더 아쉬운건 2층부터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해서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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